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을 맞아 동유럽 군수산업이 냉전 이후 가장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키엘 세계경제연구소(Kiel IfW)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재정 및 인도적 지원 추적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군사 지원만 놓고 봤을 때 폴란드는 4위, 체코는 9위를 기록했다. 옛 소비에트연방 출신 국가들은 러시아를 여전히 경계하고 있으며, 지역 안보의 차원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자연히 이 지역 군수업체에 활기가 돌고 있다.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는 무기와 탄약 재고가 빠르게 동났는데, 서방의 지원을 기다리는 사이 일부 동유럽 군 당국과 군수업체가 그 자리를 채웠다. 이들이 제조할 수 있는 소련 스타일의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친숙하다는 점도 주요하게 작용했다.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의 세바스찬 추와크 최고경영자(CEO)는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전쟁과, 국방 예산 분야에서 지출을 늘리려는 많은 국가의 태도를 고려할 때 앞으로 수년 간 새 시장에 진입하고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실질적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PGZ는 장갑차, 무인항공기, 탄약 등을 제조하는 50개 이상 기업에 지분을 보유하며 우크라이나에는 박격포, 곡사포, 방탄조끼, 탄약 등을 납품했다.
추와크 CEO는 향후 10년 간 최대 18억달러(약 2조4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며, 이는 전쟁 전 목표의 두 배 이상이라고 밝혔다. 이 뿐만 아니라 다른 방산업체들도 생산 능력을 늘리고 폴란드, 슬로바키아, 체코 등의 인력을 고용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체코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시절인 19세기부터 무기 수출강국이었으며, 냉전 시기 폴란드는 체코에 이어 두번째 무기 생산국이었다. 체코의 야쿠프 란도프스키 나토(NATO) 대사는 “체코는 무기 수출 강국이었으며 생산 능력을 늘리는 데 필요한 인력, 자재, 생산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며 “체코로선 우리가 믿을 만 한 파트너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체코 정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체코 기업에서 약 21억달러(약 2조8000억원) 상당 무기와 장비를 받았으며, 이중 95%는 상업적 납품이었다. 체코 정부는 올해 체코 무기 수출이 1989년 이후 최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여러 업체가 소구경 탄약 생산라인을 추가하는 등 생산 능력 확장에 나섰다.
한 체코 방산업체 대변인은 “체코 사람 대다수는 여전히 러시아가 우리나라를 점령했던 때를 기억하고 있다. 우리는 러시아 군대가 더이상 우리 국경에 가까이 오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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