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韓 디즈니 꿈꿨던 게임 1세대..'재산 환원' 생전 약속 지켜질까

IT·가전·통신·과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3. 2. 15:25

본문

韓 디즈니 꿈꿨던 게임 1세대..'재산 환원' 생전 약속 지켜질까

강나훔 입력 2022. 03. 02. 11:36 수정 2022. 03. 02. 14:18 
 
故 김정주 이사 NXC 지분 68%
아내와 두 자녀에 상속 가능성
"자녀에 경영권 승계 않겠다"..생전 약속
NXC·넥슨 전문경영인 체제 확립..사업 방향은 변화 없을 듯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황망하다. 우리사회의 창조자, 도전자를 잃었다." 고(故)김정주 NXC 이사의 스승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

게임 업계 큰 별이 졌다. 고인이 된 넥슨 창업주 김정주 NCX 이사는 ‘온라인 게임 산업’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이자 1세대 벤처 신화로 평가받는다. 그가 창업한 넥슨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이제 막 닻을 올린 터였다. 선장을 잃은 넥슨도 방향키를 고쳐잡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마지막까지 ‘한국의 디즈니’ 꿈에 투자= 2일 업계에 따르면 고인은 생전 넥슨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디지털 아이디어와 콘텐츠 제작에 대한 투자에 중점을 두고 활발한 인수합병(M&A)을 펼쳐왔다. 특히 넥슨을 ‘아시아의 디즈니’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에 따라 콘텐츠 제작 투자에 재원을 아끼지 않았다.

 

넥슨은 지난해 6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사’ 투자계획을 발표한 이후 반다이남코 홀딩스와 세가사미 홀딩스, 코나미홀딩스, 해즈브로에 총 8억7400만달러(약 1조원) 투자를 단행했고, 글로벌 지식재산(IP) 보유사들과 영화·드라마 제작에도 역량을 집중해왔다.

 

올해 초엔 세계적인 영화 감독 루소 형제와 프로듀서 마이크 라로카가 설립한 미국 AGBO 스튜디오에 총 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인재 영입도 적극적이었다. 넥슨 지주회사 NXC는 디즈니 출신인 닉 반 다이크 최고전략책임자(CSO)도 영입하면서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서의 시작을 알렸다. 다이크 CSO는 디즈니에서 재직하는 동안 픽사와 마블, 루카스필름을 인수한 주역으로 꼽힌다. 그는 넥슨 합류 이후 넥슨 필름&텔레비전 조직을 총괄하면서 IP 영향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AGBO 스튜디오 투자 건도 다이크 CSO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2월엔 액티비전 블리자드·마블 스튜디오 최고임원 출신의 코너스 수석 부사장을 영입했다. 그는 디즈니가 마블 스튜디오를 인수한 이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 마블의 각종 IP 거래 전반을 총괄했다.

◆김정주 지분 68%는 어디로= 넥슨의 경영전략과 지배구조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넥슨의 지배구조를 보면 NXC ·NXMH→넥슨→넥슨코리아 등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김 이사가 NXC 지분의 67.49%가 보유하고 있고, 부인 유정현씨가 29.43%, 자녀인 김정민씨와 김정윤씨가 0.68%씩을 보유하고 있다.

NXC는 본사인 넥슨 일본법인의 지분 28.5%를 직접 보유하고, 100% 자회사인 벨기에 투자법인(NXMH)을 통해 18.8%를 간접 보유한다. 일본 법인 넥슨은 넥슨코리아를, 넥슨코리아는 네오플, 넥슨지티 등 주요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현재로선 김 이사의 지분이 부인인 유정현 NXC 감사와 두 자녀에게 상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김 이사가 과거 자신의 재산을 사회환원하겠다고 약속하고,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어 지분 구조가 어떻게 정리될 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김 이사는 2019년 입장문을 통해 "저의 아이들에게 회사의 경영권을 승계시키지 않겠다"며 "회사를 세웠을 때부터 한번도 흔들림 없었던 생각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김정주 이사는 2019년 자신과 가족이 보유한 98% 가량의 NXC 지분 전량에 대한 공개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마땅한 적임자가 나타나지 않아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경영권 변화는 없을 듯= 당장의 넥슨 및 NXC 기존 사업 방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NXC와 넥슨은 일찌감치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했기 때문이다. NXC는 지난해 7월 이재교 브랜드홍보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알렉스 이오실레비치를 글로벌 투자총괄 사장으로 선임했다. 전문 경영인에게 자리를 맡겨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글로벌 투자를 확대한다는 김 이사의 구상이었다.

 

김 이사는 16년간 이어온 대표이사직을 내려놓는 대신 사내 이사직을 유지하면서 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투자처를 발굴에 집중해 왔다. 당시 김 이사는 "보다 자유로운 위치에서 넥슨컴퍼니와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길을 찾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넥슨일본법인과 넥슨코리아 역시 각각 오웬 마호니·이정헌 대표를 중심으로 한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전날 사내 공지에서 "저와 넥슨 경영진은 그의 뜻을 이어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더 사랑받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