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바닥 다졌다…기술적 반등 타이밍"
"지연됐던 임상 재개 전망…CMO 기업 주목"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바이오 업종은 매해 연초마다 주목할 업종으로 거론되는 단골 손님이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바이오 업종이 작년 부진했던 흐름을 털어내고 반등의 실마리를 풀어낼 것으로 예상했다.
8일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바이오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확대되고 있다. 작년 바이오주의 주가가 대부분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면서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아졌고, 코로나19 및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지연됐던 임상이 올해부터 재개되는 등 새로운 신약 파이프라인 등 성과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국내에 코로나19가 번지기 시작한 재작년은 그야말로 바이오 기업들의 해였다. 진단키트를 비롯해 백신, 치료제 등 수많은 바이오 기업들이 시장 주도주로 떠오르면서 주가가 고공행진했다. 하지만 작년 화이자·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한 코로나 백신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국내 백신 기업들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졌고 경구용(먹는) 치료제까지 등장하면서 국내에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의 주가는 미끄럼틀을 타기 시작했다. 바이오 업종 투자자에게 있어서 작년은 성과보다는 실망이 많았던 해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인플레이션 우려 등 불확실한 요소가 많지만 전문가들은 바이오 업종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시장을 주도할 만한 강세가 나타나진 않겠지만 제한적인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의견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제약·바이오 종목군의 반등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경기 사이클의 순환적 하강 국면에서는 성장에 대한 기대가 투영될 수 있는 종목군이 강세를 나타내곤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태기 상상인 연구원 역시 "올해는 금리 상승 시기로 예상되기 때문에 성장주인 제약·바이오섹터에는 불확실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그럼에도 제약·바이오주의 주가는 회복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주가 상승을 점치는 이유는 두가지다. 먼저 바이오주의 주가가 바닥을 다졌다는 판단이다. KB증권에 따르면 바이오 업종의 밸류에이션 레벨은 2014년 상반기와 2020년 3월 수준만큼 낮아졌다. 2014년은 코스닥에서 바이오 업종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 기점인데, 지난 7년 간 형성돼 왔던 기대감이 모두 빠진 상태가 된 것이다. 또 2020년 3월은 코스피가 1400대까지 낮아졌던 시기다. 지금의 바이오 업종(특히 바이오)은 그때만큼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상황이다.
김학균 센터장은 "기술적으로 보더라도 코스피 의약품 업종 지수가 지수 대비 2년 연속 약세를 나타냈던 경우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2010년이 유일했다"며 "당시에도 2009년은 의약품 업종 지수도 많이 올랐지만 코스피의 상승 강도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상대 수익률이 큰 폭의 마이너스로 기록됐다. 기술적 반등 타이밍"이라고 판단했다.
두번째 이유는 코로나19으로 지연됐던 수많은 임상 시험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은 초기 단계에서 모든 임상 시험에 중단, 지연 등의 영향을 줬으나 백신 및 치료제가 출시됨에 따라 이런 영향은 다소 줄어들고 있다"면서 "따라서 중단 또는 지연됐던 항암제 임상 파이프라인에 대한 관심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며 위드코로나 체제로 전환되며 신약개발 임상 또한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바이오 업종 중에서도 종목 선별이 중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위탁생산(CMO) 분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태기 연구원은 "한국에서 전통적으로 경쟁력 있는 '빨리빨리' 문화에 기반한 제조업 성격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은 여전히 유망할 것"이라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 의약품 CDMO 사업 관련주는 올해에도 상승 모멘텀을 유지할 전망이며 그외에도 CMO에서 설득력 있는 경쟁력을 제시하는 바이오 기업의 주가는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도 "미중 무역 갈등이 바이오 업종으로 확산되는 모습인데, 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있는 중국 CMO 업체들에게 발주를 맡기기 어려운 환경이 된 것이 사실"이라며 "공급망 다변화 관점에서 아시아 CMO 업체는 필요하다. 결국 우리나라 CMO 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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