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들어 외국인·기관 매도 전환 인플레 등 매크로 악화에 주가 횡보 "이재용 부회장 경영 복귀·M&A 모멘텀 기회" "하반기 주주환원 정책 재검토 중요"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수개월째 6만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달 들어 다시 매도에 힘을 싣는 반면, 개인만 매수하는 양상이다. 주가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해외 경영에 복귀하면서 반등세가 나타날지 관심이 쏠린다.
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한주간(5월30일~6월3일) 삼성전자는 6만6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주(5월27일) 대비 0.45% 상승한 수준이다. 이번 주 내내 삼성전자 주가는 6만6000원에서 6만7000원대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수급별로는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1333억원, 1631억원 순매수했다. 기관은 3098억원 순매도했다.
다만 이달(6월1~2일)로 시점을 좁혀 보면 외국인은 다시 매도에 힘을 싣고 있다. 외국인은 696억원 순매도했다. 기관은 1566억원 내다 팔았다. 개인만 2166억원 담았다. 외국인이 다시 매도에 나선 것은 인플레이션 완화와 경기 연착륙에 대한 뚜렷한 지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내 5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5.4%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이후 최고치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부터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양적긴축(QT)을 시작하며, 기준금리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수차례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것도 악재 요인이다.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개월 만에 글로벌 현장을 경영을 시작하면서 주가에도 변곡점이 생길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 부회장은 오는 7일부터 반도체 장비업체 ASML 관계자를 만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공급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네덜란드로 출장을 떠난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분야 부사장 등을 포함한 20여명의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등에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인수합병(M&A)에 대한 시그널도 주요 관점 포인트 중 하나다.
증권사에서도 일시에 악재가 쏟아진 상황에서 오너 경영 복귀 등이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선단공장 수율 불안정, 갤럭시 게임최적화서비스(GOS) 이슈,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적자 등의 이유로 주가가 내려앉았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파운드리와 스마트폰 사업에 대해 투자자들의 기대가 감소해 주가가 올해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8.3배에 거래 중”이라며 “오너 경영 복귀 및 대형 M&A 가능성이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주가에 모멘텀이며, 최근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M&A 가격 메리트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하반기 주주환원 정책의 재검토가 확실한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막대한 순현금의 활용 방안에 대해 다양한 M&A 기회를 검토했으나 집행 여부는 막연한 상황”이라며 “불확실한 합병 시너지에 대한 기대보다는 주가 부양이 투자자 및 새로운 경영 체계의 모두 긍정적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