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세계 각국이 양자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양자분야가 '반도체 신화'를 재현해줄 분야라고 보고 국내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기반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서울대, 한양대, 고등과학원(KIAS), 영국 임페리얼 대학 등 국내외 연구진과 함께 양자내성암호의 주요 기반 문제중 하나인 선형잡음문제를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양자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지난 5월 발표했다.
양자내성암호는 수학적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 기술이다. 연산만으로 암호를 해독하려면 양자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수준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리도록 하는 암호화 방식이다. 별도 장비 없이 소프트웨어만으로도 구현이 가능해 확장성도 뛰어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ETRI는 이번 연구결과가 그동안 불가능하다고만 생각되던 양자내성암호 양자공략이 원리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ETRI는 또 지난해 8월 대전에서 열린 양자컴퓨터 암호 국제학술대회(PQCrpyto 2021)에서 암호를 분석하는 전용 플랫폼인 '큐크립톤'을 소개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양자컴퓨팅 환경에서 다양한 암호가 갖는 안전성을 분석한 연구는 최초의 사례인데다 양자컴퓨터 환경에서도 해킹을 막는 안전한 암호 체계를 검증할 수 있는 만큼 학계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TRI는 미래의 양자암호통신 상용 서비스를 위해 국제표준 선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와 손잡고 양자암호통신 전송 시스템 상용화를 위한 표준기술 연구에도 힘쓰고 있다. 앞서 2011년에는 25km 거리에서 국내 최초로 양자암호통신에 성공한 바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작년 3월 국가보안기술연구소(NSR)와 공동연구를 통해 도청 걱정이 필요 없는 '양자직접통신' 기술을 개발했다. 공동 연구팀은 20km에 이르는 국가용 양자암호 시험통신망에서 양자직접통신 기술을 구현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2019년 대전 지역 내 50km 길이의 국가용 양자암호 시험통신망을 처음으로 개통한 이후 유의미한 성과를 도출해냈다.
KRISS는 또 한국형 양자컴퓨팅 시스템 개발(50큐비트급)을 주도하고, 국내외 양자기술 연구기관과 활발히 공동연구하는 등 양자 컴퓨팅 기술개발의 주요 기관으로 역할을 수행 중이다.
국내 양자기술 중 최초로 상용화가 이뤄진 양자암호통신 서비스(KT, SK브로드밴드)와 세계 최초 양자내성암호 서비스(LG유플러스), 양자난수발생칩(SK텔레콤) 등 민간의 성과에 출연연들의 노력이 기반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양자기술은 미국, 중국 등 선진국들이 국가적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미래 기술경쟁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본 데 따른 것이다. 한국도 양자기술을 국가전략 기술 중 하나로 선정했으며 오는 2030년에는 양자기술 4대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올해 말까지 범부처 양자기술 로드맵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양자기술과 산업은 세계 모두가 이제 막 첫발을 내디뎠을 뿐인 만큼, 한국이 제2의 반도체 성장 신화를 쓸 기회가 남아있는 분야라고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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