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이모티콘 생태계는 꾸준히 발전했다. 창작자는 1만명 이상 규모로 성장했고 이모티콘이 하나의 캐릭터 지식재산(IP)으로 성장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이모티콘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진 웹툰이 등장했고 미국, 스웨덴 등에서 각종 명품 브랜드와 이모티콘이 협력한 제품들도 출시됐다. 이모티콘을 기반으로 한 상품을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도 나왔고, 프랑스에서는 한국 이모티콘을 기반으로 애니메이션이 제작됐다. 당장 카카오가 제작한 기본 이모티콘인 '카카오프렌즈' 지식재산권은 2012년 11월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 이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방·인형·학용품·식품·패션·스포츠용품 등과 같은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카카오는 이용자들의 수요가 늘자 '이모티콘 플러스'라는 구독 상품을 만들어 월정액으로 다양한 이모티콘을 무한정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 덕분에 이모티콘 작가들 또한 비교적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김하나 작가는 "창작자들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시장조사회사 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12월 모바일 메신저를 사용하는 전국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85.8%가 모바일 이모티콘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70.5%가 유료 이모티콘 구입 경험이 있다고 했다. 특히 유료 이모티콘 구매 경험이 있는 이들의 수치는 2014년(21.1%)과 2015년(31.3%)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이처럼 유료 시장이 발전하면서 '귀여운 낙서로 이모티콘 연금 만들기' '쉽게 배우는 이모티콘' '왕초보에서 이모티콘 마스터로' 등과 같은 이모티콘 강의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 강의 스타트업인 클래스101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검색 키워드 1위에 이모티콘 클래스가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22년 6월 기준 이모티콘 클래스는 총 117개로 전년 동기 대비 60% 성장했다. 실제 구매 또한 18% 증가했다.
이런 강의들이 확대됨에 따라 이모티콘 제작 연령층도 다양해지고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이모티콘 작가 연령대는 20대가 49.9%이며, 30대가 34.5%, 40대 이상도 12.4%의 분포를 보였다. 최연소 작가는 12세, 최고령 작가는 81세였다.
중요한 사실은 카카오가 이런 이모티콘 생태계 성공을 발판 삼아 오픈채팅에서 통용될 '아바타' 생태계를 만들 준비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메타버스를 추구하는 많은 회사가 3차원 아바타에 집중함으로써 표현의 한계를 낳고 있지만 카카오는 풍부한 감정 표현이 가능한 '이모티콘' 생태계에서 배웠던 것들을 활용해 사용자들의 소통을 강조한다는 것이 전략적 차이점이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지난 2월 대표로 내정될 당시 "흔히 메타버스라고 하면 3차원(3D) 아바타를 많이 떠올리지만, (카카오의 메타버스엔) 아바타가 핵심이 아니다"며 "아바타나 3D그래픽이 오히려 (메타버스의 목적인 소통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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