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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10일 더 쉬고 역대 최대 매출…똘똘 뭉친 대만, 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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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23. 2. 17.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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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10일 더 쉬고 역대 최대 매출…똘똘 뭉친 대만, 한국은?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 2023.02.17 06:01

 

 
 
"설계부터 지원, 후공정까지 대만 전체가 TSMC 편인데 솔직히 한국 파운드리와는 게임이 안 됩니다."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가 '역대급' 1월 매출을 썼다. 춘절 연휴로 조업일이 10일 줄었지만 고객사의 주문이 대폭 늘면서 매출이 급등했다. TSMC를 중심으로 디자인하우스와 팹리스 등 든든한 대만 반도체 생태계가 뒷받침하면서 불황에도 잇단 호실적을 거뒀다.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을 보유하고도 주변 산업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국내 파운드리 업계의 고심이 깊어진다.


17일 TSMC와 현지 업계 등에 따르면 TSMC의 올 1월 매출은 2000억 5100만 대만달러(한화 약 8조 4000억원)으로, 역대 1월 매출 중 최고다. 전월(1925억 6000만 대만달러)보다도 3.9% 늘었으며, 지난해 동기보다는 16.2% 증가했다.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인기를 끌면서 엔비디아·AMD 등 주요 고객사들의 AI 수요 급등이 매출 신장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지 업계는 급작스러운 주문량의 변동에도 TSMC가 대응할 수 있었던 점으로 철저한 분업화가 이루어진 대만 반도체 생태계를 꼽는다. TSMC는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파운드리 업체로, 설계(팹리스)를 미디어텍이 맡고 글로벌유니칩(GUC)이 생산 지원을 담당한다. 엔비디아·AMD 등 주요 고객사도 대만계 최고경영자(CEO)가 이끌고 있어 대만 기업과의 관계도 우호적이다.


이 중 '디자인하우스' 기업인 GUC의 성장새가 매섭다. 디자인하우스는 팹리스와 파운드리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데, 팹리스의 주문을 공정에 맞게 재설계하거나 완성품을 팹리스에 납품하는 '턴키'(일괄 수주) 사업을 책임진다. GUC는 지난해 240억 대만달러(한화 약 1조원)의 매출을 거뒀는데, 전년보다 60% 가까이 성장했다. TSMC의 주문 확대에 맞춰 4년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올랐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GUC는 TSMC의 고객사 중 70% 이상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이나 퀄컴, AMD 등 주요 고객사들의 주문을 받으면 TSMC의 내부 공정에 맞춰 설계한다. 주문량이 갑자기 늘거나 요구사항이 변동되어도 TSMC에 최적화된 구조로 고쳐 준다. 루이스 린 GUC 부사장은 "GUC의 솔루션을 사용하면 (파운드리 업체가) 생산성을 개선하고 빠르게 설계를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디자인하우스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반도체 밸류체인(가치사슬)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지만 국내 반도체가 파운드리 쪽에 치중돼 있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가장 큰 DSP(디자인 파트너) 중 하나로 꼽히는 에이디테크놀로지의 연간 매출은 3000억원대로(2021년 기준) GUC에 비해 30~50% 규모다. 또다른 DSP인 코아시아 역시 비슷한 규모로,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가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팹리스부터 디자인하우스, 패키징(후공정)까지 단단한 '원팀'으로 갖춰진 대만 반도체에 비해 삼성전자는 홀로 고군분투하는 양상"이라며 "파운드리 단독으로는 글로벌 고객사 주문에 영향을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어 생태계가 함께 성장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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