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구독자 168만명에 달하는 유명 ‘경제 유튜브’ 방송에 나란히 출연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윤 후보가 이 후보 측 토론 요청에 응하지 않으며 공식 선거운동기간 중 3회의 법정 방송토론회만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두 사람이 나란히 유튜브에 출연하면서 정책·비전을 비교·검증할 수 있는 새로운 장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기존의 정치인 유튜브 출연이 ‘시사채널’을 표방한, 특정 진영의 ‘편향방송’을 위주로 이뤄졌다면,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어느 한쪽의 정치성향에 치우치지 않는 다양한 주제·관심사별 채널로 확장돼 중도·부동층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과 전망이 나온다.
새로운 양상의 ‘유튜브 정치’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김동환, 이진우, 정영진 등 3명의 경제 전문가가가 진행하는 유튜브 ‘삼프로TV(경제의 신과함께)’다. 이 채널은 지난 25일 오전 이·윤 후보와 각각 1시간30분 정도 인터뷰한 특집 방송 ‘삼프로가 묻고 정책이 답하다’를 공개했다. 27일 오전 10시 현재 이 후보 영상은 조회수 168만회, 윤 후보 영상은 121만회를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방송에서 이 후보는 코스피 지수, 주가 조작 문제, 부동산 시장 전망 등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설명했고, 윤 후보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을 거론하며 현 정부 부동산 실정을 최대한 부각했다.
조회수와 댓글로 나타나는 반응에선 이 후보가 잘했다는 평가가 많은 편이다. 이 후보 영상에 달린 2만5000여개 댓글에는 “누구를 뽑아야 할지 명확해지는 시간이었다”, “후보검증을 명확하게 할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다” 등의 호평 댓글이 다수 달렸다. 반면, 윤 후보 영상에 달린 3만3000여개 댓글에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는 등의 비판적 댓글이 많았다. ‘좋아요’도 이 후보 편엔 15만개, 윤 후보 편엔 2만6000개로 차이가 났다.
민주당은 고무된 분위기다. 홍정민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반응이 너무 좋다. 의원들도 이 후보 방송을 보면서 ‘너무 재미있다’, ‘후보가 이렇게까지 잘 아는지 몰랐다’는 반응이 나왔을 정도”라며 “우리는 섭외가 들어오는대로 다 나가겠다는 방침인데 (윤 후보 측 거절로) 유튜버들이 한쪽만 나가는 것을 부담스러워해 더 성사되지 않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을 맡고 있는 천준호 의원은 “워낙 토론회가 없다보니 후보를 직접 비교하고 싶은 갈증이 많이 있었다고 본다”며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관련 분야 관심 있는 타깃층 대상으로 하는 게 유튜브의 특징이라 전문성 있는 질의응답이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후보 측에 긍정적으로 나온 유튜브 반응에 대해 평가절하했다. 원일희 선대위 대변인은 “민주당이 당원과 지지층들을 독려해서 클릭 수 높이고 좋아요 높인 것 아니냐”고 했고, 전주혜 대변인도 “(반응이) 대부분 동원된 것일 텐데 큰 의미를 두고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전 대변인은 윤 후보의 추가 유튜브 출연 가능성에 대해 “언론사 인터뷰 요청도 많기 때문에 모든 유튜브 인터뷰 요청에 응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유튜브 대담이 기존 대선 TV토론회와 비교해 후보자의 세부 정책 역량을 검증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말꼬리 잡기식 네거티브로 흐르기보다는 전문가 그룹의 심층적 질문에 후보자가 충분하게 답을 하기 때문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반 TV토론회 같은 경우는 포맷부터 공정성, 형평성 등을 맞춰야 한다는 틀에 갇혀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에 반해 유튜브는 형식에 덜 구애받을 수 있다. 또 이념이나 정파성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들이 후보들의 생각을 접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번 대선을 계기로 구독자 수가 많은 유명 유튜브 채널 중심의 선거운동이 활성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기존 정치·시사 콘텐츠 대신 재테크, 교양, 예능, 취미 등 분야별 정보 채널이 중도·무당·부동층을 공략하는 핵심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이번 대선처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오프라인 선거운동이 매우 제한되고 초박빙의 접전이 이뤄질 경우 승패를 가르는 큰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배두헌·신혜원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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