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수영 입력 2021. 02. 12. 10:03 수정 2021. 02. 12. 21:27
1년 전 14만→7만건대로 절반 줄어
연 초 들어 소폭 증가세..앞으로는?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2·4대책 후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소폭 줄고, 팔려고 내놓은 매물도 조금씩 증가하는 분위기여서 집값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임대차2법 시행 이후 씨가 말랐던 전세 매물이 쌓이기 시작했다는 언론 보도가 하나 둘 나오면서 ‘임대차법이 정착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김칫국 전망’일 수 있다는 진단이 우세하다. 1년 전에 비하면 매매나 전월세 매물 모두 절반 수준에 불과한데다 매물 증가 속도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이데일리 DB
부동산 매물 정보 어플리케이션 ‘아실’에 따르면 11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물 건수는 팔려고 내놓은 매물이 4만532건, 전세 2만2169건, 월세 1만5558건으로 총 7만8259건이다. (12일 오전 9시 기준 매매·전세·월세는 모두 더 줄어든 7만7143건으로 집계됐으나 설명절 당일인 점을 감안해 전날 기준으로 잡음)
11일 기준 매물 건수는 문재인정부 25번째 대책으로 서울에 32만가구의 집지을 땅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2·4대책’ 발표 당일인 지난 4일에 비하면 소폭 증가한 수치다. 4일 서울 매매 매물은 4만440건, 전세 2만1569건, 월세 1만5458건으로 총 7만7544건이었다.
반면 1년 전인 지난해 2월1일 기준 서울 전체 매물 14만2789건(매매 6만7432건, 전세 4만8025건, 월세 7332건)에 비하면 약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평균 14만~15만 건에 달하던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이 크게 줄어든 것은 지난해 여러 차례 나온 규제 대책 때문이다.
정부는 6·17, 7·10 등 잇따른 규제대책을 통해 사실상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정책을 폈다.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으면 6개월 안에 산 집에 입주해야 하고, 전세대출은 바로 반납하게 했다. 또 분양가상한제 확대 시행으로 신규 분양물량이 줄 것이라는 불안감을 조성하면서 주택을 사려는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허위매물 단속을 강화한 것도 이유다. 전월세 등 임대차 매물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7월31일부터 계약갱신청구권이 생기면서 세입자가 4년까지 살 수 있게 제도가 바뀐 영향이 크다.
시장의 관심은 앞으로 매물이 쌓일 것이냐 하는 부분이다. 이는 당장 2·4대책이 효과를 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강북권 재개발·재건축 구역 주민들이 공공주도 정비사업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패닉바잉’ 현상이 줄어들어 시장에 매물이 나와도 소화되지 않고 쌓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정부 의도대로 집값이 안정되고 오히려 하락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단 평가다. 이 경우 대기 수요가 증가해 전월세난은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공공주도 공급사업이 난항을 겪게 된다면 ‘패닉바잉’ 현상을 꺾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정수영 (grassd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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