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호준석 앵커, 황서연 앵커
■ 출연 :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조태현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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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물가 부담이 여전한 가운데 지난 1월 경상수지는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의 지금 전해 드린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세계 경제의 새로운 변수입니다. 위기가 계속되는 한국 경제와 세계 경제에 대해서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조태현 경제부 기자와 함께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앞서 상황들을 쭉 봤는데. 우리는 지금 무역수지는 계속 적자고 경상수지 잠깐 흑자 됐다가 다시 적자로 돌아섰고 사상 최대 규모라고 하는데. 경상수지, 무역수지 이것부터 설명해 주시죠.
[기자]
경상수지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가 외국과 거래한 모든 교역의 최종 결과물이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고요. 그리고 무역수지라는 것은 상품을 거래한 결과라고 보실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경상수지 안에 상품수지가 있어요. 이것도 상품을 거래한 결과를 말하거든요.
그러면 2개에 무슨 차이가 있냐? 먼저 무역수지는 관세선 통과를 기준으로 합니다. 무슨 이야기냐면 통관 기준으로 집계하는 게 무역수지라는 거고요. 그리고 소유권 전환을 기준으로 하는 게 상품수지입니다. 여기에서 조금 차이가 발생하는데 예를 들자면 선박 같은 게 있습니다. 선박을 주문하면 우리나라에서 만들기 시작하죠. 선박은 우리가 주문을 했다고 해서 내일 받을 수 있는 그런 상품이 아닙니다. 비싸기도 하고 만드는 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요. 그래서 대금을 지급하면 이때 소유권이 넘어가기 때문에 이건 경상수지로 잡힙니다. 그런데 선박 자체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만들고 있단 말이죠. 관세선을 넘지 않았기 때문에 이건 무역수지에는 잡히지 않습니다. 이게 생각보다 어느 정도 차이를 가져오기는 하는데요.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경상수지 내에 상품수지 그리고 무역수지 이 두 개는 비슷한 흐름으로 움직인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경상수지 안에 그러니까 상품수지 말고 다른 수지가 뭐가 들어 있는 거죠?
[기자]
일단은 상품수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요. 그외에도 서비스수지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여행 같은 것을 말하고요. 그다음에 본원소득수지라고 우리나라 국민이 외국에 번 돈에서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번 돈을 뺀 값 이것을 말합니다. 배당 같은 것들이 영향을 미치고요. 그다음에 이전소득수지 같은 것들, 그러니까 교역의 모든 합산이 경상수지다라고 이해를 하시면 편하겠습니다.
[앵커]
그럼 이런 것들이 합쳐진 경상수지가 적자라는 건 결국 달러가 적게 들어오고 많이 나갔다는 거잖아요. 구체적으로 어디서 어떻게 줄어든 거죠?
[기자]
말씀하신 대로 우리나라가 번 돈보다 우리나라에서 나간 돈이 더 많다고 볼 수 있겠죠. 45억 2000만 달러 적자로 지금 나왔는데요. 이게 1980년 1월 이후 가장 큰 적자였습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에 가장 큰 적자였거든요. 가장 중요한 게 말씀드린 대로 상품수지인데 여기에서 적자폭이 굉장히 컸습니다. 74억 6000만 달러나 적자가 나왔거든요. 지금 보면 수출이 1년 전보다 14.9% 줄었는데 수입이 1.1% 증가했어요. 그러니까 적자 폭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서비스수지 같은 것들도 적자폭이 커졌는데요. 이건 고질적인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여행수지가 있거든요. 우리나라 국민들이 해외로 많이 나가기 시작하면서 적자폭이 커진 부분이 있고요. 그런데 본원소득수지가 어느 정도 체면치레는 해 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흑자폭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거든요. 이거는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법인들이 우리나라 쪽으로 배당을 많이 한 게 영향을 많이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무역수지는 반도체 때문에 계속 좋지 않았는데 경상수지, 서비스수지도 좋지 않다고 하고요. 어떤 의미, 지금 어떤 상황이라고 평가하십니까?
