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은 한 때 한국인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지만 사업이 어려워지고 생계가 위협 받으면서 생각이 바뀌고 집단 탈출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외국인들이 직면하고 있는 딜레마를 반영한다고 보도했다.
50대 백 모 씨는 선전에서 한국 교민을 상대로 무료 주간지 사업을 하고 있다. 시절 좋았던 2000년대 초반에는 주간지에 100개에서 150개의 광고를 실을 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교민이 크게 줄면서 광고는 20개로 줄었고 한 때 4만부를 배포하던 종이잡지도 중단했다.
지린성 옌볜조선족 자치주의 중심도시 옌지에서 20년 이상 거주해 온 49세의 정 모 씨 사정도 딱하다. 2008년부터 이어 오던 중국어 교육 사업을 지난해 9월 접었다. 정 씨는 옌지에 살던 한국인의 50%가 전염병 기간에 떠난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유학생 수도 현저히 감소했다. 2018년에 저장대학교에 입학한 한국인은 300명 정도 됐지만 2021년에는 1백여 명으로 줄었다.
2017년에 7만 3천 명이 넘었던 재중 한국 유학생은 2020년 4만 7천 명에서 2021년 2만 7천 명으로 급감했다. 올해 들어서도 상하이 봉쇄와 베이징의 엄격한 통제 때문에 많은 유학생들이 짐을 쌌다.
2021년 재외동포 현황에 따르면 재중 한국인은 23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코로나19보다 이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경제활동은 물론 인간의 기본적 자유까지 제한하는 중국의 극단적 방역은 교민과 유학생들이 중국을 떠나는 이유다. 하지만 한국인들의 이탈을 코로나19 영향 때문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연합뉴스
중국 경제와 통상 전문가인 한양대 문흥호 교수는 SCMP에 한국인들의 탈출은 최근 몇년간 양국 관계가 전반적으로 어긋난 결과이기도 하다"며 "양국 정부는 한중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특히 최근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한국 젊은이들의 중국에 대한 생각을 개선할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 전개되고 있는 탈중국론이 엉터리이며 우리의 경쟁력이 약화된 것을 중국 시장의 문제로 몰고 가고 있는 건 아닌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은 한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저부가제품의 경쟁력 약화를 고부가제품 시장까지 묶어서 판단하고 있다며 탈중국을 해야 할 품목이 있고 진(進)중국 해야할 품목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탈중국은 중국에서 공부한 적도 일해본 적도 없는 정치인, 언론인들에게 물어볼 일이 아니라 중국에 공장 짓고 장사하는 기업인들에게 물어봐야 답이 나온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 안성용 베이징 특파원 ahn89@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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