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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인도태평양 전략에 담긴 북한은..트럼프 때와 큰 차이

자연환경·국방. 통일

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2. 1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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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인도태평양 전략에 담긴 북한은..트럼프 때와 큰 차이

류지복 입력 2022. 02. 12. 09:20 수정 2022. 02. 12. 09:31 
 

 

트럼프는 "최대압박" 공언..바이든은 "대화 추구" 기조 유지
'대북문제 후순위 밀렸나' 우려..'취임 첫해 상황 달라' 해석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PG)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평양에 대한 압력을 극대화하라"(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vs. "필요할 경우 어떤 공격도 격퇴할 준비가 돼 있다"(조 바이든 행정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가 11일(현지시간) 공개한 인도태평양 전략에서도 북핵 위협이 주요한 해결 과제로 제시됐다.

 

갈수록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여전한 가운데 북한이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우선순위로 자리 잡은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문건을 만든 것은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가 두 번째다.

바이든 인도태평양 전략에 담긴 대북 정책 [백악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북한을 다룬 부분을 보면 상당한 온도 차가 있는 게 사실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10쪽짜리 인도태평양 전략 문건에서 북한의 위협은 상위에 위치해 있다.

문건의 첫 단락인 '국가 안보 위협' 세 가지 중 북한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이어 두 번째로 적시돼 있다.

 

북핵 해법에서도 "김정은 정권에게 생존의 유일한 길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확신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또 행동 계획에서는 "경제, 외교, 군사, 법 집행, 정보를 사용해 평양에 대한 압박을 극대화한다"며 '최대 압박'을 공언했다.

 

'대량파괴무기(WMD) 프로그램에 심각한 손상을 준다', '통화의 흐름을 막는다', '체제를 약화시킨다'는 강한 표현이 들어가 있고,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뒤집는 조처를 하면 협상을 검토하라"는 강경론도 나와 있다.

트럼프 인도태평양 전략에 나온 대북 정책 [미 국립문서보관소 자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바이든 행정부가 이날 공개한 12쪽짜리 인도태평양 전략에는 중국의 위협을 최우선 과제로 상당 분량으로 기술한 뒤 기후변화, 전염병 대유행, 자연재해 등과 함께 북한이 도전 과제로 제시돼 있다.

해법으로는 "진지하고 지속적인 대화를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적었고, "경쟁국을 포함해 다양한 주체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언급해 동맹인 한국과 일본 외에 북한을 두둔해온 중국, 러시아와 협력도 도모하겠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우리는 미국과 동맹국들에 대한 어떤 공격도 저지하고 필요할 경우 격퇴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한 부분이 그나마 강한 표현이지만, 트럼프 행정부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도 차가 크다.

 

이를 두고선 북핵 문제 해결 의지가 약화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을 수 있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는 정상 간 담판을 도모한 트럼프식 일괄타결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대화의 물꼬를 틀 돌파구 마련에는 소극적이라는 일부 지적을 받는다.

 

미국이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하지만 북한은 계속 불응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전략적 인내'의 재판이라는 비판론도 있다.

 

이런 와중에 아프가니스탄 철군, 러시아의 침공 우려를 낳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 시급한 외교 현안이 연이어 터지면서 북한 문제가 후순위로 밀린 것 아니냐는 우려 역시 있다.

 

하지만 두 행정부의 강도 차는 서로 다른 상황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전략을 문건으로 만든 것은 취임 1년쯤인 2018년 초다.

 

2017년은 북한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에 열을 올리고 미국이 '화염과 분노'로 압박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로 맞서는 등 북미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이었다.

 

'미치광이 전략'이라고 평가받을 정도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예측 불허 스타일에 세계가 긴장하면서 중국과 러시아 역시 대북 제재에 협력하던 때이기도 하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경우 북한이 새해 들어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시험에 나서며 압박 수위를 높이기 전까지는 북미 긴장 수위가 덜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중 갈등 격화로 인해 북한을 움직일 '뒷배라는 평가까지 받는 중국의 협력을 끌어내는 일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19년 9월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장면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문건 자체의 성격 차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기밀 낙인이 찍힌 비공개 문건이었다. 이 문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 퇴임 직전인 작년 1월 로버트 오브라이언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기밀 분류를 해제함으로써 대중에 알려졌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 역시 별도의 기밀 자료를 갖고 있을 수 있지만, 이날 언론에 배포한 문건은 아예 일반 공개를 목표로 했다.

 

기밀 문건과 달리 공개용은 대중에 알려질 때 발생할 여러 상황과 변수에 대한 고려가 필요해 직접적이거나 직설적인 전략과 행동 계획을 담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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