[석병훈]
조 기자님께서 잘 설명을 해 주셨지만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상품수지고요. 이것은 결국 무역수지하고 깊게 관련이 되어 있어서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면 시간을 두고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는 것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그런데 경상수지가 적자라는 것은 원달러 환율, 쉽게 말씀드리면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달러보다 한국에서 빠져나가는 달러가 많기 때문에 국내 외환시장에서 단기적으로 달러가 부족하다는 것이죠. 그러면 추가적으로 원달러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게 되면 당연히 수입품의 국내 가격이 원화로 환산된 가격이 상승을 해서 이것은 국내 물가 상승 요인이 되고요. 그러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것은 또 우리나라 수출품의 수입품에 대한 상대 가격을 교역조건이라고 하는데요. 똑같이 1만 원짜리 제품을 예를 들면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일 때 하나 내다팔아서 원래는 10달러를 벌 수 있었는데요. 이게 2000원이 되면, 원달러 환율이. 그러면 5달러밖에 벌 수 없는 것이죠. 그러면 그 5달러를 가지고 옛날에는 10달러짜리 수입 원자재를 1개를 사올 수 있었는데 이제는 반 개밖에 못 사오니까 교역조건은 악화되는 경향이 있고.
[앵커]
그런데 과거에 환율이 높아지면 수출은 더 비싼 값으로 받을 수 있으니까 수출에는 좋다 그런 거 아니었습니까?
[석병훈]
아니죠. 환율이 높아지면 수출품의 미국 내에서의 달러화 표시 가격은 싸지는 겁니다, 우리나라 수출품의. 그러면 수출품의 가격이 미국 내 국내 가격이 싸지니까 수출이 더 유리해지는 것 아니냐, 과거에는 이랬었는데요. 요즘에는 경향이 바뀐 것이 우리나라에서 수출하는 제품에 많이 들어가는 원자재라든지 중간재를 수입해서 그걸 이용해서 또 수출 최종 제품을 만들어서 수출을 하다 보니까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게 되면 수출품에 들어가는 원자재라든지 중간제품의 가격은 오히려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수출품 가격이 싸진다고 볼 수도 없는 그런 실정이라서요. 단순히 수출에 유리하지만은 않는 측면이 있고요. 그다음에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면 우리나라 경제의 기초체력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면서 이것이 원달러 환율을 추가적으로 상승시키는 이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결국 경상수지가 악화된 상태에서 적자 구조를 개선하려면 수출이 중요한 거잖아요. 지금 수출에서 반도체 수출이 안 좋아진 게 직격탄이 됐다고 하는데 이것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세요?
[석병훈]
원래는 하반기에는 반도체 수출이 개선될 것이라고 저도 전망을 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그동안 부진했던 이유는 반도체는 지금 가장 많이 쓰이는 곳이 모바일폰하고 휴대전화하고 예를 들면 고성능 컴퓨터라고 하는 서버에 많이 들어갔었는데요, 우리나라에 수출하는 반도체는. 그동안 경기침체인 상황에서는 모바일 폰도 그냥 쓰던 거 쓰지 소비자들이 자주 안 바꾸지 않습니까? 그다음에 역시 서버 같은 것도 교체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서 그러다 보니까 반도체에 대한 수요도 낮았던 것이거든요. 그런데 하반기부터는 중국 경기도 리오프닝으로 살아나게 되고 그리고 최근에 챗GPT 영향으로 AI 인기가 높아지다 보니까 고성능 서버의 교체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서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서 반도체 수출이 유리할 것이다라는 전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새로이 부각된 이슈가 미국의 반도체지원법 이슈에서 불거졌듯이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에서 대중국 수출에 차지하는 비중이 제일 컸는데요. 거기에 새로운 장애물이 등장하면서 그 전망도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앵커]
조 기자, 수출 전망 어떻게 봅니까?
