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900조원 시대이나, 연기금 매수세는 제한적
추천 10 | 조회 308 | 번호 7805 | 2021.08.27 13:28lovefund
엊그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상반기 국민연금의 운용 실적과 기금 자산 현황을 발표하였습니다. 작년 말 대비 74조5천억 원 증가하면서 908조 원에 이른 국민연금은 상반기까지 7.49%라는 좋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우연히 국민연금 성과 발표와 맞물려 지난주 후반부터 연기금 수급에서 매수세가 들어오다 보니 개인투자자분들 사이에서 일말의 기대감이 커지는 듯합니다. 하지만 냉정한 이야기입니다만 중급하락장이 아닌 이상 공격적인 연기금 매수는 기대하지 않으시는 것이 마음 편합니다.
(※ 국민연금에 관한 수급 분석 올해 봄까지는 자주 해드렸는데 여름 끝자락인 즈음 오랜만에 주제를 꺼내 봅니다.)
▶ 국민연금의 운용성과는 뛰어나다 : 공룡 덩치에도 불구 상반기 7.49% 수익률
투자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기대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이유는 자산규모가 커질수록 자신의 매매가 시장 그 자체를 뒤흔드는 공룡이 되기에 철저한 자산 배분 전략과 충분한 분산투자가 병행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에 거대자금의 경우는 자산 배분 전략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전체 성과를 만들게 되지요. (※ 개인투자자처럼 가볍게 치고 빠지고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랬다가는 주식이든 채권이든 전 종목 하한가/상한가를 몇 달 동안 발생시킬 겁니다.)
[ 기금운용 본부의 연도별 운용수익률과 수익금 추이, 자료 참조 :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
이런 상황에서 만든 올해 상반기 국민연금의 7.47% 수익률 그리고 그 덕분에 만들어진 62조6천억 원의 올해 국민연금의 운용 수익은 매우 값지다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호사가들의 왈가왈부 말은 많지만, 자산 배분 전략으로 운용되어온 국민연금 기금은 2018년에서 2020년 연말까지 연평균 6.89% 수익률을 그리고 채권 비중이 높았던 시기를 포함한 1988년~2020년 연말까지 연평균 6.27%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양호한 기금 성과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908조에 이르는 국민연금 그리고 그 중 국내 주식은 184조 3천억 원으로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 합계 약 2,700조 원에 거의 7%에 이릅니다. 이렇게 큰 비중을 단일 주체인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다 보니,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매매 행보는 시장에 수급 변수로 등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 코로나 사태 때는 대규모 매도 / 작년 연말 이후로는 매도로 일관한 연기금 수급
거대자금들은 자산 배분 전략을 베이스에 깔고 리밸런싱을 통해 운용하기에 시장 상황에 따라 바뀌는 자산별 비중은 리밸런싱 매수 또는 매도를 통해 비중을 다시 맞추게 됩니다.
예를 들어 작년 3월 코로나 사태로 증시가 크게 밀리던 때 연기금은 3조 원에 이르는 순매수를 기록합니다. 그리고 매수세는 작년 상반기까지 이어져 2분기에 추가로 1조3천억 원 수준의 순매수가 발생하였습니다.
증시 충격으로 주식 비중이 작아졌기에 이를 채우기 위해 국내 주식을 매수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작년 코로나 쇼크 후 증시는 급반등하였고 특히 하반기에 종합주가지수가 36%나 상승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폭발적으로 높아지게 됩니다. 높아진 비중을 낮추기 위해서는 결국 작년 2020년 12월 24일부터 거의 매일 평균 3천억 원씩 매도세가 반복적으로 쏟아지기에 이릅니다.
▶ 대규모 연기금 매도 : 결국 지난 4월 전략적 허용범위를 ±3%P로 확대하였지만.
급하게 증시가 상승하면서 국내 주식 비중을 기계적으로 맞추어야 하는 국민연금은 결국 연기금 수급에 기록을 만들고 맙니다. 2020년 12월 24일부터 21년 3월 12일까지 51 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15조 원에 매물을 코스피+코스닥 양 시장에 쏟아냅니다. 하루 평균 3천억 원씩 꼬박꼬박 매도하였습니다. 잠시 3월 15~16일에 매수가 들어왔지만, 4월 중순까지 매일 2~3천억 원의 매물을 연기금은 쏟아내게 됩니다.
급기야 개인투자자의 원성이 높아지자 4월 9일 기금운용위원회는 전략적자산배분 허용범위를 ±2%P에서 ±3%P로 넓히게 되었지요.
전략적자산배분 허용범위가 커지면서 올해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가 16.8%였지만 올해 6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은 20.3%로 커질 수 있었습니다.
네 느낌이 오시지요. 이미 허용범위를 넘어가 있습니다. 전술적자산배분 허용범위 ±2%P가 추가로 있다 하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5월 초부터 최근까지 연기금 수급은 2조 원대 순매도를 기록하게 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봄 평균 2~3천억 원씩 매도한 것에 비해 하루평균 매도 규모는 1/10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 연기금 수급은 주가지수 현재 주가지수 위치에서는 기대 금물
그러면 앞으로 연기금 수급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희망을 품어보실 수도 있습니다만, 이 점에 대해서는 주가지수 3,000p 영역에서는 연기금이 매수로 돌아오기 어렵다고 이야기해 드리고 싶습니다.
일단, 올해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 16.8%가 내년에는 16.3%로 0.5%P 낮아질 예정입니다. 전략적 허용범위가 넓어졌다 하더라도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지요.
[ 주가지수 별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초과 보유/부족분 추정치 ]
[ 자료 분석 : lovefund이성수, 단위 : 조원 ]
위의 자료는 기금운용 본부의 6월 말 기금 현황을 바탕으로 추정하여 본 주가지수 별 국내 주식 비중 초과 보유 또는 부족분 추정치입니다.
기본 국내 주식 비중으로 볼 때 주가지수 2,600p까지 하락하여도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은 5조 원 초과 보유 상태로 계산이 됩니다. 다만, 전략적 허용범위가 ±3%P가 있기에 주가지수 3,200p에서는 1조 2천억 원의 여지가 생기게 됩니다.
하지만, 기본 비율로도 수십조 원이 초과한 상태이기 때문에 연기금의 매매가 공격적으로 들어오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같은 주가지수라 하더라도 매수하는 듯하다가도 매도하는 엇갈린 행보가 나타나고 있을 것입니다.
정리하여보자면, 주가지수 3,000p 위에서는 연기금의 수급은 아예 기대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번 8월 장을 보내면서 1%P 정도 국내 주식 비중이 작아졌습니다. 그러하기에 최근 며칠 매수세를 보이며 연기금 수급에 빨간 글씨로 매수가 기록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연기금 수급은 언제든지 매도로 돌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주가지수가 반등하면 기계적인 매도가 나올 수밖에 없는 불편한 현실이긴 합니다.
이는 한편 거대자금의 자산 배분 전략과 패시브 전략이 가져오는 시장 모순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순은 몸이 가벼운 개인투자자에게 기회를 가져다주지요.
2021년 8월 27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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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자료는 투자 참고 자료이오며, 투자 판단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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