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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철학의 출범

◆의사결정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3. 23.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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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철학의 출범

구조론연구소  김동렬  2022. 03. 21

 

 

구조론은 수학이다. 그 수학의 자궁이다. 수학의 수학이다. 정확히는 수학의 반대다. 인간이 자연으로 다가서는 것이 수학이라면, 반대로 자연이 스스로를 인간 앞에 펼쳐내는 것이 구조론이다. 자연은 스스로 펼치고 인간은 그것을 헤아린다. 자연과 인간이 서로 마주보고 반대편에 서는 것이다.

 

    하나의 꽃봉오리가 벌어지면 그 속에 숨은 다섯 장의 꽃잎이 펼쳐진다. 그것이 구조론이다. 구조론은 꽃이 피기까지의 절차를 해명한다. 인간이 꽃잎을 하나씩 세는 것이 수학이다. 꽃이 피고 난 다음에 셀 수 있다. 구조론이 수학에 앞선다. 꽃잎을 따는 것은 과학이다. 구조론이 먼저고, 수학이 다음이고, 과학이 뒤를 따른다.

 

    자연의 펼쳐짐과 인간의 헤아림은 방향이 반대인 것이 인간들에게 있어서 많은 실패의 원인이 된다. 자연의 열매맺음이 구조론이라면, 인간이 그 열매를 알아봄은 수학이고, 그 열매를 따는 것은 과학이다. 자연은 스스로 존재하고, 수학은 중간에서 자연과 인간을 연결하고, 과학은 그 자연의 결실을 획득한다. 구조론은 자연중심이다. 수학은 중립이다. 과학은 인간중심이다. 여기서 근본적인 방향의 차이, 사고방식의 차이에 주목해야 한다.

 

    자연의 본래 모습을 알았거든 인간의 삶도 걸맞게 바뀌어야 한다는게 필자의 K철학이다. 구조론과 K철학은 다르다. 구조론은 저절로 펼쳐지는 자연의 본래 모습을 탐구하고, K철학은 그것을 인간의 삶과 연결시킨다. 자연의 본래 모습과 인간의 삶을 일치시키려는 것이다. 자연과 인간 사이에 결맞음이 필요하다. 그것이 K철학이다.

 

    자연의 본래 모습은 연결이다. 자연은 널리 연결되어 있다. 사방으로 망라되어 있다. 그러나 역사 이래 인류의 철학은 죄다 단절의 철학이었다. 일찍이 연결을 말한 사상가는 없었다. 단절은 쉽고 연결은 어렵기 때문이다. 연결하려면 닫힌계 안에서 주어진 자원으로 부족하고 거기서 하나가 더 있어야 한다. 동력원이 필요하다. 밖으로 나가서 조달해야 하는 플러스알파가 필요하다. 현재에는 없는 미래의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그것은 현재 없기 때문에 생각할 수도 없다. 그래서 아무도 그것을 말하지 않았다.

 

    자연은 낳음으로 그것을 조달한다. 어미는 자식을 낳고, 초목은 새잎과 줄기를 낸다. 인간에게는 생산력의 혁신과 거기에 걸맞는 권력주체의 형성이 필요하다. 누구도 그러한 본질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그것은 지금 없고 없으므로 연결할 수 없다. 있는 것은 단절할 수 있을 뿐이다. 지금 있는 무언가를 혐오하고 배척하고 반대하는 단절의 문명에서 널리 아우르는 연결의 문명으로 갈아타야 한다. 자연의 본 모습이 연결이므로 인간도 연결의 철학으로 갈아타야 한다.

 

    닫힌계 안에서는 오직 단절만 가능하므로 천장을 뚫고 울타리 밖으로 나가서 외부에서 그것을 조달해야 한다는게 딜레마다. 단절은 내부에서 가능하나 연결은 반드시 껍질을 깨고 밖으로 나가야만 가능하다. 그것은 특별한 것이며 훈련된 사람만 할 수 있다. 그것은 집단의 리더만 할 수 있고, 함선의 선장만 할 수 있고, 핸들을 쥔 운전사만 할 수 있다. 우리는 외부의 새로운 자원과 연결할 수 있는 지성인이 되어야 한다.

 

    무엇이든 첫 시작은 연결이다. 첫 출생, 첫 소풍, 첫 등교, 첫 출근, 첫 키스, 첫 인사는 어떤 연결의 형태로 일어난다. 그럴 때 철학이 필요하다. 단절은 철학이 필요 없다. 그냥 단절하면 된다. 사과를 따듯이 뚝 따면 된다. 반면 연결은 중매를 서듯이 신중해야 한다. 의사가 환자의 수술부위를 봉합하듯이 조심해서 진행해야 한다. 첫 연결지점에서 한 번 잘못되면 결이 틀어져서 이후로도 계속 잘못되기 때문에 인간에게 철학이 필요한 것이다.

 

    어떤 일에 착수하여 맨 처음 해야 하는 것은 연결이다. 이사를 가더라도 그러하다. 먼저 이웃집에 떡을 돌리고, 인터넷과 가스와 전기와 수도를 연결해야 한다. 인간이 자연과 처음 대면했을 때 그대의 할 일은 연결이다. 그러나 인간은 나무에서 과일을 따듯이 무언가를 단절하는데만 주의가 쏠려 있다. 파종은 연결이고 수확은 단절이다. 인간은 수확에만 관심을 가진다. 그것이 철학의 실패다. 진정한 철학은 무언가를 새로 연결하는 것이다. 우리는 부단히 더 큰 세계와의 연결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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