[기자]
첨언을 하고 싶었는데 제가 개인적으로 반도체 시장에 대한 전망으로 보는 것은 사실 삼성전자 주가를 좀 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주가가 어제 다시 5만 원대로 내려왔어요. 그래서 오만전자로 다시 전락을 했거든요. 지금 증권가에서는 1분기에 삼성전자 반도체가 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요. 석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하반기 전망도 아직까지 그렇게 뚜렷하게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사실 답답한 건 이럴 때는 정부나 국회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거든요. 사실 미국이나 중국만 봐도 국가적으로 반도체 산업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투자 세액공제 그 부분도 제대로 합의가 안 돼서 지연되는 모습을 보였잖아요. 최근에 합의를 하기는 했습니다마는 이런 위기상황일수록 정부와 국회의 역할은 더 중요하다. 그래서 기민하게 움직여줘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K칩스법, 빨리 국회에서 통과되기를 업계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가 올해로 치면 200억 달러 이상 흑자가 될 것이다라고 전망한다는데 동의하시는 편입니까, 어떻습니까?
[석병훈]
원래는 그 전망을 저도 동의를 하는 편이었는데요. 최근에 경제 불확실성이 여러 가지 요인으로 커졌기 때문에 이제는 전망이 수정될 가능성이 크지 않나, 지나치게 낙관적이었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방금 말씀드렸다시피 지금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 전망이 조 기자님께서도 지적해 주신 것처럼 하반기 반도체 수출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을 했었는데 그 전망이 상당히 불투명해졌습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경상수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경상수지가 거시경제학에서 보면 크게 쉽게 말씀을 드리면 총 저축에서 총 투자를 뺀 것이 경상수지랑 같아집니다. 그러면 경상수지를 뭔가 흑자로 전환을 하기 위해서는 총 저축이 늘어나는 것이 중요한데요. 단적으로 우리나라가 경상수지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는 것은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총 저축의 증가 속도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것은 뭐냐 하면 가계 부채 문제도 심각한데. 지금 금리가 인상됨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나 기업부채가 줄어드는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다, 이런 측면도 있기 때문에 이런 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디래버리징, 이런 것에 대해서도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신경을 써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앵커]
디래버리징이 뭔지 설명을 해 주시죠.
[석병훈]
가계부채를 줄이는 정책. 지금까지는 기준금리를 한국은행이 인상을 하면서 그거에 따라 순차적으로 예금금리도 올라가고 대출금리도 올라가야지만 부채가 없는 소비자 같은 경우는 소비지출을 줄여서 예금을 늘리는 것이고요. 그러면 저축이 늘어나죠. 그다음에 가계부채가 많은 소비자들 같은 경우는 이자비용 부담이 늘어나니까 소비를 줄여서 대출을 상환하는 건데. 이것도 역시 대출이 줄어드는 것은 우리나라의 총 저축이 증가하는 것이거든요. 이게 디래버리징인데요, 가계부채를 줄이는 것인데. 문제는 정부에서 가계부채로 고통받는 우리 서민들이 많으니까 대출금리를 올리는 것을 금융당국에서 억제를 시키는 정책을 썼었습니다, 구두개입을 통해서. 그러다 보니까 우리나라의 디래버리징 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식으로 금리에 개입하지 않거든요, 금융당국이. 우리나라는 대출금리 인상을 억제하고 안심전환대출이다 이래서 저금리 고정금리대출 상품을 오히려 정책자금으로 공급을 하다 보니까 이런 것이 가계부채가 줄어드는 속도를 늦춘 경향이 있다. 이것도 역시 총 저축 마이너스 총 투자가 경상수지랑 똑같은데요, 거시경제학적으로. 여기서 총 저축이 늘어나는 속도를 늦춘 게 아니냐. 그래서 디래버리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제롬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를 또 올릴 수 있다, 이렇게 시사를 했잖아요. 빅스텝 밟을 수 있다 이렇게 했는데 지금 같이 경상수지도 적자인 상황에서 미국 금리도 오르면 어떤 영향이 있을 거라고 보세요?
