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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돈 떼일라…中 '울며 겨자먹기'로 파키스탄에 12조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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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11. 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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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돈 떼일라…中 '울며 겨자먹기'로 파키스탄에 12조 지원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입력 2022. 11. 8. 15:14
 
 
일대일로 '부채의 덫'에 중국도 위험 판단한 듯
 
지난달 축출된 임란 칸 전 파키스탄 총리의 지지자들이 그의 연설을 듣기 위해 집회에 모였다. 2022. 4. 21. (C) 로이터=뉴스1

중국이 국가 부도 위기에 몰린 파키스탄에 수십억달러 규모 자금을 지원한다.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일대일로 건설에 참여한 나라들이 하나 둘 쓰러지고 중국도 돈 떼일 상황에 처하자 최악은 피하자는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8일 텅쉰망에 따르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파키스탄 지원 관련 질문에 "과거 파키스탄의 금융 안정을 위해 중국이 지원한 적 있다"며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원은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방중 기간 중 이뤄졌다. 파키스탄은 중국 정부로부터 40억달러(약 5조5500억원) 차관과 중국 상업은행으로부터 33억달러(약 4조5800억원)를 차환을 받아냈다. 중국과 통화 스와프는 기존 300억위안(약 5조7470억원)에서 400억위안(약 7조6620억원)으로 늘었다.

파키스탄은 현재 중국에 약 230억달러(약 31조9060억원) 규모 빚을 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대일로 사업 과정에서 진 빚이 대부분이다. 두 나라는 파키스탄 국토를 가로지르는 교통망과 인도양 관문인 과다르항 등을 개발 중이다.

 

일대일로 사업을 위해 중국은 참여국 개발비를 고금리에 빌려줬다. 이 빚은 '부채의 덫'으로 둔갑해 국가부도를 선언한 스리랑카나 파키스탄 같은 저개발국의 금융위기를 불러왔다.

 

미국 윌리엄 앤드 메어리 대학 에이드 데이터(AidData) 연구소가 지난해 9월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일대일로에 참가한 아시아·아프리카 국가들의 비공개 부채가 3850억달러(534조835억원)에 이른다. 대중국 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인 나라가 42개국에 달한다. 라오스의 경우 해당 비율이 35%에 이른다.

 

중국은 특히 원조 조건에 여러 독소조항을 심었다. 대표적인 게 대출 60%에 대한 담보와 신용보험, 제3자 상환보증이다. 독일이나 일본은 1.1% 정도 이자에 상환기간도 평균 28년인 데 반해 중국은 4.2% 고금리에 상환기간은 10년 미만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 즉 자이언트 스텝으로 신흥국 경제가 급격히 악화되자 중국에 대한 채무 상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신흥국 위기는 중국에 전이되는 양상이다. 빌려준 돈이 손실처리 될 여지가 높아서다.

 

파키스탄에 대한 금융지원은 이런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중국 공산당은 최근 전국대표대회(당대회)와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일대일로 설계자인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을 중앙정치국원으로 선발하면서 일대일로 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일대일로 순항을 위해서는 적어도 중국 때문에 금융위기가 발생하는 일만은 막아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 집권 첫해인 2013년부터 일대일로 사업을 추진해 올 상반기까지 9310억달러(약 1291조5110억원)를 쏟아부었다. 그러나 중국은 물론 세계 경제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올 상반기 사업비는 284억달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4%, 2020년 상반기보다 40% 줄었다.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s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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