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지난해 초 코로나19 사태 발생 당시 신속하게 진단키트를 출시했던 국내 진단기업들이 이번에도 세계 최초로 오미크론 진단키트를 선보이며 다시 한번 글로벌 기술력을 입증했다. 단기간 내 진단키트 출시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축적된 진단시약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3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를 판별할 수 있는 오미크론 변이 유전자증폭(PCR) 시약이 이날부터 현장에 도입됐다. 기존 진단키트 검사시간은 3~5일 정도 소요됐지만, 오미크론 진단키트는 이를 3~4시간으로 크게 단축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말 국내 진단기업들에 오미크론 진단키트 개발을 의뢰했고, 이달 15일 전후로 개발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니아가 개발한 오미크론 진단키트.(사진=바이오니아)
이들 업체가 관련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지난 1일 국내에서 첫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온 이후 한달 여만에 오미크론 진단키트 검사가 가능해진 것이다. 오미크론 진단키트 수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씨젠은 이달 19일과 29일 오미크론 진단키트 각각 280만명분과 170만명분을 유럽 5개국과 이스라엘에 수출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오미크론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업계는 진단시약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라드와 로슈 등 글로벌 진단기업들은 진단시약보다는 장비에 특화했다”며 “반면 국내 진단기업들은 장비보다는 진단시약 분야에서 수십년간 축적한 기술을 보유했다. 진단시약 기술이 월등하기 때문에 지난해 초 코로나19 사태 발생 당시와 이번 오미크론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씨젠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목표 유전자만 증폭시켜 멀티플랙스 방식으로 실시간 다중타켓을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했다. 씨젠 관계자는 “멀티플랙스 기술로 과거 만든 제품 중 오미크론 진단키트와 유사한 것이 있었다. 거기에 하나 정도만 타겟을 추가하면 되는 수준이어서 단기간 내에 오미크론 진단키트를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니아의 경우 진단시약에 들어가는 핵심 원료부터 제품까지 자체 생산이 가능했던 것이 신속한 개발로 이어진 경우다. 바이오니아 관계자는 “코로나19 분자진단 검사에 들어가는 원재료부터 장비, 시약까지 자체 개발해 생산하는 국내 유일 공급기업이라 타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제품 출시가 가능하다”며 “진단키트에 들어가는 핵심 원료부터 제품까지 자체 생산하는 대량 양산 설비 구축하고 있다. 이처럼 원재료부터 진단장비와 키트까지 자체 생산하는 기업은 전 세계 바이오니아와 로슈뿐”이라고 강조했다.
송영두 (songzi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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