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퇴짜에 '정부 셧다운' 공포…美증시 출렁[뉴욕마감]
머니투데이 기사입력 2020-12-24 07:42 기사원문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욕증시가 막판 미끄러지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를 통과한 국방예산 관련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다.
백악관과 여당인 공화당의 균열이 노출되면서 추가 경기부양책과 내년도 예산안의 집행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경우 임시예산 만료에 따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 사태가 2년 만에 재발할 수 있다.
트럼프, 부양책에 불만…예산안 서명 지연 땐 '연방정부 셧다운'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14.32포인트(0.38%) 오른 3만129.83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사흘 만에 반등하며 2.75포인트(0.07%) 오른 3690.01을 기록했다. 두 지수 모두 장 막판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소식에 상승폭이 급격히 줄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장 후반 하락 반전하며 36.80포인트(0.29%) 떨어진 1만2771.11에 장을 마감했다. 애플과 아마존은 0.7% 내렸고 넷플릭스는 2.4% 떨어졌다. 테슬라는 0.9% 올랐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상·하원을 통과한 부양책에 대해 전국민 1인당 현금 지급액을 600달러(약 66만원)에서 2000달러(약 220만원)로 늘리자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 부양책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인 지 여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현금 지급액 확대에 대해 민주당은 지지 의사를 밝힌 반면 공화당은 재정적자 우려에 주저하고 있다.
9000억달러(약 1000조원) 규모의 이 부양책은 내년도 연방정부 예산안과 묶여 의회에서 처리된 뒤 백악관으로 넘어갔다. 만약 오는 28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예산안에 서명하지 않는다면 미 연방정부는 셧다운에 들어간다.
트럼프 국방수권법에 거부권…의회, 재의결할듯
AP통신과 미 의회 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탄절 연휴를 위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로 떠나기 전 국방수권법안(NDAA)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의회에 통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 보낸 메시지에서 "불행하게도 이 법안은 국가 안보에 중요한 조항을 포함하지 않고 있고, 참전용사와 군의 역사를 존중하지 않는 조항을 담고 있다"며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에서 미국을 우선시하는 행정부의 노력에 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법안은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선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상·하원은 7410억달러(약 800조원) 규모의 2021회계연도(2020년 10월1일∼2021년 9월30일) 국방수권법안을 초당적 합의를 거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에는 의회의 동의 없이 주한미군 2만8500명을 비롯한 해외주둔 미군 병력의 규모를 줄이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과거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를 옹호한 남부연합 장군의 이름을 딴 미군기지의 명칭을 바꾸도록 한 내용도 담겨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설미디어에 법적 면책권을 부여한 통신품위법(CDA) 230조를 폐지하는 내용을 국방수권법안에 넣을 것을 요구했지만 의회는 이를 거부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미 의회 상·하원 모두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재의결할 경우 법의 효력을 발생시킬 수 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이례적인 크리스마스 이후 연말 개회에 합의면서 이 기간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에 대한 무효화를 의결하면 상원도 이를 처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국 뉴저지주의 한 코스트코 매장
코로나에 꽁꽁 언 미국 소비, 반년 만에 다시 감소
코로나19(COVID-19) 3차 유행 속에 미국의 소비는 반년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날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1월 미국의 개인 소비지출은 전월보다 0.4% 줄었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0.2%를 넘어서는 감소율이다.
미국의 소비지출이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1차 유행으로 전국적 봉쇄가 이뤄진 지난 4월 이후 처음이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최대 버팀목이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고용시장이 타격을 입으면서 평균 개인소득도 전월 대비 1.1% 줄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를 제외한 근원 물가지수는 한달새 제자리 걸음했다.

미국에서 실업수당 청구를 위해 몰린 사람들
미국 신규 실업자 80만명…2주만에 감소
미국의 신규 실업자는 2주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12월 셋째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80만3000건으로, 전주 대비 8만9000건 줄었다고 밝혔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87만5000건(마켓워치 집계)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봉쇄가 본격화된 직후인 지난 3월말 68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약 4개월 간 감소세를 이어갔다. 그러다 7월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세와 함께 증가와 감소, 정체를 반복해왔다.
미국에서 최근과 같은 대규모 실업은 역사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 지난 2월까지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건대에 불과했다.
종전까지 최대 기록은 제2차 오일쇼크 때인 1982년 10월 당시 69만5000명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최대 66만5000명(2009년 3월)에 그쳤다.
美 원유 재고 급감에 WTI 2% 껑충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급감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2% 넘게 뛰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내년 2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1.10달러(2.3%) 오른 배럴당 48.1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내년 2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1.12달러(2.4%) 상승한 51.20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량은 56만2000배럴 줄며 2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날 달러화는 약세였다. 오후 5시47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날보다 0.35% 내린 90.34를 기록 중이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은 올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7.00달러(0.4%) 상승한 1877.30달러로 마감했다.
통상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뉴욕=이상배 특파원 ppark14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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