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양밍까오 중국과학원 원사겸 칭화대 교수/사진=중국 인터넷지난해 11월 t당 59만위안(약 1억1200만원)까지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탄산리튬 가격이 불과 4개월 만에 반토막 났다. 중국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둔화된 영향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리튬 가격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23일 21세기경제보도는 중국 철강정보업체 마이스틸닷컴을 인용해, 지난 22일 배터리용 탄산리튬 가격이 1만위안(약 190만원) 급락한 t당 29만위안(5500만원)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공업용 탄산리튬 가격은 t당 25만위안(약 4750만원)까지 하락했다.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해 말부터 소폭 조정받기 시작했으며 올들어 하락폭이 커지면서 4개월 만에 50% 넘게 급락했다. 탄산리튬은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사용되며 수산화리튬으로 가공해서 삼원계(NCM) 배터리 재료로도 사용된다.
중국 배터리용 탄산리튬 가격 추이/사진=100ppi.com 캡쳐장상 황허과기학원 객원교수는 "국산 탄산리튬이 생산되기 시작되는 등 공급이 늘어난 이후 가격이 자연스럽게 하락했다"며 "또다른 원인은 전기차 판매 증가 속도 둔화다. 지난해 초만 해도 전기차 판매가 100% 넘게 늘었는데, 올해는 20%로 증가 속도가 둔화됐으며 이로 인한 수요 감소 역시 가격하락 원인"이라고 말했다.
또 장 교수는 "지난 2년간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배터리 핵심 재료인 탄산리튬 가격이 10배 넘게 올랐지만, 올해 전기차 판매가 갑자기 둔화되면서 탄산리튬 가격이 자연스럽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오양밍까오 중국과학원 원사겸 칭화대 교수도 "지난해 전기차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리튬 가격 상승이며 수요 급증으로 공급이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리튬 가격은 2016~2018년에도 상승세를 탔으나 공급증가로 2019~2020년 하락했다. 그런데 2021~2022년 수요가 다시 급증했다"고 말한 바 있다.
오양 교수는 "지난해 100%에 육박했던 전기차 증가속도가 올해 30~40%로 둔화될 것이며 총 생산대수는 1000만대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성장률 역시 150%에서 절반으로 주는 등 배터리 수요가 둔화되면서 수급관계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리튬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회귀할 것으로 예상했다.
리튬 가격 조정은 예상된 일이지만, 3월이후 리튬 가격 하락 속도는 예상을 초월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계는 올들어 전기차 보조금 폐지와 소비심리 냉각으로 중국 전기차 시장이 정체됐다고 보고 분위기다. 올해 1월6일 테슬라가 모델 3 가격을 26만5900위안에서 22만9900위안(약 4370만원)으로 13.5% 인하하는 등 대대적인 가격인하에 나선 것도 중국 전기차 시장 냉각에 대비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중국 중신건투선물은 2023~2025년 탄산리튬 공급량을 각 112만톤, 155만톤 및 183만톤으로 예상하면서 탄산리튬 수요량은 110만톤, 136만톤 및 165만톤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오양 교수는 2024년 탄산리튬의 전반적인 공급과잉이 예상돼 올해 가격하락 지속을 점치면서 t당 약 20만위안(약 3800만원)을 적정가격으로 제시했다.
공교롭게도 지난 2월 중국 최대 배터리업체 CATL이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는 자동차 업체를 대상으로 '리튬 할인' 프로그램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들에게 할인해서 제공하겠다고 밝힌 탄산리튬 가격도 t당 20만위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