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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한반도 평화 축복" - 교황 "항상 기도, 북에 갈 수 있다"

노짱, 문프

by 21세기 나의조국 2021. 10. 3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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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한반도 평화 축복" - 교황 "항상 기도, 북에 갈 수 있다"

오마이뉴스 유창재 입력 2021. 10. 30. 08:33 

 

 

29일 문 대통령-프란치스코 교황 단독 면담 이모저모

[유창재 기자]

 

 
문재인 대통령 : "지난 (3년 전) 방문 때 교황님께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집전해 주시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 노력을 축복해 주셨다."


프란치스코 교황 : "북한과의 대화 노력이 계속되기를 바란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며 항상 기도하고 있다. 북한에서 초청장이 오면 평화를 위해, 여러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기꺼이 갈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29일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각)부터 바티칸 교황궁에서 단독 면담을 갖고 이와 같이 대화를 나눴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10월 교황청 방문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박 대변인은 이날 오후 5시 현지 브리핑을 통해 "오늘 오전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면담은 시종 밝은 분위기에서 덕담을 나누며 진행됐다"면서 면담에서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우선 문 대통령은 "3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쁘다"고 웃으면서 인사를 건네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매우 친근한 화법으로 "언제든지 다시 오십시오(ritorna)"라고 환영 인사로 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국 천주교회가 민주화에 큰 공헌을 했고, 코로나19 방역에 적극 협조했으며, 기후대응과 탄소중립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천주교계가 한국 사회에 크게 기여한 점을 높게 평가하며, 나는 한국인들을 늘 내 마음속에 담고 다닌다"면서 "한국인들에 특별한 인사를 전해 달라"고 당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어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님이라는 큰 선물을 한국에서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코로나 격리로 인해 만남을 함께하지는 못했는데, 대통령님께 애정을 담은 인사를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 또 교황은 "신임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된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님께서 맡은 직무를 잘 수행해 나가실 것"이라고 기대의 말을 건넸다. 

 

당초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인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가 문 대통령의 이번 교황청 방문 일정에 동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유 대주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일정에 참여하지 못했다. 

 

"교황청, 북한 주민의 어려움에 언제든 지원할 준비 돼 있다"
 

 
특히 박경미 대변인에 따르며, 문 대통령과 교황의 만남에 이어서 진행된 교황청 국무원장 면담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은 "교황청은 북한 주민의 어려움에 대해 언제든 인도적 지원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협조의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한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단독 면담에 이어 수행원들이 배석한 가운데 서로 선물을 교환했다. 이때 문 대통령은 DMZ 철조망을 녹여서 만든 십자가를 선물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강렬한 열망의 기도를 담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박 대변인은 "아울러 산티냐시오 성당에서 열리는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의 십자가 136개는 1953년 휴전 후 서로 떨어져 살아온 남과 북의 68년을 더한 것으로, 두 개의 68년이 하나로 합쳐져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염원을 담았다"면서 "문 대통령은 이러한 취지와 제작과정을 담은 USB도 함께 (교황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 대통령을 위해 교황청 공방에서 제작한, 수세기 전 성 베드로 광장의 모습을 담은 기념패와 코로나로 텅 빈 성 베드로 광장에서 기도를 한 사진과 기도문이 담긴 책자를 선물했다. 이때 김정숙 여사는 "텅 빈 광장에서 기도하시는 모습이 가슴아팠다"고 했으며,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설적으로 그때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여 광장이 꽉 찬 적이 없다"면서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함께 기도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해주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 대통령과 함께 방문한 수행원들에게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9년'이 라틴어로 새겨진 황동기념메달을 선물했다고 박 대변인이 브리핑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도 교황 알현... 양 정상, 조우하지는 않아
 

 
한편, 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문 대통령에 이어 바로 바티칸 사도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것은 이번이 네 번째. 때문에 한미 정상이 우연히 마주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희가 오늘 (교황청) 국무원장님과 면담을 하고 계실 때 바이든 대통령이 교황청에 도착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근데 입구와 출구가 달라서, 조우하시는 그런 상황은 없었다"고 말했다. 대신 이 관계자는 "이번에 교황님께서 G20 정상 중에서 이렇게 (한미정상) 두 분을 연이어 만나셨기 때문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의미있는 역할을 해 주실 것이라는 그런 기대감을 가져본다"고 전했다. 

 

또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교황의 면담시간(35분)이 바이든 대통령 면담(90분)보다 너무 짧았던 것 아니냐를 지적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35분이 짧다면 짧지만 또 많은 대화가 오갈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이전에 만나셔서 래퍼(rapport, 신뢰와 친근감으로 이뤄진 인간관계)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상당히 다양한 대화를 나누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덧붙여 "파롤린 국무원장과는 앞서 교황님과 나눈 그런 대화들이 상당 부분 중첩되고 그렇기 때문에, 거기는 상대적으로 길기는 하지만 앞서 교황님과 나누셨던 그런 대화들이 파롤린 국무원장님과의 대화, 만남에서도 재연되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측 "방북에 대한 교황님 의지 확인" 의미 부여
 

 
특히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북 관련 언급한 것에 대해 "방북에 대한 교황님의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앞서 교황은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2020년 11월 이임하는 이백만 주교황청 대사 접견 자리에서 "나도 북한에 가고 싶다"고 했고, 2021년 4월 유흥식 대주교 접견에서 "준비되면 북한에 가겠다", 2021년 8월 유흥식 대주교 알현에서 "북한에 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게 잘 준비하길 바란다"고 언급했었다. 

 

또 이날 면담의 분위기에 대해 "통역하셨던, 교황님을 가까이서 보셨던 한국 신부님 말씀에 따르면 오늘 굉장히 표정도 밝으시고 또 만족스러워하셨다고 그렇게 전했다"면서 "의례적인 외교적인 수사 차원에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정말 오늘 특별히 다르셨다고, 또 대통령과의 만남에 만족스러워하신다는 것을 평소 모습에서 비추어 볼 때, 평소와 비교할 때 확연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면담 자리에서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이것도 뒷이야기입니다만, 제2부속비서관의 세례명이 프란치스코인데, 그렇다고 문 대통령께서 (수행원을) 소개할 때 (교황에게) 말씀했다"면서 "그랬더니 교황님도 막 웃으시면서 '그러면 프란치스코 주니어'라고 이런 말씀도 하시고 해서, 매 순간에 저희를 파안대소할 수 있는 멘트도 교황님이 하셨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에서 한일 정상 간의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한일 정상 간의 만남 관련해서는 현재 확인해 드릴 수 있는 사항이 없고, 역시 항상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우리 정부는 일본과의 대화에 열려 있는 입장"이라는 기존 입장과 변함 없는 답변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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