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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윤석열 대자보' 붙인 22학번 서울대생 "시민으로서 참을 수 없었다"

정치·사회

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10. 1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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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윤석열 대자보' 붙인 22학번 서울대생 "시민으로서 참을 수 없었다"

[스팟인터뷰] "공개적 의견 표명 부담이었지만... 국민 우롱 윤 대통령에 인내심 바닥"

22.10.12 11:35l최종 업데이트 22.10.12 11:35l

 

 

"동문으로서 책임감을 느껴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에 '윤 대통령 탄핵' 대자보를 붙인 서울대 학생 A씨가 "서울대에도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며 한 말이다.

"22학번 신입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한 명의 시민으로서 도저히 참을 수 없었을 뿐"이라며 대자보를 붙인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10일 밤 '서울대학교 생활대생' 명의로 학생회관과 중앙도서관에 대자보 2개를 붙인 그는 11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인터뷰에서 "공개적 의견 표명이 쉽지 않았고 부담스러웠다"면서도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거짓말, 독재적 국정운영 때문에 대자보를 붙여야겠다고 마음먹었다"라고 밝혔다.

A씨의 글은 서울대에 처음 게시된 윤 대통령 비판 대자보다. 그동안 여러 대학에서 윤 대통령 비판·퇴진 대자보가 걸렸는데, 이번에 붙은 첫 서울대 대자보엔 탄핵 요구까지 담겼다. (관련기사 : [단독] "헌법 유린, 즉시 탄핵" 윤 대통령 모교 서울대에 첫 대자보 http://omn.kr/21412) A씨는 대자보에 "헌법을 유린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라"고 적었다. 

인터뷰 전 서울대 학생증을 제시한 A씨는 "제가 조직이나 단체에 속한 사람이 아니다보니 혼자 종이와 테이프를 사 직접 대자보를 붙였고 힘든 점이 많았다. 중간에 '하지 말까'란 생각도 많이 했다"면서 "(그러나) 뉴스를 볼 때마다 윤 대통령이 다시 의지를 불태우게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혹시 (풍자화 <윤석열차>를 그린) 그 고등학생처럼 어려움을 겪게 되진 않을까, 많은 사람들에게 욕을 먹게 되면 어쩌지 등의 생각을 하긴 했다"며 "저는 저를 비판하는 것 또한 윤 대통령이 중요시하는 자유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제 의견에 반대한다면 언제든 비판해 달라"라고 강조했다.

A씨는 '탄핵까지 요구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단순한 비판으로 끝내기엔 인내심이 바닥나버렸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날리면' 사례처럼 윤 대통령은 그런 거짓말로 국민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실력 부족 정부보단 국민 우롱 정부가 더 정치를 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국민을 모셔야 할 존재가 아니라 지배 대상으로 생각하는데 국민을 위할 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에게 "마이너스 100점"을 준 A씨는 "대통령은 외국을 상대로 할 땐 강하고 넘볼 수 없는 존재여야 하고 국민을 상대로 할 땐 낮은 자세로 임하는 존재여야 한다"라며 "그런데 윤 대통령은 완벽히 거꾸로 하고 있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아래는 A씨와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공개적 의견 표명 부담스러웠지만... 거짓말 보며 참을 수 없었다" 

- 대자보를 게시한 이유가 궁금하다. 

"첫째로 윤석열 대통령이 저와 동문이다. 동문으로서 책임감을 느껴 그냥 보고만 있을 순 없다고 생각했다. 둘째로 지금까지 서울대에서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공개적인 행동이 없었다. 서울대에도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 이걸 알려서 자유롭게 비판하는 분위기가 생긴다면 많은 이들이 좀 더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명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명한다는 것이 쉽진 않았다. 부담스러웠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부정부패 의혹, 거짓말, 독재적 국정운영 때문에 대자보를 붙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경제와 민생(실패)도 너무나 문제지만 이는 무능과 실력부족이라고 생각하고 '다음에 잘하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검찰, 감사원 등 권력기관을 국민 눈치도 보지 않고 마음대로 움직여 반대파를 수사하고, 김 여사 문제는 전혀 수사도 하지 않는 것을 도저히 지켜볼 수 없었다. '바이든, 날리면' 논란처럼 국민 대부분의 생각과는 다르게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는 모습을 보며 참을 수가 없었다.

