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연구소 김동렬 2021. 09. 30
공정을 외치는 자들이 공정하지 않다. 입시에 영향이 없는 표창장에는 화를 내고 50억 뇌물은 웃어넘긴다.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밑바닥 무의식이다. 무의식은 생존본능이다. 그런데 모른다. 자신의 무의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본인도 모른다. 그냥 화가 나니까 화를 내는 것이다.
생존본능이 반드시 생존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5만 년 전 수풀을 뛰어다니던 시절은 몰라도. 그냥 하나의 균형자로 작동하는 것이다. 본질은 권력의지다. 권력은 통제가능성이다. 통제대상이 통제권을 벗어나려고 할 때 화를 낸다. 반면 통제대상이 거꾸로 자기 머리꼭지 위에 올라서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복종한다.
국민이 주인이고 위정자는 통제대상이다. 위정자가 국민의 통제를 따르지 않으면 화를 낸다. 그런데 위정자가 본격적으로 독재를 휘두르면 얌전해진다. 강아지 두 마리가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맹렬하게 짖는다. 주인이 울타리를 치우면 얌전해진다. 맹렬하게 짖다가 갑자기 순둥이로 돌변한다.
조국을 향해서는 맹렬하게 짖어대던 개들이 곽상도 앞에서는 얌전한 강아지가 되었다. 동물의 본능대로 행동한 것이다. '대선불복 총선경악'이 본질이다. 전통적으로 대선을 이기면 총선을 졌다. 여소야대가 한국 정치의 기본인데 박근혜 삽질 덕에 지갑을 주운 민주당이 청와대와 국회를 동시에 장악하고 힘자랑을 하니 공포를 느낀다. 민주당이 공정을 주장하니 공정으로 되받아치는 것이다.
1) 태블릿 하나 때문에 헌정중단 사태가 일어나도 되느냐?
2) 한 것도 없는 민주당이 뜬금없이 180석을 가질 자격이 있느냐?
소인배는 동물적 무의식의 지배를 받는다. 20대가 보수화된 것은 아니고 원래 약자들은 본능적으로 야당 포지션으로 간다. 그럼 약자들이 거대여당을 때려야지 망해먹은 소수야당을 때려야 하나? 동물의 본능적인 기동이지만 이를 정치의 한 구성요소로 인정해야 한다.
20대는 돈도 없고 힘도 없고 사회적 약자가 맞다. 20대는 여당도 아니고 야당도 아니고 주최측의 포지션에 선다. 주최측은 여당편인가 야당편인가? 주최측은 흥행이 되는 쪽에 가담한다. 게임이 팽팽해져야 흥행이 된다. 지금 민주당이 앞서 있으므로 국힘당을 편드는 거다.
1) 본능당.. 일단 야당을 찍음
2) 이성당..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계획에 맞는 당을 찍음
3) 권력당.. 새로운 계획이 기껏 학습해 놓은 게임의 룰을 흔들기 때문에 화를 냄
젊은이는 되도록 룰을 바꾸려 한다. 기성세대는 기존의 룰에 익숙해 있고 20대는 새내기라서 룰을 잘 모르기 때문에 불리하다. 룰을 바꾸는게 무조건 유리하다. 그러나 명문대 나온 개자슥들은 다르다. 그들은 스펙을 쌓아서 승자독식, 생존경쟁, 천민자본주의라는 룰을 학습해 놨다.
민주당이 시험범위를 바꾼다고 화를 낸다. 공정? 기껏 공부해놨는데 시험과목을 바꿔? 그게 공정이야? 공정룰에 맞게 이제부터 새로 공부해야 하는데 그래서 진짜 공정해진다면 몰라도 다시 옛날로 돌아가 버리면 허탕치잖아. 민주당이 룰을 바꾼다는데 그거 학습하는데 5년 낭비.
5년 후에 정권 바뀌어 이명박 룰로 돌아가면 내 인생 물어낼거야? 일부 몰지각한 20대의 방자한 행동은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며 놀라운게 아니다. 우리 시절에는 스펙이라는게 없어서 20대는 놀았지 공부를 안했다. 교사들은 대학만 가면 공부지옥에서 해방된다고 떠들었다.
대학생활은 청춘의 낭만이지. 미팅하고 연애하고 데모하는 재미로 대학가는 거야. 그때는 만화방에 만화제목도 그런 것이었다. 불쌍한 고졸들은 어두컴컴한 만화방에서 꿈같은 캠퍼스의 낭만을 그린 박봉성 만화를 읽으며 위안을 삼았다.
요즘은 20대도 스펙을 쌓아서 기득권이 되어버렸다. 일부가 그런 거다. 우리는 국힘당의 편한 길을 버리고 민주당의 어려운 길을 선택한 것이다. 오징어 게임에 나온다. 이 지옥은 너희들이 선택한 거야? 가시밭길을 선택한게 누구야? 카지노를 가든 경마장을 가든 너희가 선택했지.
민주당 지지자는 아무나 되는게 아냐. 편하고 싶으면 자존심을 버리고 국힘당을 선택해. 우리는 어려운 길을 선택했기 때문에 어려운 길을 가야 한다. 룰을 바꾸는건 옛날부터 어려웠다. 대부분 결정적 변화는 외부환경의 변화에 의해 일어난다. 조선왕조는 5백 년간 룰이 같았다.
5백 년만에 룰이 바뀐 것도 일본의 침략과 육이오 전쟁 통에 바뀐 것이지 자력으로 바꾼건 419항쟁, 유월항쟁, 촛불항쟁 세 번밖에 없다. 419도 사실은 미국이 압력을 넣은 것이다. 유월항쟁은 올림픽 덕을 본 것이다. 광주항쟁이 40년만에 되살아난 촛불항쟁이 자력으로 바꾼 유일한 승부다.
진보 보수라는 단어 두 개만 알면 안 되고 게임에는 항상 주최측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주최측은 흥행이 되는 쪽으로 기동한다. 5년 전에는 주최측이 촛불편을 들었다. 민주당이 옳다고 다들 민주당 찍으면 배가 산으로 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는가?
민주당 안에서 과격파가 권력을 잡고 다시 그 과격파 안에서 과격파가 권력을 잡는 과격파 인플레이션이 벌어져 폭주한다. 대표적인 것이 서정범 교수를 죽여놓고 사과도 하지 않은 경희대 총여의 몰락이다. 결국 총여학생회 해산. 일본 적군파처럼 몰리면 몰릴수록 극단으로 치달아 파멸.
과격조직은 그중에서 더 과격한 넘이 먹는다. 극우는 극우 중에 꼴통이 먹고, 좌파는 좌파 중에 꼴통이 먹고, 페미는 페미 중에 나치페미가 먹고 브레이크 없는 질주가 시작된다. 주최측은 민주당의 폭주에 제동을 건다.
우리는 이를 알기 때문에 중도적인 이재명으로 수습하는 것이다. 지금은 진보의 돌파력과 보수의 현실감각을 동시에 갖춘 인물로 적을 헷갈리게 만들어야 한다. 변혁은 항상 외부 환경변화와 같이 가야 한다.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잘 나가는게 환경변화다. 한류가 흥하는 변화에 편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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