[기자]
좋은 영향이 있지는 않겠죠. 기본적으로 기준금리를 높인다는 거는 물가를 잡기는 하지만 물가만 잡는 건 아니고 경기도 잡게 됩니다. 그런데 기준금리를 높이는 것들이 경제적으로 봤을 때는 1년 정도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거든요. 그렇게 보면 미국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기 시작한 게 지난해 3월부터니까 이제는 실제로 실물경제에 타격이 가시화될 시점이 됐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만 봐도 소비도 별로 안 좋고요. 그리고 경상수지 적자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수출 같은 대외 환경도 지금 좋지 않은 상태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어요. 조금 전에 석 교수님과도 휴게실에서 파월 의장을 속된 말로 씹다가 왔는데 이런 측면에서 연준이 과연 이번 달에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도 큰 변수가 될 것 같고요. 앞으로 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파월 의장이 미국 시간은 밤인데 간질간질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일자리 지표가 워낙 좋으니까 빅스텝 얘기가 나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과연 정말 빅스텝을 할 것인가 다음에 0.5%포인트 올릴 것인가. 교수님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석병훈]
저는 이번에 일자리 지표가 여러 가지 혼재되는 결과가 나왔는데요. 그중 가장 주목해야 될 지표는 실업률하고 그다음에 시간당 평균임금상승률 이 두 가지를 가장 주목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실업률 같은 경우는 3.6%로 약간 올라갔는데요, 지난번보다. 그런데 문제는 미 연준의 정책 목표 중의 하나인 완전고용, 그러니까 물가 안정과 완전고용인데요. 완전고용의 기준이 4% 실업률보다는 여전히 낮습니다. 그러니까 미 연준이 실업이 걱정돼서 빅스텝을 단행하지 않을 이유는 없는 것이죠. 또 다른 것은 뭐냐 하면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은 2월에 전년 동월 대비 4.6% 상승을 했습니다. 이것이 시장에서 예측한 4.7%보다는 낮아서 오히려 호재가 아니냐 이런 지적을 하는 전문가들도 있는데요.
4.6%라는 것은 여전히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이 2%대의 물가안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이 3.5%까지 내려가야 된다. 왜냐하면 물가 안정 목표 2%에다가 미국의 평균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1.5%입니다. 그 두 개를 더해 준 게 3.5%인데요. 이 정도까지의 임금인상만이 우리가 물가 안정 목표 달성 하에서 용인 가능한 임금인상률인데요. 이것은 여전히 4.6%라서 3.5%보다 1.1%포인트 차이로 격차가 크기 때문에 두 가지만 놓고 봤을 때는 미 연준이 아직까지는 완전고용은 걱정할 필요가 없고 4% 실업률보다 3.6% 실업률이 낮으니까요. 그다음에 물가안정에 가장 키인 지금 서비스물가를 잡아야 되는데 거기에 서비스물가상승에 중요한 요인인 시간당 평균임금상승률은 3.5%보다 훨씬 높은 4.6%이기 때문에 여전히 제롬 파월 미 연준의 말이 자주 바뀌어서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그 말을 안 바꾼다는 가정하에서는 빅스텝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FOMC가 열흘 뒤잖아요. 그런데 이런 와중에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을 해서 뉴욕증시가 하락했죠. 미국의 16위 은행이라고 하는데 어쩌가 이렇게 파산을 했을까요?
[석병훈]
이 은행 같은 경우에는 소위 말하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스타트업이나 기술기업을 주로 고객으로 해서 거래를 하는 소규모 고객층에게 특화된 전문은행입니다. 그런데 이 실리콘밸리에 있는 기술기업들 같은 경우는 당장 벌어들이는 수익은 많지 않지만 지금은 리서치나 이런 데다 투자를 많이 해서 미래의 많은 돈을 신기술이 개발되면 많이 벌어들일 게 예상되는 기업입니다. 그래서 당장 미래의 돈을 많이 벌어들이기 위해서는 연구개발에 투자를 해야 되기 때문에 투자자금이 많이 필요한 기업들이죠. 당장 들어오는 수익은 별로 없는데. 그래서 이런 기업들은 지금처럼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서는 대출을 통해서 투자자금을 조달하는 게 점점 어려워집니다. 그러다 보니까 자기네들이 그동안 벌어와서 이 실리콘밸리은행에다 맡겨놨던 예금을 인출해서 그걸 투자자금에 쓸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러면 실리콘밸리은행에서는 예금을 통해서 주요 고객이었던 스타트업 기업들, IT 기업들로부터 예금을 유치해서 그걸 또 다른 유망한 스타트기업에 투자를 해서 수익을 얻어왔었는데요. 유망한 스타트기업에 투자한 돈이 수익을 얻으려면 장기간을 기다려줘야 되는 것이고요. 반면에 자기네 고객들은 당장 투자자금이 부족하니까 맡겨놨던 예금을 찾아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현금이 부족해지니까 기존에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자산 포트폴리오 관리를 잘못해서 대부분의 자산을 미 국채에 투자해서 가지고 있었는데 최근에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다 보니까 국채금리, 국채수익률도 따라서 상승을 했습니다. 그런데 국채가격이라는 것은 국채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이거든요. 그래서 자산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던 국채 가격이 많이 떨어졌는데 당장 은행이 가지고 있는 고객의 예금 인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 줘야 할 현금이 부족하다 보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떨어진 국채를 팔아서 약 18억 달러에 달하는 손해가 발생됐다라고 이렇게 발표를 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그랬더니 주가가 폭락을 하고 돈을 맡겼던 은행들은예금자보호로 25만 달러까지 보호가 되는데 그것보다 더 큰 돈은 떼어먹힐 수 있으니까 갑자기 뱅크런이라고 하죠, 경제학에서. 예금인출사태가 벌어지면서 급기야는 부도가 되기에 이른 것입니다.
