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핵에 대한 공동 연습을 논의하고 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부인한 가운데,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도 이러한 차원의 논의는 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2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이 "미국은 김정은 정권의 핵무기 사용을 저지하기 위한 방안을 한국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며 "한국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이기 때문에 공동 핵 연습(joint nuclear exercises)을 논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대변인은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회담한 데 이어 (한국이) 북한의 핵 사용을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해 효과적인 조율된 대응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미국은 한국과 동맹에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으며 미국의 모든 방위력을 통해 확장된 억제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은 또 미 정부의 한 고위 관리가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정보 공유 및 비상 계획과 모의 훈련 확대 등에 논의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며 "아직 훈련을 할 시기는 아니지만 가까운 미래에 실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일 윤석열 대통령은 <조선일보>와 신년 인터뷰에서 "실효적 확장 억제를 위해 미국과 핵에 대한 공동 기획, 공동 연습 개념을 논의하고 있고, 미국도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핵무기는 미국의 것이지만 계획과 정보 공유, 연습과 훈련은 한미가 공동으로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2일(현지 시각)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과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있냐는 질문에 'No'(아니다)라고 대답하면서 한미 간 핵 공동 기획 및 연습에 대해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를 두고 김은혜 홍보수석은 3일 "오늘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로이터 기자가 거두절미하고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있는지' 물으니 당연히 아니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공동 핵 연습은 핵보유국들 사이에서 가능한 용어"라고 해명했다.
국방부 전하규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공동 연습에 대해 "작년 11월 제54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북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 공유, 협의체계, 공동 기획 및 공동 실행 등 확장 억제 분야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에 윤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공동 연습'이라는 단어를 다소 경솔하게 사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 간에는 핵을 보유한 국가끼리 시행하는 공동 연습이 아닌, 확장 억제에 대한 협력을 합의했는데 윤 대통령이 이와 관련한 정확한 이해 없이 해당 내용을 언급하면서 양국 간 소통에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핵 전력 운용의 공동 기획에 대해서도 한미 간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 대변인은 "한미 간에 다양한 방안을 협의 중인데 그 세부적인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각) 휴가를 마치고 백악관에 복귀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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