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300p 붕괴 : 가치 투자자는 스트레스받을 필요 없다
장중 정형외과에 잠깐 다녀온 사이 코스피 지수가 2,300p가 무너지고 흉흉한 흐름이 또다시 한국 증시를 휘감았습니다. 지난 7월 초 전저점을 깨고 내려가려는 듯 매시 정각마다 악성 매물이 어김없이 쏟아지고 있군요.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 속에 시장 금리가 상승하고 그에 따른 연쇄적인 증시 불안이 가중되는 이때,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하는 가치투자자분들은 크게 스트레스받지는 않으실 것입니다. 물론, 불편하긴 하지요.
▶ 고금리 시대 버블이 심한 종목을 피하라 = 저평가 종목은 상대적으로 안전
증시 토크를 통해 자주 언급해 드렸고, 어제 증시 토크를 통해서 전 세계 금리가 고금리로 들어가는 이런 상황에서는 버블이 심한 종목은 제법 긴 시간 피하시라는 의견을 드렸습니다.
2010년대 내내 지속된 성장주에 대한 상승 모멘텀과 버블을 찬양하던 투자 문화가 2020년과 21년에 화려한 불꽃을 터트렸습니다만,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상과 시장 금리 상승은 성장주의 주가 상승 명분을 안개 속으로 사라지게 했습니다.
2000년 IT버블 붕괴 이후를 비교하면서 한번 훼손된 모멘텀은 다시 일어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에 과거 20여 년 전 선례처럼 버블이 심한 종목은 무조건 피하시라고 어제도 그리고 시장 금리가 상승하던 작년부터 계속 강조해왔습니다.
이 말은 반대로,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은 버블이 심한 종목보다는 주가 낙폭이 덜하거나 오히려 상승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즉, 가치주(특히 순수가치) 쪽으로 모멘텀이 돌아설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2000년 초중반처럼 말입니다.
▶ 멀리 볼 필요도 없다. 오늘 장중 등락률만 살펴보아도
물론, (순수) 가치주들이 하락장에서 능사라는 것은 아닙니다. 증시 등락에 함께 휘둘릴 수 있지요. 다만 상대적인 등락률에서 이전과 달리 성장주 대비 양호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커져 있습니다.
기준금리 및 시장 금리 상승 기조
→ 성장주 주가 상승 명분 훼손 → 가치주 주가 상대적 우위 명분 형성
→ 성장주 주가 모멘텀 하향 전환/주가 하락 기대
→ 가치주 상대적 주가 상승 모멘텀 우위/ 주가 상승 기대
이러한 현상은 오늘 장중 등락률만 보아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후 1시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시총 100위권 종목의 등락률을 발췌하여 배당수익률, PER. PBR 등의 기본적인 가치지표를 기준으로 저평가 25종목의 평균 등락률과 고평가 25종목의 평균 등락률을 조사해 보았습니다.
[ 코스피와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중 가치지표 저평가/고평가 25종목의 평균 등락률 ]
오늘 9월 23일 오후 1시쯤에 계산한 코스피 코스닥 시장의 고평가/저평가 종목들의 평균 등락률은 현재 증시 성격을 시사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물론 증시 약세 속에 저평가 종목들이 영향을 받기는 하였습니다만, 고평가된 종목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덜 하락한 모습이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버블 붕괴가 있던 2000년 초반의 기억을 다시 되돌아보면
2000년 초반 증시 거품 붕괴 당시를 떠올려보면 버블이 심했던 종목이나 업종 및 테마들은 2003년 후반까지 주가가 반등다운 반등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는 미국 증시에서도 똑같이 나타난 현상이었고, 미국 나스닥은 2000년 IT버블 붕괴 후 2000년 초반까지 거의 1/5 수준으로 지수가 급락하였습니다.
물극필반(物極必反)이라는 말이 너무도 강하게 그리고 오래 전개되었습니다.
2000년 초중반의 버블이 사라지는 시기를 보낸 후 전 세계 증시는 성격이 180도 변하게 됩니다. 투자자들은 성장주에 큰 환멸을 느꼈고 2008년 금융위기 전까지 가치투자의 전성시대가 도래하였지요. 그리고 그 흐름은 2010년대에 또다시 바뀌었지만 말입니다. 물론 2020년대 증시가 무조건 가치주의 전성시대가 될 것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2020년대 초반을 걷고 있는 지금, 고금리 속에 발생하는 현재의 증시 변동성과 현상들은 어쩌면 우리가 2010년대에 보았던 것과 다른 과정으로 들어가는 현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2022년 9월 23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및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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