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연구소 김동렬 2022. 12. 13
불을 붙이기는 쉽지만 끄기는 어렵다. 일차대전을 막으려는 각국 외교관들의 모든 노력은 보기 좋게 실패로 돌아갔다. 필사적으로 막았는데 우연히 악재에 악재가 거듭되어 막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과연 그것은 우연일까? 아니면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일까?
시계를 되돌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세르비아도, 오헝제국도, 독일도, 러시아도 다른 결정을 했을 것이다. 윤석열이 김어준에게 선전포고했다. '자유민주 깨려는 거짓선동 세력과 절대 타협 안 돼.' 김어준을 겨냥한 발언이다. 김어준이 가장 만만했던 것이다.
김어준과 윤석열의 대결은 평범한 대중이 미는 천재와 명문대 수재들이 미는 바보의 대결이다. 로마에서 원로원과 민회의 대결이나 지금이나 같다. 전란이 거듭되면 귀족들이 이득을 본다. 힘의 공백상태 때문이다. 홍건적에 몽골에 왜구에 페스트까지 최악이었다.
약육강식의 혼란이 일어나면 귀족들이 이때다 하고 임자 없는 토지를 주워담는다. 로마도 같다. 전쟁이 휩쓸고 지나가면 발생하는 임자 없는 토지는 원로원 귀족의 손에 들어간다. 전쟁터에서 죽어간 병사들은 남 좋은 일 한 것이다. 카이사르의 등장은 필연이다.
독일도 비슷하다. 일차대전에 지고 발생한 임자 없는 땅은 유태인이 쓸어 담았다. 군부를 장악한 프로이센 귀족과 타협하여 분노한 민중의 에너지를 외부로 돌린 것이 이차대전이다. 일본의 군국주의화는 당시 일본인 대다수가 반대했지만 누구도 막지 못한 것이다.
박정희 독재도 월남의 공산화와 같은 외부 변수 때문에 막을 수 없었다. 박정희 자신부터 역사의 격랑에 휘말려 탈출을 못한 것이다. 전두환 독재는 역시 외부 변수인 올림픽이 막았다. 일본은 황도파의 쿠데타가 원인이다. 히로히또 덕에 황도파는 쉽게 정리되었다.
그들은 만주로 유배를 당했는데 거기서 중일전쟁을 일으킨다. 그게 정권장악을 위한 음모라는 사실을 뻔히 알지만 못 막는다. 총리를 죄다 암살하기 때문이다. 보다 민주적인 제도파 출신에 명망이 높았던 도조 히데키도 암살이 무서워 기회주의 행동을 한 것이다.
미국에 털려서 거지되는 한이 있어도 내 손에 들어온 정권은 내놓지 않겠다는 심뽀. 본질은 일본 내부의 지역주의. 부유한 일본 남부지역과 가난한 북쪽지방의 빈부격차에 의한 지역감정이 일본 군국주의 원인. 독일은 융커와 평민 간에, 고려는 귀족과 자영농의 대결,
로마는 원로원과 병사들의 대결구도. 역사는 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는데 이게 막장이라는 사실을 알아도 아무도 막지 못한다. 에너지의 방향성 때문이다. 서로 연동되기 때문에 한 방향으로 계속 가게 된다. 유방과 항우의 초한지에 2천만 인구가 오백만으로 줄었다.
진시황이 학정으로 죽인 숫자보다 전쟁으로 죽은 숫자가 훨씬 많다. 알아도 막을 수 없다. 불이 붙으면 그걸로 끝이다. 윤석열의 불장난도 같다. 김어준이 제일 만만해 보여서 때렸걸랑요. 검사가 생사람 잡는 것은 일도 아니지만 그게 계급전쟁이라는 점이 문제다.
SNS 신사계급의 등장이다. 지금 특권귀족들이 국민을 인질로 잡았다. 밸런스가 무너진 것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의미가 없다. 에너지는 밸런스가 복원될 때까지 마이너스로 간다. 인간은 더하기와 빼기로 조절하지만 자연은 빼기 하나로만 조절하는게 문제다.
역사는 법칙이 있다. 일차대전 이긴 프랑스는 삽질한다.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다. 월드컵에 탈락한 나라들의 공통점은 역시 시스템을 바꾸지 않은 것이다. 일차대전, 러일전쟁, 청일전쟁을 다 이긴 일본이다. 60살 할배들이 군권을 틀어쥐고 내놓지 않으니 뻔하다.
소련은 삽질을 막는 군부개혁한다며 대숙청한 결과가 대삽질이 되었다. 그나마 다시 살아난 것은 군부개혁 덕이다. 독일은 일차대전에 져서 할배들이 다 짤렸기 때문에 승리. 이긴 나라는 그 이유 때문에 지고 진 나라는 그 이유 때문에 이기는 것은 역사의 법칙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도 남탓하는 좌파들은 이런 본질을 모른다. 대기근에 300만이 굶어 죽었는데 그냥 넘어가랴? 인간들은 뻔히 알면서도 당하는 동물이다. 박정희의 쿠데타는 다 알고 있었다. 쿠데타를 막으려고 김종필을 잘랐더니 김종필이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오히려 모의가 긴밀하고 준동이 활발해졌다. 열차가 궤도를 타버리면 핸들을 꺾을 수 없다. 우리가 역사의 무게를 인정해야 한다. 한국은 인공지능과 핵융합에 기대를 해야 한다. 언제든 물이 들어와야 사는 것이며 물이 들어올 때를 대비할밖에 다른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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