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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안 쓰고, 악수하고..코로나19 방역 자신감 넘친 한·미 정상회담

노짱, 문프

by 21세기 나의조국 2021. 5. 2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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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안 쓰고, 악수하고..코로나19 방역 자신감 넘친 한·미 정상회담

워싱턴|공동취재단 ·|김재중 특파원 입력 2021. 05. 22. 11:21 수정 2021. 05. 22. 11:29 

 

[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한·미 단독 정상회담과 소인수회담, 확대회담 등을 연속으로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강윤중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첫 대면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확대되면서 마스크 착용 지침을 사실상 해제하는 등 국내적으로 내보인 자신감이 정상외교 현장까지 확대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취임 이후 첫 대면 정상회담을 할 당시 마스크를 두 겹이나 착용했던 모습과 대비됐다. 양 정상은 예정됐던 회담 시간을 넘겨 가면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초청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일정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접견으로부터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오전 백악관을 방문해 부통령 집무실이 있는 아이젠하워 행정동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만났다. 두 사람은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주먹이나 팔꿈치 인사 대신 손을 맞잡고 악수를 하면서 반갑게 웃었다. 캘리포니아 출신은 해리스 부통령은 “아시아 이외 지역, 사실 한국 이외 지역이라고 해야 정확할 것 같은데 가장 많은 한국인 재외동포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 바로 제 고향인 캘리포니아주”라면서 친근감을 나타냈다. 그는 “미국 전역에서 한국계 미국인들은 의학계, 학계, 연예계, 경제계, 정치권 등 각계각층의 리더로서 활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부통령님은 그동안 민주주의와 여성, 유색인종, 저소득층 등 소수자 인권을 위해 헌신해 오셨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이민자 부모에게서 태어난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자 최초의 아프리카계·아시아계 부통령이다. 문 대통령은 “부통령 취임 당시 SNS에서 많은 사람들이 동참한 진주목걸이 캠페인을 인상 깊게 봤다”면서 “보이지 않은 차별과 유리 천장을 앞장서서 극복해온 부통령님에 대한 애정과 지지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흰색 진주목걸이를 즐겨 착용하는데 지난 1월 20일 취임식 당시 많은 미국 여성들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진주목걸이를 착용한 사진을 올렸다.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각 다시 백악관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 참전용사인 랠프 퍼켓 미 육군 예비역 대령에 대한 명예훈장 수여식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명예훈장을 수여하는 자리였고, 미국 대통령이 명예훈장을 수여하는 자리에 외국 정상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이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부각하기 위해 문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하는 날 한국전 참전용사에 대한 명예훈장 수여식을 마련한 것이다.

 

이 행사 역시 모든 참석자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물리적 거리두기도 지키지 않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3일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후 2주가 지난 사람은 실내외를 막론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며 물리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아도 좋다고 권고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명예훈장을 수여한 뒤 퍼켓 대령의 가족들을 단상으로 불러 일일이 악수하며 축하를 건넸고, 기념촬영을 할 때 문 대통령까지 불러냈다. 양 정상은 기념촬영을 할 때 휠체어에 탄 퍼켓 대령을 위해 한쪽 무릎을 꿇어 자세를 낮추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백악관 방명록에 서명을 하는 행사를 진행한 다음 양 정상은 본격적인 회담에 들어갔다. 회담은 단독회담, 소인수회담, 확대회담 순으로 진행됐다. 두 정상은 백악관의 바이든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 야외 테라스에서 예정됐던 20분보다 긴 37분 간 단독회담을 진행했다. 당초 예정되지 않았던 오찬을 곁들이면서 시간이 길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오벌 오피스에서 적은 수의 관계자만 배석하는 소인수 회담을 57분 간 진행했다. 이 회담 역시 예정됐던 30분보다 길어졌다. 소인수 회담에는 한국 측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 서훈 청와대 안보실장, 이수혁 주미대사, 김형진 국가안보실 2차장이 배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 에드 케이건 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선임국장 등이 배석했다.

 

이후 양 정상은 국빈만찬장에서 77분 간 확대회담을 가졌다. 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중앙에 자리를 잡았고 배석자들이 양쪽으로 배석했다. 확대회담 역시 1시간을 예정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각 회담 시간을 모두 합치면 전체 회담 시간은 171분이었고, 각 회담 중간에 짧게 이뤄진 휴식 시간까지 포함하면 전체 시간은 187분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앞서 있었던 단독회담과 소인수회담을 거론하면서 “다양한 문제를 두고 오래 얘기를 했기 때문에 참모로부터 ‘너무 오래 대화 중이다’라는 메모를 받기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초 공동 기자회견은 오후 5시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약 55분 지연된 5시55분 시작됐다. 확대회담이 열렸던 국빈만찬장에서 진행됐으며 약 35개의 좌석에 양측 당국자들이 앉았다. 역시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물리적 거리두기도 지키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팝과 배우 윤여정씨가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조연상을 받은 사례와 영화 <기생충>이 지난해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작품상, 감독상을 받은 사례를 거론하며 한·미 양국의 깊은 유대를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이 이날 총 44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한 데 대해 회견장에 있던 기업인들을 일어서도록 한 뒤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공동 기자회견이 끝난 뒤 회견장에는 방탄소년단(BTS)의 인기곡 ‘다이너마이트’가 울려 퍼졌다.

 

워싱턴|공동취재단 ·|김재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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