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수출이 가파르게 늘면서 지난달 국내 자동차 수출액이 월별 집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도 증가세를 이어가며 자동차 관련 수출액은 6년간 1위를 수성해온 반도체 수출액을 두 달 연속 넘어섰다. 반도체 경기가 악화되며 해외 판매량이 주춤하는 사이 자동차 수출이 치고 올라온 모양새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월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7.1% 증가한 56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반적인 수출 물량 증가 속에 단가가 높은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수출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12월(54억2000만달러) 세운 최고 기록을 두 달 만에 뛰어넘었다. 물량 기준으로도 지난달 22만3000대가 수출돼 2019년 5월(22만5000대) 이후 4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였다.
지난달 친환경차 수출액은 1년 전에 비해 83.4% 증가한 20억2000만달러였다. 지난해 8월부터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친환경차 수출액은 지난달 처음 20억달러를 돌파해 전체 자동차 수출액의 36.1%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자동차 부품 수출액도 북미·유럽연합(EU) 지역 수출이 증가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 증가한 20억2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지난달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합산 수출액은 76억2000만달러로 반도체(59억6300만달러)를 제치고 1위 수출 품목으로 올라섰다. 반도체 경기 침체와 D램 등 주요 수출 품목 단가 하락으로 지난 1월부터 순위 바꿈이 시작됐다. 반도체가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2016년 12월 이후 약 6년 만이다. 7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를 기록한 반도체와 달리 자동차 수출은 8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 행진을 이어온 결과이다.
수출뿐 아니라 생산, 내수 지표도 좋다. 지난달 자동차 생산량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완화 영향으로 1년 전에 비해 30.2% 증가한 34만4000대를 기록했다. 대형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늘며 자동차 내수 판매도 19.6% 증가한 14만7000대를 기록했다. 자동차 생산, 내수, 수출 3개 지표는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 연속 동반 상승 중이다.
그러나 자동차 수출이 하반기 들어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는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수요가 해소되면서 자동차 수출이 늘어난 측면이 있다”며 “하반기부터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소비심리 위축이 본격화되면서 신차 구매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에 이은 EU 핵심원자재법 등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핵심원자재법에 따르면 전기차 모터의 필수 부품으로 꼽히는 영구자석의 재활용 비율과 재활용 가능 역량에 관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핵심원자재법은 아직 초안 단계로 한국 기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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