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실적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이번주는 미국 물가와 주요 실물 지표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경기 방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지난주 코스피는 1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며 경기 영향을 덜 받는 업종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시현됐다. 주간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두드러진 점도 코스피 하락 요인이었다.
9일 NH투자증권이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380~2530선을 제시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380~2530선을 제시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코스피 상승 요인으로 미국 물가상승률 둔화, 메모리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 기대를 꼽았고 하락 요인으로는 미국 경기 둔화 우려, 검증하는 미·중 갈등을 언급했다.
그는 "개별 종목 차원에서는 어닝시즌이 중요하다"며 "분기 실적 자체보다는 향후 실적 개선 기대를 높이는 가이던스 제시 여부가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 내다봤다. 그러면서 관심 업종으로 반도체, 신재생, 화장품·의류, 면세점 등을 꼽았다.
오는 12일에는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될 예정이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3월 CPI를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5.2%로 추정했다. 3월 데이터는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둔화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물가 향방에 대한 관심도가 고조될 수 있는 시점이라고 짚었다.
금융기관 불확실성이 확대된 이후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되고 인하 기조가 시작될 것까지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작 연준은 아직까지 경직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조 연구원은 "연준의 결정을 확인하는 시점까지 시장의 기대감이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해 CPI는 충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표"라며 "헤드라인도 중요하지만, 코어 CPI의 하락 속도가 보다 관심사가 될 것"이라 판단했다.
더불어 "미국 실물 경기의 중추라고 볼 수 있는 소비 관련 데이터도 확인이 필요하다"며 "조금씩 경기 둔화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질 개연성이 존재하는 만큼, 3월 발생한 은행권 사태가 어느 정도 실제 소비활동과 심리에 부담을 줬는지 가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증시의 단기 변동성이 확대되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컨센서스 방향대로라면 고용지표는 적어도 연준 정책에 대한 부담은 줄여주는 소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코어 CPI가 전월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개연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도 미국 물가와 주요 실물 지표들이 발표됨에 따라 이번주는 연준의 통화정책과 경기 방향성에도 주목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는 "최근 은행권의 유동성 불안이 연준의 긴축을 대체하는 효과를 기대한다면 금리 인상 기조는 막바지"라며 "이제부터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해 실물 경제지표의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완전히 해소되기 어려운 구간이나, 은행 위기 이후 시중 유동성은 더욱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는 시차를 두고 인플레이션을 완화시킬 수 있으며 동시에 민간 신용창출을 제약함에 따라 실물 지표의 부진도 동반할 것"이라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점차적으로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은 연준의 금리 인하 여부에 옮겨갈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