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으로 보면 백신 접종률 하위 10개국은 대부분 아프리카 대륙의 국가들입니다. △부룬디(0.01%)△콩고민주공화국(0.06%)△차드(0.45%)△아이티(0.58%)△기니비사우(1.00%)△남수단(1.17%)△예멘(1.20%)△에티오피아(1.23%)△말리(1.67%)△탄자니아(1.75%) 순입니다.
확진자 수는 어떨까요. 인구 10만명당 확진자로 봐도 중하위·저소득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1만1767명) △우루과이(1만1539명) △코스타리카(1만1138명) △파나마(1만1097명) △터키(1만554명) △브라질(1만415명) △콜롬비아(9982명) △레바논(9945명) 등입니다.
사진=임소연 기자저소득 국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 건수에서조차 뒤쳐집니다. UN 인도적지원국(OCHA)은 "현재 아프리카 국가에서 7000만 건 이상의 코로나 검사를 했지만 이는 아프리카 대륙의 13억 인구의 일부에 불과하다"며 "대조적으로 미국은 5억5000만 건 이상의 검사를 시행한 것으로 보고됐고 아프리카 인구의 10% 미만인 영국은 2억8000만 건 이상의 검사를 시행했다"고 절대적으로 부족한 아프리카 대륙의 의료 기반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백신 보급은 어떨까요. 지금껏제약사에서 생산된 백신 총량의 89%를 주요 20개국이 독점했습니다. 현재 생산하고 있는 백신 물량의 71%도 이들 나라가 이미 계약을 완료한 상태죠. 그 외 국가들로 가야 할 백신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WHO가 주도한 백신 구매·배분 프로젝트 코백스(COVAX)는 빈곤국에 제공할 백신 20억 회분 중 겨우 3분의 1만 확보했어요. 코백스는 목표 확보량을 14억 회분으로 낮춘 상황입니다.
그러나 약속이 지켜질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과거에 했던 약속도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미국은 지난 25일까지 기증하기로 약속한 백신의 25%만 제공했습니다. EU(유럽연합)는 19%, 영국은 11%, 캐나다는 5%만 제공했어요. 영국 가디언은 "창피한 수치"라고 표현했습니다. 여기에 지난달 말부터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각국이 자국민에 '부스터샷'을 맞히기 위해 움직이면서 저개발국가의 백신 확보와 이들 국가에 대한 지원 물량은 또다시 불투명해졌습니다.
오미크론 변이가 어디서 시작됐는지에 대해선 정확한 결론이 없습니다. 다만 아프리카의 백신 접종률이 매우 낮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백신 쏠림현상'이 새로운 변이 확산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건 사실입니다.
전문가들은 부유국 사람들이 모든 접종을 마치고 국경 문을 닫아 걸면 된다는 발상으론 바이러스를 멈출 수 없다고 단언합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사람들에 대한 백신 지원에 실패한 결과 전 세계인이 더 치명적인 코로나 변종의 위험에 노출됐다"며 "오미크론의 등장은 전 세계에 평등한 백신 공급이 왜 긴급한 문제인지를 상기시켜주는 계기"라고 지적했습니다. 세계화를 되돌릴 수 없다면 모두가 힘을 모으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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