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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지쳤고 변이가 퍼졌다..유럽 '3차 유행' 속수무책

국제· 미국

by 21세기 나의조국 2021. 4. 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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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지쳤고 변이가 퍼졌다..유럽 '3차 유행' 속수무책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입력 2021. 04. 05. 14:00

 

 

코로나19(COVID-19) 팬데믹(pandemic·전세계적 대유행) 1년이 지났지만 유럽은 또다시 암울한 봄을 지내고 있다. 유럽 전역이 코로나19 재확산세, 전염력과 치명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 백신 부족과 봉쇄로 인한 피로감으로 시름하면서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생장드뤼즈의 한 해변에서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있다. 프랑스 의회가 3일부터 한 달 동안 이어질 세 번째 전국 봉쇄령을 승인한 가운데 장 카스텍스 총리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공원 등 공공장소에서의 음주를 금지하고 야외에서 6명 이상 모이지 못하도록 하는 등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AP=뉴시스

 

전염력 강한 '영국발 변이'의 확산

 

프랑스는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3일(현지시간)부터 3차 봉쇄에 들어갔다. 오후 7시부터 오전 6시까지 통금을 실시하고, 학교를 폐쇄했다.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모든 곳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이번 봉쇄 이유를 설명했다. 카스텍스 총리에 따르면 최근 2주 동안 프랑스 내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평균 약 3만8000건으로 2주 전보다 55% 증가했다.

 

다른 나라들도 최근 보름 사이 확산세가 거세긴 마찬가지다. 유럽 곳곳이 3차 유행으로 고통받고 있다. 같은 기간 벨기에 신규 확진자 수는 95%, 독일은 75%, 네덜란드는 48% 증가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남유럽 역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이탈리아 의사연맹의 지오반니 레오니 부회장은 "봉쇄 조치 등에도 불구하고 영국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줄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염력이 더 강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이번 유럽 3차 유행의 주축"이라며 "유럽 대륙 전체에서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규 감염자뿐만 아니라 중증 환자가 늘어났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특히 과거엔 대부분의 중증 환자가 고령층이었다면 이제는 청년과 중년 중환자도 늘어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제는 젊은층과 중년층 환자도 많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소속 국가 중 인구가 가장 많은 독일은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중환자실이 포화 상태다. 약 1000여명의 코로나19 환자가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 독일 응급의학협회의 크리스티안 카라기안니디스는 "이 속도로 계속 중환자가 늘어나면 앞으로 4주 안에 병실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폴란드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래 입원 중인 사람 수가 가장 많다고 밝혔다. 아담 니에지엘스키 폴란드 보건부 장관은 "지금은 코로나19 전염병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 /AP=뉴시스

 

지지부진한 백신 도입·방역에 지친 대중들

 

백신 도입이 지연되면서 유행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블룸버그 백신 추적 프로그램에 따르면 이날 기준 EU 내 1회 이상 백신 접종을 한 비율은 12%로 미국(32%), 영국(47%)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FT는 "백신 도입 지연이 EU국가들의 전염병 통제 능력 상실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레오니 부회장은 "우리는 시민들에게 백신을 접종할 20만명 이상의 의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정작 백신이 부족해서 모든 것이 느려지고 있다"며 "완전히 수렁에 빠졌다"고 말했다.

 

백신 도입이 늦어지면서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반복된 재봉쇄로 국민들의 피로도가 큰 상황이다. 프랑스 파리 소재의 공중위생국 소속의 역학자 마틴 블래키어는 "유럽이 다시 총체적 봉쇄를 하기엔 이미 늦었다"며 "지친 사람들은 더이상 집에 머물고 싶지 않다. 독일과 프랑스 정부는 국가를 봉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U집행위원회는 백신 공급량 늘리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집행위는 "백신 공급량이 1분기 1억7000만회에서 2분기엔 3억6000만회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2분기 공급 예정인 3억6000만회분 가운데 5500만회분이 1회만 접종하는 존슨앤드존슨(J&J) 백신인 만큼 접종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FT는 "계획대로라면 오는 9월까지 EU 전체 성인인구의 70%인 약 2억5500만명을 충분히 접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U관계자는 "회원국들은 백신 도입을 가속화할 수 있는 물류 시스템 등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며 "또 국민들이 백신을 적극적으로 맞도록 캠페인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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