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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관 걸어 잠근 푸틴..유럽 넘어 'K-반도체·조선'도 타격

러시아·베트남·인도

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9. 1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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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관 걸어 잠근 푸틴..유럽 넘어 'K-반도체·조선'도 타격

유효송 기자입력 2022.09.15. 12:00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 AFP=뉴스1

러시아의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으로 생산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우리나라 조선과 반도체 등 주력 산업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러시아의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독일이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경우 국내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러시아 가스공급 중단 관련 EU 생산차질 및 국내산업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겨울철 러시아의 대(對) EU(유럽연합) 천연가스 공급 전면 중단과 EU경제의 광범위한 생산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우리 경제는 에너지 수급불안, 핵심자본재·중간재 공급차질 등 산업 차원의 리스크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타났다.

지난해 말 EU와 러시아 간의 갈등으로 시작된 천연가스 공급차질 문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본격화됐다. 최근에는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인 가스프롬이 천연가스 대금을 받을 때까지 프랑스에 대한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후 긴급한 정비 작업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주요 가스관 중 하나인 노드스트림1의 운영도 무기한 중단했다. 이에 따라 지난 1~12일중 러시아의 대 EU 천연가스 공급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정도 하락했다.

앞서 한은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으로 유럽 성장률이 하락하면 우리 경제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추정됐다. EU성장률이 1%포인트(p) 하락하면 우리나라의 대 EU수출은 1.24%포인트, 총수출은 0.19%p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MF(국제통화기금)은 천연가스 공급차질이 발생하면 향후 1년간 EU 지역의 경제성장률은 0.4~2.6%포인트 정도 하락하고 관련 산업의 생산차질 규모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겨울철을 앞두고 공급 차질이 심화될 경우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럽 경제의 생산차질 및 수요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EU는 전체 에너지 소비의 약 24%를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으며 천연가스 사용량의 36%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EU로 부터 수입하는 비율은 전체의 10% 수준이다. 독일(3.6%)과 네덜란드(1.5%), 이탈리아(1.3%)로부터의 수입이 65%를 차지한다. 대 EU 수입에서 특정국가의 수입의존도가 80%를 웃도는 수입의존 취약품목의 수는 지난해 392개로 우리나라 전체 취약품목(3920개)의 10% 정도다.

 

유럽의 생산차질이 현실화된다면 국내 주력 산업에도 미치는 영향이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우선 에너지시장 수급 불안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고 짚었다. 국내 LNG(액화천연가스)재고가 예년 평균 수준을 상당폭 밑도는 상황에서 각국의 LNG 확보 경쟁이 격화되면서 국내 에너지 수급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주요 LNG 수출국인 호주(국내 수입비중 21%)가 자국 내 공급 부족 우려로 수출제한 조치를 검토하는 등 향후 수입 여건은 불투명한 상태다. 특히 가스의 도입가격이 상승하면 관련 공기업 등의 수익성 악화, 전기가스요금의 추가적인 인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산업 중에서는 조선과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산업군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의 선박엔진과 부품은 대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반도체 또한 핵심 반도체제조용장비인 극자외선 노광장비(EUV)를 세계 유일의 생산업체인 네덜란드 ASML사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어 EU의존도가 높은데다 대체도 어려워 유럽의 공급이 부족할 경우 국내 생산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차량용반도체 점유율 1~2위 기업인 독일 인피니온과 네덜란드 NXP의 생산차질이 발생한다면 국내완성차 생산을 제약하는 요인이 된다.

 

다만 EU 의존도가 높은 일부 기계, 의약품, 식품의 경우에는 수입경쟁국 또는 국내에서 대체가 용이해 이같은 공급 감소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 관계자는 "러시아의 대 EU 가스공급 전면 중단이 현실화될 경우 EU뿐 아니라 우리 경제에도 상당한 리스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고 적극적인 GVC(글로벌밸류체인) 참여로 해외 공급망 충격에도 상당 부분 노출되어 있는 만큼 경제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선 선제적인 재고 확보와 수입선 다변화 등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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