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에 대한 단상 : 돌발 악재가 터진다면?
새해 벽두부터 한국 증시에 당혹스러운 뉴스가 헤드라인을 장식하였습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직원이 1,880억 원을 횡령하였는데, 알고 보니 동진쎄미켐 주식을 대량 매수하여 공시까지 하였던 큰손 아무개 씨와 동일 인물로 밝혀지면서 시장 참여자들에게 큰 쇼크를 안겨주었습니다.
현재 오스템임플란트는 거래정지되었고, 상장 적격성 심사 대상 사유가 발생하면서 상장폐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늘 증시 토크는 이를 증시에 발생한 하나의 기록을 남기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중요한 투자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 이해가 안 되는 상황 : 어떻게 3개월 동안 모를 수 있지? 그리고 몇 가지 의문
어쩌면 이번 사건은 10월 5일에 공시된 동진쎄미켐 주식 대량 보유 상황 공시를 오스템임플란트 회계 관련 직원이 의심을 하였다면 더 빨리 알았을 것입니다. (혹시???)
10월 5일 동진쎄미켐의 주식을 7.62%를 보유한 아무개 씨는 5% 공시 규정에 따라 지분공시를 합니다.
그런데 이 부분부터 여러 관점에서 의문이 남습니다.
첫 번째로 횡령으로 주식을 매매한 이의 행동치고는 너무도 무모했단 점입니다. 5% 규정으로 지분공시를 하게 되면 이름뿐만 아니라 생년월일도 공시에 나오게 됩니다. 공시 내용을 보니 77년 8월생에 아무개 씨로군요.
만약 오스템임플란트와 관계있는 직원이라면 의심을 하지 않았을까요?
“내 동료 아무개랑 이름도 같고 나이도 생년월일도 같네?”
[ 오스템임플란트 자금을 횡령한 이의 흔적이 동진쎄미켐 지분공시에 그대로 남아있다 ]
두 번째로 횡령한 아무개 씨는 단 몇 달 만에 동진쎄미켐 주식을 매도합니다.
10월 5일에 7%대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공시한 횡령 의혹의 아무개 씨. 하지만 그는 다음 달 11월부터 매도를 시작합니다.
동진쎄미켐 지분공시를 보면 11월 18일, 19일 그리고 12월 13일, 16일, 17일, 20일 여러 날짜에 걸쳐 매도하는데 대량 보유한 큰손(?)치고는 매우 짧은 매매를 감행하였습니다.
무언가 시간에 쫓기듯 말이지요. 이 부분에서 추정할 수 있는 점은 3분기 말일을 맞춰서 자금을 확보 후 다음번 결산 전에 모든 일을 마무리하려 하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어떻게 회사 관계자 아무도 몰랐느냐는 의혹이 남습니다.
세 번째로 어찌 3개월 동안 회사는 어찌 몰랐겠느냐는 점입니다.
작은 구멍가게도 매일, 매주, 매달 시재를 맞추고 장부를 정리합니다. 그런데 코스닥150에 올라가 있고 유명한 기업이 이를 어찌 회사 관계자들이 몇 달간 몰랐을까 하는 점은 많은 의문을 만들게 합니다.
특히나 오스템임플란트의 3분기 말 기준 개별재무제표상 1,880억 원은 유동자산 5,106억 원에 1/3이 넘는 36%에 이릅니다. 작년 3분기 말 오스템임플란트의 현금은 1,588억 원 단기금융자산은 473억 원이 있었는데 이 점을 고려한다면 당좌 자산 중 거의 대부분을 횡령하여 빼갔는데도 불구하고 이 사건은 작년 연말과 올해 초가 되어서야 드러났습니다.
(※ 참고, 일반적으로 보시는 재무제표는 지배회사의 재무제표와 연결된 연결재무제표이다 보니 더 큰 수치로 자산이 나옵니다만, 이 사건은 개별 회사 단위의 문제이므로 개별재무제표를 토대로 비교하셔야 합니다.)
▶ 돌발 악재 : 투자자와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다
결과적으로 오스템임플란트는 현재 거래정지 중이고 자칫 상장폐지 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이고 말았습니다. (한국거래소 심사 사항이기에 상장폐지는 아직 모릅니다. 긴 시간이 지난 후 다시 거래 재개될 수 있습니다.)
거래정지로 인하여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보유한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돌발 악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는 개인 투자자로 그치는 문제가 아닙니다. 12월 3일 라자드 에셋(Lazard Asset Management LLC)은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확대하여 9.7%까지 늘렸다는 공시를 하였을 정도로 외국인 투자자에게도 인기 있는 주식입니다. 작년 연말 기준 외국인은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44% 보유하고 있습니다. 자칫 코리아디스카운트의 하나의 요인이 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가와 외국인 보유 비중 추이 ]
이뿐만 아닙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코스닥150 종목입니다.
그러다 보니 코스닥150 관련 ETF는 신라젠 이슈로 기준가 괴리가 발생하면서 부담이 되었는데 오스템임플란트 이슈도 겹치면서 주가는 무겁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운용하는 입장에서는 트래킹 오류 가능성과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입니다.
▶ 분산투자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하는 사례
과거보다 개인투자자의 합리적인 분산투자는 크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 연말 기준 대략 60%의 투자자는 1~3종목의 극소수 종목에 집중투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요. 그리고 집중투자를 하지 않으면 큰 수익을 낼 수 없다고 생각을 하십니다.
하지만 집중투자 후 큰 수익을 만들면 다행입니다만, 주식시장은 이번 오스템임플란트 사례처럼 회사 내부적인 이유로 혹은 화재나 재난과 같은 외부적인 이유로 거래정지 되어 투자 자산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주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그러하기에 필자는 적어도 10종목에는 분산 투자하시라고 이야기해 드리곤 합니다.
그 10종목 중 한 종목에서 사건이 발생한다고 하여도 전체 투자 자산에 –10% 정도 손실에 그치지만 1종목에 집중투자 하였는데 그 종목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 손실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종목 5개도 많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개인 투자자분들이 많으신데, 무조건 늘리셔야 합니다. 종목 수를 늘리다 보면 위험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그중 한 종목이 그야말로 효도하면서 큰 수익을 만들게 된다면 전체 계좌 수익률을 살찌울 수 있지요.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분산투자는 여러분들이 주식시장에서 생존할 힘이 되어 줍니다. 어쩌면 이번 오스템임플란트에서 발생한 사건은 또 한 번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22년 1월 4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및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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