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쏠림현상 있을 때 시장 안정화 위해 개입"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갈아 세우며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 수준인 1300원 목전까지 치솟으면서 시장은 외환당국이 시장 개입에 나설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장중 1291.5원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96원(2020년 3월 19일)을 기록한 것이 고점이었다. 종가 기준으로는 1288.6원까지 오르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이었던 2009년 7월 14일(1293.0원) 수준에 근접하는 등 12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300원을 넘어서게 되면 2009년 7월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1300원을 돌파하게 된다.
외환당국 역시 이 같은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외환당국은 올 들어 두 차례나 공식 구두개입에 나섰으나 약발이 들지 않았다. 지난달 25일에는 환율이 장중 1247.5원까지 치솟으며 2020년 3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자 "정부는 최근 환율 움직임은 물론 주요 수급주체별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에 앞서 3월 7일에도 구두개입에 나섰다.
이후에도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수차례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놓는 등 개입에 나섰지만 영향은 미미했다. 문제는 세계적인 초 강달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환시장에 섣불리 개입에 나설 경우 환율도 못 잡고, 외환보유액만 소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외환당국이 달러 매도에 나서면서 4월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493억 달러로 전월말( 4578억1000만 달러)보다 85억1000만 달러 감소했다.
달러는 최근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달러 강세에 원화 절하폭이 크지 않은 수준이었지만 이번달 들어 달러 상승폭과 비슷하게 가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12일(현지시간) 장중 104.955까지 치솟으며 2002년 12월12일(고가기준 105.150) 이후 19년 5개월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날 종가(104.795) 기준으로 달러 가치는 지난해 연말 대비 9.62% 뛰었다. 같은 기간 원화 가치 역시 8.39% 하락해 달러 상승폭과 큰 차이가 없다.
외환당국 역시 이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결정되지만 급등이나 급락 등 시장 안정을 위협할 정도로 일정 방향으로 쏠리면 외환당국이 외환보유액을 사용해 달러를 사거나 팔아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한다. 한국은행은 매 분기별 외환 순거래액(총매수액-총매도액)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총매수액과 총매도액 등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순거래액이 마이너스일 경우 외환시장에 그 만큼 달러를 순매도 했다는 뜻이다.
외환당국은 관계자는 "최근 들어 달러 가치가 오른 만큼 원화 가치도 비슷하게 하락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쏠림현상이 있을 때 시장 안정화를 위해 개입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달러 강세와 국내 외국인 주식 순매도 등 자본유출에 따른 요인들이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은 42억6000만 달러(약 5조3000억원) 순유출 됐고, 채권자금은 4억7000만 달러 순유입됐다. 이에 따른 외국인의 국내 전체 증권투자자금은 37억8000만 달러 순유출됐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물가(CPI)와 생산자물가(PPI) 지수도 각각 전년동월대비 8.3%, 11.0% 상승하면서 시장 전망치보다 높은 등 인플레이션 경계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른 미 연준의 '빅스텝'이 6월과 7월 뿐 아니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가속화에 따른 한미 금리 역전 가능성에 원화 약세 압력을 더 높이고 있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1.5%로 미국(연 0.75~1.00%)의 기준금리 차이가 상단 기준으로 0.5%포인트에 불과하다. 이번 달 26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더라도, 6월, 7월 두차례만 '빅스텝'을 밟아도 7월에는 한미 금리가 역전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봉쇄 조치 역시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중국은 상하이 봉쇄조치를 이어가고 있고 베이징도 봉쇄 조치를 늘리고 있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역외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장중 달러당 6.806위안 선까지 치솟았다.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도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외환 당국의 실개입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1300원은 1100원이나 1200원과 상징적인 의미가 남다른 빅피겨이며 금융위기 이후 10년 넘게 경험해보지 못한 레벨"이라며 "최근 당국의 연속적인 구두개입에도 롱(달러 매수)심리 과열이 통제를 벗어난 만큼 장중 미세조정을 포함한 실개입이 유입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 빅스텝' 나선 미국, 금리 차이 좁히기 나선 한국 (0) | 2022.05.14 |
|---|---|
| "주주가치 훼손하는 '임원 돈잔치' 안돼"..세계 최대 국부펀드의 '일갈' (0) | 2022.05.14 |
| KG그룹, 쌍용차 새 인수예정자 선정…KG그룹株↑쌍방울↓ (0) | 2022.05.13 |
| 국내 증시, 美물가에 눈치보기.."인플레 민감 변동장세 지속"(종합) (0) | 2022.05.12 |
| '기술株 시대' 저무는 신호인가..애플 '세계 1위 시총' 자리 다시 아람코에 내줘 (0) | 2022.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