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우리나라는 지금은 케이팝과 영화 등이 전 세계의 이목을 끌며 문화적 팽창기를 경험하고 있지만 과거엔 '조용한 아침의 나라'로 불렸다.
지금 가장 '핫'하기만 하게 보이는 우리나라에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는 별칭을 지켜줄 차분하고 정적인 곳이 남아 있을까.
프리랜서 여행기자인 애덤 그레이엄은 25일(현지시간)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최근 대폭 해소된 것을 계기로 뉴욕타임스(NYT)에 한국이 한때 조용한 아침의 나라로 불린 근거가 된 청명한 강원도의 자연풍광과 템플스테이 경험담, 전라도 음식문화 등을 소개했다.
그레이엄 기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하기 전인 2019년 3월 한국을 방문해 강원도와 경상북도, 전라도 일대를 주유하며 한국의 자연과 문화를 체험했다.
강원도 가는길 서울 경부고속도로 반포IC 하행선. 주변엔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여 있다. 연합뉴스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그레이엄 기자에겐 서울을 빠져나가는 과정도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차를 타고 경부선을 따라 서울에서 나가는 데만 2시간이 걸렸다. 도로 주변에는 유니폼을 입은 듯한 아파트 건물들이 도미노처럼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고 그레이엄 기자는 전했다.
첫 방문지는 강원도 설악산이었다. 강원도에는 외국인 관광객의 상투적인 목적지인 비무장지대(DMZ)가 있었지만 그레이엄 기자는 고즈넉한 강원도의 숲을 선택했다.
그는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으로 올라갔다. 설악산의 화강암 바위와 무성한 소나무숲, 계곡, 사찰 등이 그레이엄 기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레이엄 기자는 천년고찰인 동해 삼화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했다. 딱딱하고 차가운 바닥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은 그에게 쉽지 않았지만 108배 체험과 새벽 예불 때 전각의 단청을 감상한 것은 강한 인상을 준 듯하다.
동해시 삼화사 [동해시청 제공]그는 일본에도 템플스테이와 비슷한 형태가 있지만 한국의 템플스테이는 좀 더 소박하고 승려의 실제 생활과 더 닮았다고 평가했다.
그레이엄 기자는 동해의 추암해변으로 내려가 추암 촛대바위 등을 둘러보기도 했다.
그는 이 촛대바위는 한 남자가 자신의 정부인과 첩 사이에서 누굴 택할지 결정하지 못하다 결국 세명이 전부 바위가 됐다는 민간 설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서 그레이엄 기자는 경북 안동으로 내려가 한옥 체험을 했다.
그는 돌담길로 엮인 마을과 초가·기와 지붕, 구들장 등 한옥의 독특한 구조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동해 추암해변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그는 해 질 녘 소나무 숲길을 걸으며 강변의 갈대숲을 지나는 고라니를 구경하기도 했다.
그레이엄 기자의 다음 행선지는 전라도였다. 그는 전라도는 한국에서도 음식이 좋기로 유명한 곳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그는 전주의 유명 한옥 학인당에서 일박하고 아침으로 25첩 반상을 체험했다.
찬으로 이곳의 대표적인 음식인 생합작이 나왔다. 이는 대합에 소고기와 표고버섯 등을 넣어 만든 전이다.
다시 문 여는 '100년 고택' 전주 학인당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그레이엄 기자의 '조용한 한국'에도 세계를 주목시킨 우리의 문화가 오버랩됐다.
그는 강원도의 산은 2017년 봉준호 감독이 제작한 '옥자'의 배경이 됐다는 소개를 덧붙였다.
또 전라도 음식을 소개하면서 전남 백양사의 사찰 음식은 넷플릭스 시리즈의 '셰프의 테이블'에 나온 바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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