저는 어떠한 조직이나 단체에 속한 사람이 아니다. 혼자 종이와 테이프를 사 직접 대자보를 쓰고 붙이려다 보니 힘든 점이 많았다. 중간에 '하지 말까'란 생각도 많이 했다. (그러나) 뉴스를 볼 때마다 윤 대통령이 다시 의지를 불태우게 만들었다."

- 대자보에 고교생 풍자화 <윤석열차>와 관련된 내용도 담겼다. 최근 불거진 표현의 자유 억압 논란 때문에 대자보를 쓰는 데도 고민이 됐을 것 같다.

"혹시 '그 고등학생처럼 어려움을 겪게 되진 않을까, 많은 사람들에게 욕을 먹게 되면 어쩌지' 등의 생각을 하긴 했다. 그런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뉴스를 볼 때마다 윤 대통령이 국민을 우롱한다는 느낌이 너무 많이 들어서 해야 할 일을 하자고 결심했다. 그게 또 민주시민의 의무라고 생각했다."

"'강약약강'이 윤 대통령 본능 아닌가...외교와 내치 모두 총체적 난국" 

- 비판을 넘어 탄핵까지 요구한 이유는 무엇인가.

"단순한 비판으로 끝내기엔 인내심이 바닥나버렸다. '바이든, 날리면' 사례처럼 윤 대통령은 그런 거짓말로 국민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 너무 화가 난다. 주변 사람에게도 인격적으로 무시당할 때 화가 나지 않나.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실력 부족 정부보단 국민 우롱 정부가 더 정치를 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국민을 모셔야 할 존재가 아니라 지배 대상으로 생각하는데 국민을 위할 턱이 없다. 그래서 비판으로 끝내기엔 참을 수 없어 탄핵까지 이야기했다." 

-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은 편인가.

"좀 더 큰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대선 때부터였다. 지난 대선 때 첫 투표권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사실 제가 소심한 성격이다. 남들 앞에 나서는 일을 잘 못하는 성격인데 윤 대통령이 그걸 바꿔줬다."

- 윤석열 정부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몇점을 주고 싶나.

"마이너스 100점을 줄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을 더 낫게 만드는 게 아니라 퇴행시켰다. 정치인이라면 해선 안 되는 국익훼손, 국민우롱, 헌법정신 파괴 등 모든 걸 했다고 생각한다."

- 대통령은 어떤 자리이며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대통령은 외국을 상대로 할 땐 강하고 넘볼 수 없는 존재여야 하고 국민을 상대로 할 땐 낮은 자세로 임하는 존재여야 한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완벽히 거꾸로 하고 있다. 외국에는 낮은 자세로 아무 말도 못하면서 국민은 고압적 태도로 억압한다. '강약약강'이 윤 대통령의 본능 아닌가 싶다. 외교와 내치 모두 총체적 난국인 상황이다."

- 정당이나 특정 단체에 소속돼 있거나 소속된 적이 있었나.

"22학번 신입생이다. 지금까지 고등학교에서 공부하느라 바빠 정당, 단체, 조직에 소속될 생각도 시간도 없었다. 한 명의 시민으로서 도저히 참을 수 없었을 뿐이다."

- 공개적으로 대자보를 붙이게 되면 윤 대통령 지지자 등의 비난이 쏟아질 수도 있는데.

"저는 그것 또한 윤 대통령이 중요시하는 자유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제가 붙인 대자보를 비판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그 의견을 막을 순 없다. 저는 그 의견에 반박하면 된다. 그걸 말할 수 있는 게 자유다. <윤석열차> 논란은 정부가 비판을 막은 것인데 그건 자유란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 제 의견에 반대한다면 언제든 비판해 달라."

- 윤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민 개개인이 따로 떨어져 있을 땐 약한 존재라고 착각할 수도 있지만 뭉치면 강하다는 걸 꼭 말해주고 싶다. 그게 민주주의다. 윤 대통령은 국민이 자신보다 강하다는 걸 알아야만 한다고 꼭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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