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라틴아메리카 지역 공동 통화 ‘수르(Sur)’ 창설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수르’가 양국 간 공통 통화를 넘어 라틴아메리카 지역을 포괄하는 통화로 발돋움할 경우 유로존에 이어 두번째 규모의 공동 통화 동맹이 된다. 미국 ‘달러 패권’에 대한 각국의 도전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지난 1일 취임 이후 첫 번째 공식 해외 방문 일정으로 아르헨티나를 방문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상업적 사용을 목적으로 하는 공동 통화 ‘수르’의 창설을 포함한 문서에 서명했다.
양국은 교역 장벽을 완화하고 현지 통화 사용을 장려하기로 했다. 금융과 상업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라틴아메리카 공동 통화를 창설해 교역 비용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간 무역은 지난해 1~11월 264억달러에 도달해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룰라 대통령은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23일 함께 진행한 공동 인터뷰에서도 “양국 간의 거래에 있어서 달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공동 통화 개발을 연구 중”이라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
라틴아메리카 공동 통화에 대한 아이디어는 당초 페르난두 아다지 브라질 재무부 장관 등이 작년에 작성한 보고서에서 나왔다. 룰라 대통령은 이를 선거 캠페인 중 언급하며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창설 초기 ‘수르’는 브라질 헤알화 및 아르헨티나 페소화와 병행해 통용될 예정이다. 특히 중앙은행이 재정 지출을 뒷받침하기 위해 페소화 발행을 이어가면서 100%에 육박하는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아르헨티나의 환율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르지오 마사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은 “이것은 라틴아메리카가 가야 할 긴 길의 첫 걸음”이라면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나머지 지역을 초대할 것”이라며 ‘수르’가 라틴아메리카 공동통화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라틴아메리카 전역을 포괄하는 통화 연합이 출범하면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5%를 점유하게 된다고 추정했다. 이는 세계 최대 통화 동맹인 유로존(14%)에 이어 두번째 규모다.
다만 마사 장관은 “유럽이 유로를 출범시키는 데 35년이 걸렸다”며 수르가 라틴아메리카 공동 통화의 지위에 오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룰라 대통령은 23일 저녁 아르헨티나 및 브라질 기업인 약 300명과 만낫으며 24일에는 제7차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국가 공동체(Celac)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앞서 브라질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2019년 Celac에서 탈퇴했었다.
Celac 지역 정치 싱크탱크를 운영하는 알프레도 세라도 이코노미스트는 “오늘날 라틴아메리카의 경제적 부상을 감안하면 달러에 대한 의존을 대체하는 수단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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