[앵커]
어쨌건 금리인상이 결국 큰 은행의 파산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충격을 많이 받고 있고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리먼브라더스 파산하면서 전 세계가 몸살을 앓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걱정이 많아지는데 2008년처럼 될 그럴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기자]
저는 거의 없다고 봅니다. 그런데 석 교수님도 말씀하셨지만 이 상황을 보면 손실이 난 증권을 시장에 매각하겠다고 밝혔고 거기다가 손실을 많이 봤어요. 그다음에 그거 이상을 유상증자를 해서 충원을 하겠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건 상장사로서는 우리 회사 망해가고 있어요라고 고백한 거나 다름없는 수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게 뱅크런 사태까지 가게 됐던 것이고요. 그리고 실리콘밸리은행은 총 자산 기준으로 미국의 16위 정도 되는 지방은행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은행의 파산이 전체 금융시장 시스템에 미칠 영향은 작다고 봐야 될 것 같고요. 또 하나는 말씀하신 대로 2008년에 리먼브라더스 사태 같은 걸 겪으면서 미국이 규제 같은 거, 은행 규제를 굉장히 강화했습니다. 그래서 당시와 지금의 은행의 자산 건전성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고요. 마지막으로 또 하나가 이 은행은 특수성이 있는 은행입니다. 일반적인 은행은 기업대출, 개인대출 같은 걸로 대출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관리를 하는데요. 이 은행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해서 대출을 했던 은행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수성이 있다고 봐야 되고. 이게 미국 은행 전반의 위협으로 갈 거라고 보기가 어렵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이런 식으로 실리콘밸리은행처럼 다른 중소은행 중에서 특화된 은행들은 앞으로도 조금 위험할 가능성, 그 정도 가능성은 열어두셔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앞선 리포트에서 스타트업들의 돈줄이 마를 것이다,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자]
그럴 가능성이 있죠. 미국의 스타트업 가운데 한 44% 정도가 실리콘밸리뱅크 쪽에다 손을 벌리고 거래하는 고객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그렇게 돼서 지금은 실제로 이 스타트업 가운데 일부가 은행에서 돈을 유동성이 막히다 보니까 급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소식도 전해오고 있습니다. 만약에 이런 사태가 더 심화되고 돈이 계속 굳어있게 된다면 실리콘밸리 쪽에 있는 스타트업의 줄도산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럼 어쨌든 지금 위험들이 있기는 한 거잖아요. 교수님께서는 이번 사태가 미 연준이 금리인상 결정하는 데도 영향을 줄 거라고 보세요?
