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의 외로운 순매수 : 힘은 충분할까?
지지부진한 증시 흐름이 이어지는 올해 2022년 증시 속에서도 개인투자자의 외로운 순매수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0년 동학 개미 운동이 시작된 이후로 매년 강한 매수세를 보여준 개인투자자는 올해에도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 18조 원에 이르는 순매수를 보이고 있습니다.
외롭게 이어지는 개인의 순매수세를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과연 개인의 힘은 충분할까?
▶ 2020년을 기점으로 매도로 일관하던 개인은 순매수로 돌아섰다.
지난 2010년대 지루한 횡보장을 보내면서 개인투자자는 매도로 일관하였습니다. 아니 어쩌면 2000년대부터 개인의 순매도는 거의 20여 년 가까이 지속되었습니다. 2003년 연초부터 2019년까지 개인투자자가 순매도한 규모는 코스피+코스닥 양 시장에서 40조 원에 이르렀습니다.
[ 개인투자자 코스피와 코스닥 누적 순매수 누적 추이 ]
[ 원자료 참조 : KRX 투자자별 거래실적 등 / 자료 누적 계산 : lovefund이성수 ]
하지만, 2020년 동학 개미 운동을 거치면서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차원이 다른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행진과 고객예탁금 유입이 발생하면서, 2020년 연초부터 2022년 최근까지 개인투자자는 152조 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하기에 이릅니다. 즉, 2003년부터 2019년까지 개인이 순매도했던 규모를 모두 덮고도 넘칠 정도의 대규모 개인 순매수가 발생했던 것이지요.
▶ 2021년 하반기 이후 : 개인투자자의 순매수를 위한 총알 소모가 관찰되다.
개인투자자의 강력한 순매수에는 증시로의 자금 유입 속에 고객예탁금 증가가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증시 토크를 통해 종종 비유해 드린 바처럼 고객예탁금은 마치 개인의 순매수를 위한 총알과도 같습니다.
개인투자자가 열심히 순매수하여 총알을 소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고객예탁금은 계속 유입되다 보니 2019년 연말 27조 3,384억 원 대비 고객예탁금은 최근 35조 원이나 증가하여 62조 2,450억 원에 이르러 있습니다.
개인의 순매수가 이어지더라도, 고객예탁금이 2020년과 2021년 상반기처럼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면 주식시장은 개인이 주도하는 분위기 속에 강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 이후 과거와 다른 분위기가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바로 개인투자자가 순매수라는 총알을 열심히 쏘고 나면 뒤에 총알이 줄어드는 것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지요.
[ 고객예탁금 2003년 이후 최근까지 추이, 자료 참조 :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 ]
위의 자료는 2003년 연초부터 최근까지의 개인투자자의 고객예탁금 추이입니다. 2020년 동학 개미 운동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고객예탁금 30조 원도 안 되던 규모에서 이제는 60조 원이 상수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눈에도 작년 하반기 이후 고객예탁금이 정체 구간에 들어와 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2년 올해에는 5조 원이나 감소하기도 할 정도로, 작년 초와 달리 고객예탁금 증가세는 멈추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꺾였다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속에 총알 보급이라 할 수 있는 고객예탁금이 충분히 들어오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2020년이나 2021년 상반기처럼 개인투자자가 증시를 지배하기는 어렵습니다. 순매수하더라도 그저 밑에서 받치는 정도이고 2020년과 21년처럼 주식시장을 끌고 가기에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입니다.
▶ 그나마 현재 시가총액 대비 예탁금 비율은 높은 편 : 개인 수급이 나쁘지는 않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 고객예탁금이 낮은 수준은 아닙니다. 시가총액 대비 예탁금 비율은 4월 5일 기준 2.4%입니다. 이는 2020년 연말 2.8%보다는 낮아진 수준이기는 하지만, 과거 2000년 초반 수준으로 증시 분위기가 조금만 좋아진다면 바로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영역이라 하겠습니다.
과거 선례로 볼 때 시총 대비 예탁금 비율이 2~3% 영역에서는 향후 증시를 견인할 에너지가 충분하지만 1% 수준으로 내려가게 되면 증시를 견인할 힘이 크게 낮아졌었습니다.
[ 시가총액 대비 고객예탁금 비율. 자료 참조 : KRX / 금융투자협회, 계산 : lovefund이성수 ]
▶ 정리 : 현재 개인의 외로운 순매수 현상 유지 정도의 힘이지만 밀릴 정도는 아니다.
개인투자자의 외로운 순매수가 오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동성의 총알이라 할 수 있는 고객예탁금 보급이 늘어난다면 2020년처럼 개인의 힘만으로 앞으로 나갈 수는 있겠지만 지금은 총알이 줄어드는 것이 보일 정도로 예탁금 증감은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라, 시가총액 대비 고객예탁금 비율을 본다면 그렇게 비관적이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즉, 개인의 순매수는 파괴적인 상승을 만들지는 못하지만, 현상 유지하는 정도 또는 주가지수 2,600p 부근의 바닥 권역을 지지할 수 있는 여력은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지금은 아쉬운 분위기이지만 시장 분위기가 조금만 돌아서거나 수급 주체 중 한 곳이라도 우호적으로 나온다면 개인과 함께 쌍끌이 매수 속에 앞으로 나가는 힘이 만들어질 수 있겠습니다.
여기에 그나마 다행인 것은 주가지수가 2,600p 권역을 찍은 이후 2020년 여름 이후 작년까지 증시에서 폭탄 투매를 해오던 연기금(실질적으로는 국민연금)의 수급이 서서히 돌아서고 있다는 점은 작은 위안이 될 수 있겠습니다.
2022년 4월 7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및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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