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유통기한을 소비기한으로 바꾼다고 한다. 유통기한은 제조사가 법적 책임을 지는 판매기한이지 상품을 소비자가 사용하는 기한이 아니다. 제조사는 책임을 피하려고 유통기한을 짧게 잡는다. 소비자가 잘못해놓고 제조사에 덤태기 씌울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기한 전에 사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적당한 때 먹으면 된다. 실제로는 계절에 따라서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다. 공기 속에 곰팡이 포자가 몇 개나 있느냐다. 김밥은 바로 상하지만 해롭지는 않다. 발효된 단무지 때문이다. 미국 FDA 기준을 적용하면 곤란해진다. 젓갈을 썩은 생선 기름이라 부르는 수준이니 말이다. 월남전에 국군의 김치보급을 막으려 한 적도 있다. 의원들이 벌떼처럼 들고일어나서 한국의 불량식품 김치 대신 미국의 건강식 스팸을 주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이런걸 시시콜콜 따져보는데 흥미를 느껴야 한다. 인간들이 워낙 개소리를 하기 때문이다. 유통기한이 짧을수록 잘 팔리는게 현실이다. 방부제는 핑계고 본질은 인간의 권력욕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을 옥죄고 타인을 다그치려고 한다. 쪼아댈 수 있으면 최대한 쪼아댄다. 유통기한이 그리 어려운 한자어는 아니다.
인간들이 특히 이걸 못알아 먹는 이유는 애초에 비뚤어져 있기 때문이다. 잔소리를 할 빌미를 잡았는데 순순히 포기할 리가 없다. 각종 음모론도 마찬가지다. 끼어들 찬스 잡았는데 순순히 포기하겠는가? 종교도 마찬가지다. 낯선 사람에게 말 걸 찬스를 포기하랴?
먼저 자신을 긴장시키려 하고 다음 집단과의 긴밀한 상호작용을 유지하려고 한다. 음식 포비아는 타인에게 말을 걸고 자기 자신을 채찍질할 좋은 핑계거리다. 인간은 변화를 원한다. 권력의지를 발동하려면 흐름과 기세와 유행의 출렁거림이 필요하다.
왕은 속을 알 수 없는 존재여야 한다. 그래야 영이 선다. 왕이 착하면 만만하게 보고 기어오른다, 노무현처럼 무시한다. 내일 사도 되는 것은 오늘 사지 않는게 인간이다. 그 전에 의사결정 자체를 싫어한다. 마감시간에 쫓기게 만들어서 소비활동 재촉한다.
경마장의 마권발매 마감 1분전 신호음과 같다. 스트레스를 주면 스트레스를 피하려고 스트레스 속으로 들어가버린다.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는 법칙이 작용한다. 서로 매를 먼저 맞겠다고 다투며 매를 버는 사회가 된다. 우크라이나의 전쟁의지는 인류를 대표해서 매를 맞고야 말겠다는 자세다.
한국전쟁도 같다. 남들이 주목하면 흥분해서 어리석은 짓을 반드시 한다. 이찍 하고 기어코 쓴맛을 보고야 말겠다는 자들 말이다. 원래 인간이 그런 한심한 존재다. 탈출하려면 미션이 필요하다. 애매한 것은 되도록 삐딱하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고 보자는 일반인과 달리 글자 아는 사람이라면 생각을 끝까지 밀어붙여서 명쾌한 결론을 내리고 말겠다는 의도가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