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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찰풍선에 미국 '발칵'... 블링컨 방중 전격 취소

국제· 미국

by 21세기 나의조국 2023. 2. 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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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공에서 중국의 정찰 풍선이 나타나자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중국 방문을 전격 취소하면서 미중 관계가 얼어붙었다.

미국 정부는 3일(현지시각) 중국이 띄운 것으로 보이는 '정찰 풍선'(Spy balloon)이 미국 영공을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풍선은 위협적이지 않지만, 핵미사일 시설이 있는 몬태나주 공군기지를 비롯해 군사적으로 민감한 지역의 상공을 날아다녔다. 미 공군은 즉각 전투기를 출격시켜 풍선을 주시하고 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찰 풍선의 정확한 위치는 공개할 수 없지만, 미국의 중앙부 상공에 있으며 동쪽으로 이동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풍선 안에는 다량의 정찰 장비가 탑재돼 있다"라면서도 "풍선이 지상에 대한 군사적 물리적 위협을 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며,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대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군에 어떤 선택지가 있는지 물었고,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땅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위협과 안전을 고려해 (격추 등) 군사적 조치를 취하지 말라고 권고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국민의 안전과 안보를 최우선으로 여기며, 군의 권고를 받아들였다"라고 덧붙였다.

 
블링컨, 출발 직전에 방중 취소... 미중관계 또 '악재' 

미 국무부는 정찰 풍선 논란으로 인해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을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중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미국을 방문한 박진 외교장관과의 회담을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본토 위로 정찰 풍선을 날려 보낸 중국의 결정은 용납할 수 없고 무책임하다"라고 정면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이것이 중국의 정찰풍선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라며 "중국이 내가 방문하려던 전날에 이런 일을 한 것은 우리가 준비한 실질적인 대화에 해가 되기 때문에 지금은 건설적 방문을 위한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번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중국에 계속 관여할 것"이라며 "첫 번째 단계는 중국의 정찰 자산을 미국 영공에서 나가게 하는 것이고, 현재는 그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반면에 중국 외교 당국을 이끄는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블링컨 장관과의 통화에서 "중국은 국제법을 일관적으로 엄격하게 준수해왔다"라며 "근거 없는 억측과 허위 선전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무부 관계자는 "블링컨 장관은 미중 양국 관계 전반을 포함해 광범위한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오늘 밤 베이징으로 출발하려고 했다"라며 "그러나 지금은 블링컨 장관이 중국을 방문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영공 및 주권 침해, 국제법 위반의 심각성 때문에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없다"라며 "블링컨 장관은 여건이 허락할 때 최대한 빨리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우리는 중국과의 양자 관계 전반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길 기대했다"라며 "하지만 지금 방문하면 (정찰 풍선 때문에) 건설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대화 주제가 제한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자들이 풍선에 관해 질문했으나 논평을 거부한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풍선을 격추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국방부 관계자는 "풍선이 물리적 위협을 가하지 않고, 정보 수집 측면에서도 그렇지 않기 때문에 만약 격추했을 때 파편이 떨어져 사람이 다칠 가능성이 있어 격추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중국 "민간용 풍선, 바람 때문에 항로 벗어나" 

중국은 미국 상공에 나타난 풍선이 중국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군사용은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해당 풍선은 민간용이며, 주로 기상 연구에 사용된다"라면서 "바람 때문에 계획된 항로에서 멀리 벗어나 의도치 않게 미국 영공에 진입한 것을 유감스럽게 여긴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책임있는 국가로서 항상 국제법을 엄격하게 지켜왔으며, 어떤 주권 국가의 영토와 영공을 침범할 의도가 없다"라면서 "이번 사태를 조사 및 검증하고 있으며,  (미국과) 함께 차분하고 신중하게 처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덧붙였다. 

댄 제프 미 워싱턴대 기상학 교수는 AP통신에 "풍선이 중국에서 편서풍을 타고 미국 서부로 날아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라며 "(중국 측 해명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국무부 관계자는 "중국 풍선이 미국 영공에 있는 것은 국제법뿐만 아니라 주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로 용납할 수 없다"라며 "풍선에 대한 국방부의 평가와 성명에 확신을 갖고 있다"라고 했다. 중국 측의 설명을 인정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의 후속 논의 차원에서 이번 중국 방문을 통해 북한 핵무기, 대만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소수민족 인권 등 전반적인 양국 현안을 다룰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정찰 풍선 논란으로 인해 대화를 모색하던 미국 관계가 다시 '긴장 모드'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AP통신은 "2017년 이후 6년 만에 이뤄질 예정이었던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이 출발 직전에 취소된 것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는 미중 관계를 안정시킬 기회였기에 양국 모두에 큰 타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국무부 관계자는 "미국의 가장 복잡한 양자관계를 책임있게 관리하는 외교를 믿고 있다"라며 "이번 사태를 포함해 중국과 항상 열린 채널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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