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의 손절매 물량을 외국인이 담고 있다.
10월 증시를 보내며 한국증시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코스피+코스닥 양 시장에서 10월 한 달 3조 원 넘게 순매수한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는 10월에만 나타난 것은 아닙니다. 올해 하반기 이후 6조 원이 넘는 순매수를 외국인 투자자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증시 하락 국면에서 외국인의 매수가 강화되고 있습니다만 한편 10월 이후 개인투자자는 오히려 손절매 성격의 매도 물량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 2년 전 2020년 당시, 증권업계 오래 계신 분의 한마디 “결국은 개인은….”
2020년과 2021년 동학 개미 운동은 한국 투자 역사와 기록을 새로 쓸 정도로 개인투자자의 강한 자금 유입과 순매수 행진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코로나 쇼크로 무너진 한국 주식시장을 일으켜 세웠고 결국 주가지수는 3,000p를 넘기며 역사적 신고점을 경신하였습니다.
그즈음 증권업계에 오래 계신 Y 부장님과 대화를 나누던 중, 당시로서는 조금 불편한 말씀을 그 분께 들었습니다.
“이 대표님 결국 개인은 역사를 반복할 것입니다. 바뀌지 않습니다.”
동학 개미를 응원하던 필자로서는 당시 Y 부장님의 말이 순간 삐딱하게 들렸지만, 곰곰이 되짚어 볼수록 2020년에 외국인 투자자가 놓친 주도권이 수년 뒤에는 바뀔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였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과거 증시 역사 속 선배 개미와 달라진 동학 개미이기에 달라진 역사가 굳어지길 바랐었지요.
▶ 개인투자자의 평균 매매 지수를 분석하여 보니, 현재 매도는 손절매
[ 2020년 이후 코스피 지수와 20년 연초 이후 개인투자자의 평균 매매 지수 추정치 ]
[ 원자료 참조 : KRX / 분석 : lovefund이성수 ]
10월 이후 외국인이 3조 원 넘는 순매수를 기록하는 사이 개인투자자는 –2조 6천억 원의 매도 물량을 쏟아내었습니다. 10월 한 달 개인이 매도한 물량을 외국인 투자자가 그대로 거두어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는 2020년 이후 과거와 비교 불가능한 역대급 수준이기에 2020년 이후 개인투자자의 평균 순매수 금액을 추정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칼럼을 쓰기 전, 러프하게 월간 기준으로 계산하여 차트를 만들고 주가지수와 비교 해 보았습니다.
2020년 연초에는 증시 급락 과정에 개인투자자가 강하게 순매수하였기에 주가지수 평균 순매수 수준이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이후 증시 급등 과정에서 꾸준히 순매수를 이어갔고 특히 주가지수 3,000~3,300p였던 2021년에는 1월~9월까지 77조 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하였다 보니 평균 매입 지수는 2,600p 중반까지 치솟았습니다.
주가지수가 3,000p에 이르렀던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대다수 개인투자자의 평균 매입 지수가 주가지수보다 낮았기에 주식투자로 수익률을 만들었다는 기분 좋은 말들이 여기저기에서 쏟아졌지만, 올해 6월 평균 매입 지수보다 코스피 지수가 크게 밑돌기 시작한 순간부터 투자심리는 급격히 위축되고 말았습니다.
특히, 최근 개인의 순매도는 2020년 이후 쌓인 평균 순매수 단가보다도 낮은 수준이기에 손절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즉, 인내심의 한계에 이르고 만 것이지요.
[ 2020년 이후 외국인의 누적 순 매매 추이, 자료 참조 : KRX / 분석 : lovefund이성수 ]
결국 지난달 10월 그 빈틈을 외국인 투자자가 비집고 들어오고 말았습니다. 10월 한 달에만 3조 530억 원을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 순매수한 외국인 투자자는 실질적으로 하반기 들어 6조 원이 넘는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모양새는 마치 개인의 손절매 물량을 저가에 주워가는 듯한 얄미운 매수세였습니다.
▶ 시장 주도권 외국인에게 넘어갈 것으로 예상.
긴 조정장을 거치고 나면 투자자들은 지쳐가고 포기하는 수준에 이릅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이 깊어지면 인내심이 한계에 이른 시점에 자의든 타의든 손절매 성격의 매도를 쏟아낼 가능성이 커집니다.
과거 IMF 사태 이후 2000년 초중반에 이와 비슷한 상황이 있었습니다.
개인투자자의 강한 순매수와 자금 유입이 1998년 하반기부터 전개됩니다. 그리고 그 흐름은 1999년 연말 화려한 IT버블 장세 때에도 이어졌지요.
하지만 2000년 IT버블 붕괴라는 상처를 입은 당시 개인투자자들은 2001년 911 그리고 2002년 하반기 이후의 증시 피로를 이겨내지 못하고 이후 매물을 쏟아냈고 이를 고스란히 외국인 투자자가 주워갔습니다. 주가지수가 1,000p도 넘기지 못하던 증시 침체기에 말이죠.
요즘 증시 수급 분위기를 보다 보면 왠지 이런 그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식투자에 지쳐서 떠나가는 한국의 개인투자자가 주도권을 내려놓고, 한편 주도권을 놓쳤던 외국인 투자자가 헐값에 주워 담으며 주도권을 다시 찾는 그림 말입니다.
이것은 투자심리와 큰 자금시장의 물결이 만드는 것이기에 누가 통제하거나 조절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앞서 언급해 드린 증권시장에 오래 계신 Y 부장님의 말씀처럼 역사는 반복되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2022년 11월 1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및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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