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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은 지능순인가”...중국 기업들도 중국 버리고 베트남으로 [신짜오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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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23. 1. 1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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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은 지능순인가”...중국 기업들도 중국 버리고 베트남으로 [신짜오 베트남]

홍장원 기자(noenemy99@mk.co.kr)입력 2023. 1. 14. 11:03
 
 

[신짜오 베트남-228] 최근 들어 글로벌 기업의 탈중국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난 기사를 통해 말씀드렸습니다. 지난번 글에서는 중국에서 나와 베트남으로 향하는 애플의 스토리를 전달드렸습니다.

이번에는 중국 기업조차 중국을 떠나 베트남에 공장을 세우는 사연을 소개합니다. 미중무역분쟁을 피하기 위한 ‘꼼수’에 가깝지만 베트남에 미리부터 진출해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악재입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1위 디스플레이 기업인 BOE는 베트남에 OLED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습니다. 무려 4억달러(약 4946억원)을 투자해 베트남 북부 지역에 두 곳의 공장을 건설할 계획입니다.

 

BOE는 지금도 베트남 남부 지역에서 공장을 돌리고 있습니다. 고부가가치 OLED가 아닌 그냥 LCD입니다. 여기서 만든 제품은 삼성전자와 LG전자 현지 공장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번에 새로 짓는 것은 OLED 공장입니다. 보도 등에 따르면 BOE는 베트남 북부 지역에 100헥타르의 공장 부지를 임대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부지 중 20%를 원격제어시스템 제조공장으로 사용하고, 50%에는 디스플레이공장이 들어갑니다. 나머지 30% 부지에는 협력업체가 입주할 전망입니다. 여기서 나온 OLED는 애플을 비롯한 다양한 업체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애플을 비롯한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베트남으로 들어가는 것에 대비해 미리부터 OLED 양산체제를 구축하는 식으로 선제대응에 나서겠다는 전략입니다.

 

 

베트남 호치민시티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업체마저 중국을 떠나 베트남으로 향하는 것에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중국 대비 저렴한 인건비입니다.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은 노동집약적 측면이 강합니다. 중국과 국경을 접한 베트남 북부에 국경을 세우고 중국에서 부품을 조달해 베트남에서 조립하면 상당한 원가절감을 이룰 수 있습니다.

베트남 통계총국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근로자 월 평균소득은 아직 670만동(35만 3090원)에 불과합니다. 전년대비 16% 증가한 수치지만 여전히 절대기준으로는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두번째는 미중무역분쟁을 회피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글로벌 패권국가로의 영향력을 공고히 하려는 미국의 ‘중국 배제 전략’과 적어도 동아시아에서는 대장 노릇을 하고 싶다는 중국의 도전이 만들어내는 충돌은 새해에도 멈추지 않을 전망입니다. ‘메이드 인 차이나’ 딱지를 붙이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BOE는 OLED에 ‘메이드 인 베트남’ 라벨을 붙여 미국의 예봉을 회피하려 합니다.

 

글로벌 기업의 베트남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한국 기업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베트남 정부는 단순히 한국 제조 기업의 진출만에 만족하는 수준이 아닙니다.

 

이같은 베트남 정부의 속내는 2018년 10월 30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과 응유옌쑤언푹 베트남 주석(당시 총리)와의 첫 만남 대화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당시 푹 총리는 이 부회장에게 “베트남을 세계 최대의 생산기지로 삼고 지속적 투자를 하는 것과 함께 베트남을 세계 최대의 전략적 기지로도 활용해 달라. 베트남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해 인력 개발, 기술 이전 등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현지에서의 R&D를 확대하고 베트남 협력사들과 거래도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화답했습니다.

 

쉽게 말해 베트남 정부의 의도는 베트남을 단순히 생산 공장으로만 여기지 말고 기술을 함께 발전시킬 수 있는 공동 파트너로 대해달라는 것입니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대규모 연구개발(R&D) 센터를 완공했는데, 이는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요청이 바탕이 된 결과라 할 것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베트남 삼성전자 법인(SEV)을 방문해 스마트폰 생산 공정을 둘러보는 모습. <사진제공 = 삼성전자>
 
베트남에 진출하려는 한국 대기업이 치뤄야 할 비용은 갈수록 올라가고 있습니다. 눈높이가 높아진 베트남 정부의 기준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베트남은 일본이 판을 치는 동남아에서 유일하게 한국이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국가입니다. 아직 한국 입장에서 시너지를 낼 여지는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기업은 앞으로 베트남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베트남 활용론’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 매일경제 & 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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