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초대형화가 가속화한다. 전체 TV 판매액 가운데 70인치 이상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길 전망이다. 물가 상승 여파로 TV 시장 전반의 수요가 침체된 가운데 이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고소득층의 초대형 제품 구매는 유지되면서 초대형화에 속도가 붙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9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으로 70인치 이상 제품은 20.1%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70인치 이상 TV 비중은 2019년 10.2%를 기록한 뒤로 2020년에 14.4%, 지난해 18.2%로 꾸준히 높아지는 모습을 보여왔다.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70인치 이상 제품은 초대형으로 분류된다.
LCD(액정표시장치) TV 대비 평균판매가격(ASP)가 높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에서도 초대형화 추세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특히 OLED TV는 초대형 시장에서의 비중을 빠른 속도로 키우고 있다. 올해 70인치 시장에서의 OLED TV 점유율은 출하량 기준으로 5%를 돌파할 예정이다. 금액 기준으로는 13%에 육박하는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같은 전망은 올해 물가 상승 여파로 전체 TV 시장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나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고물가로 지갑 두께가 얇아진 소비자들이 비생활필수품인 전자제품의 교체 시기를 뒤로 미루고 있어서다. 옴디아는 올해 전 세계 시장에서 2억879만4000대의 TV가 출하될 것으로 본다. 지난해 연간 출하량과 비교하면 474만3000대가량 적은 규모다.
업계 한 인사는 "화면이 크면 클수록 좋다는 거거익선은 TV 시장의 전통적인 트렌드"라면서도 "고가 제품을 주로 소비하는 고소득자들이 물가 상승의 여파를 상대적으로 덜 받는 영향으로 초대형화 추세가 보다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향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형화 흐름의 대표적인 수혜자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꼽힌다. 라인업 내 70인치 이상 제품 비중이 높을 뿐 아니라 시장 전체에서도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70인치 이상 TV 시장에서 두 회사가 차지한 비중은 60%에 달했다. 양사는 국내외 주요 매체의 최고 제품 조사에서 매번 이름을 올릴 만큼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양사는 경기 불황에 대응해 초대형 제품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올해 초 초대형 라인업을 한층 강화한 데 이어 3분기에 대화면 제품을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은 오는 8월 98인치 Neo(네오) QLED TV를 출시, 다음달인 9월에는 89인치 마이크로 LED TV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도 이르면 내달 97인치 OLED TV를 출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TV 업계 관계자는 "올해 유례없이 11월에 열리는 카타르월드컵 영향으로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 초대형 TV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 업체들도 수요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 시장에 초점을 맞춰 마케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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