[석병훈]
큰 영향은 없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일단은 주식시장이 그동안 미 연준 의장이 지난번에 디스 인플레이션 프로세션에 진입했다, 이런 발언을 경솔하게 하는 바람에 그동안 주식이 급등하면서 주식시장이 과열됐던 측면이 있었는데요. 이번 사태로 주가가 빠지면서 주식시장의 과열이 진정이 되고 이게 소비 수요 감소로 이어져서 물가 상승세가 꺾이는 측면은 있을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게 데이터에서 관찰이 되기까지는 시차가 걸리고요. 그래서 이 데이터에서 관찰되기 전에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하기는 힘듭니다. 그리고 지금 금융불안정이 커질 가능성은 있는데. 금융안정은 미 연준의 정책 목표가 아닙니다. 미 연준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정책 목표를 법에 명시해 놓은 거거든요. 그래서 정책목표는 여전히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이기 때문에 금융불안은 미 금융당국이 대응해야 될 역할이다, 이렇게 발언을 하면서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은 여전히 금리인상은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파월 의장이 이 자리에서 많은 질타를 받고 있는데요. 만약에 빅스텝을 단행한다면 우리하고 격차가 워낙 벌어지니까 우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한 조치일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석병훈]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현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대를 찍었고요,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그리고 지금 현재 기준금리는 3.5%인데요.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중립금리 수준은 2~3% 수준인데요. 중립금리 수준보다 높은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 서서히 물가는 잡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3.5% 수준의 기준금리만 유지를 해도 물가상승률은 서서히 잡힐 것으로 저는 예측을 하고요. 반면에 우리나라 한국은행 정책목표는 금융안정과 물가안정인데요.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그 근거로 국내 기업 연체율이 모든 종류의 대출, 기업대출, 개인대출에 대해서 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거든요. 그리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대한 연체율도 0.9%에 달하고요. 그래서 금융불안 우려 때문에 원래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동결하기를 원할 것으로 저도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우려는 지금 금리 격차가 벌어져서 이번에 동결하게 되면 다음 번 금통위 전에 미국이 빅스텝 한 번 더 단행하고 베이비스텝을 한 번 더 단행하면 한미 금리차가 2.0%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됩니다. 과거에 1.5%포인트까지 벌어진 적이 있었거든요. 사상 최대로 벌어지게 되는데요. 그러면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급등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인 펀더멘털에 의해서 결정이 되거든요.
그런데 이 펀더멘털 측면에서 그동안 경제성장이 상저하고에서 하반기에 반등할 가능성이 있어서 추세적으로 안정될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어서 여전히 원달러 환율만 놓고 봐서 금리를 올려야 된다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단기적으로 급등하는 원달러 환율에 한국은행이 외환보유고를 이용해서 일시적으로 개입하면서 추세를 지켜보다가, 다음 금통위 때까지. 금통위가 4월 중순이니까요. 이번에 빅스텝을 단행하고 나서 단기적으로 급등하는 걸 관리할 수 있는지 이거를 지켜본 다음에 결정을 할 건데 만약에 올리게 돼도 0.25%포인트밖에 올리지 않지 않을까. 그렇지만 여전히 동결할 가능성도 크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다음 달 금통위에서 어떻게 보세요? 인상할 것 같으세요?
[기자]
어려운 질문을...개인적으로는 동결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셨지만 지금 기준금리를 올릴 요인은 원달러 환율이 제일 크다고 봐야 돼요. 기준금리를 올린다는 건 쉽게 말하자면 그 나라의 통화가치를 그만큼 올린다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달러의 통화가치가 그렇게 올라가면 기축통화인 달러 쪽으로 자금이 쏠리게 되겠죠.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에 있는 자금들이 다 미국으로 한번에 빠져나가고 이런 일이 벌어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느 정도는 유지가 될 것으로 보고요. 그리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달에 10개월 만에 다시 4%대로 내려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누누이 말씀을 드리지만 지금 경제상황이 굉장히 안 좋거든요. 한국은행에서 나온 발표자료를 보면 3%포인트 기준금리를 높이면서 물가상승률은 1.3%포인트 하락했다. 그런데 성장률도 1.4%포인트 하락했다, 이렇게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제적인 위험도 있기 때문에 인상 가능성도 아직은 남아 있다고 봐야 되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동결 가능성이 조금 더 크지 않나, 조심스럽게 전망해 보겠습니다.
[앵커]
언제죠, 금통위가?
[기자]
다음 달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통화정책방향회의가 없고요. 다음 달에 회의가 열립니다.
[앵커]
4월 13일, 그쯤인 것 같습니다. 석병훈 이화여대 교수 그리고 조태현 YTN 경제부 기자. 석 교수님, 조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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