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14. 10:56
심상치 않은 증시의 상승
코로나 블루가 서울 경기로부터 전국을 뒤덮어가고 있다. 공직자나 대기업 노조원이 아니면 수입도 줄었고 자영업자들은 이미 죽었거나 죽기 직전이다. 다음 주부터는 코로나 감염자가 더 늘어날 기세라 하니 우울하다. 나 호호당도 우울하다. 코로나 때문만도 아니고 수입이 줄어서만도 아니다, 또 다른 이유가 있어서 그렇다.
그런데 최근 나 호호당이 크게 놀란 일이 하나 있었으니 우리 증시의 상승이다. 2018년 1월 말의 고점인 2607.10 포인트를 지난 달 11월 24일로서 뚫고 올라갔기 때문이다.
사실 난 2018년 초의 전 고점을 뚫어내는 일은 어려울 것으로 단정을 짓고 있었다. 그 바람에 상승하는 증시가 전 고점에 가까워지자 계좌의 주식 비중을 30%로 대폭 줄여놓으면서 하락에 대비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럴 수 있음을 예고하는 사전 징후는 있었다. 달러 환율의 급격한 하락이 그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했을 때 무려 1296원까지 치솟았던 달러 환율이 10월 중순에 1,148원을 뚫고서도 계속 하락했기 때문이다. 그 바람에 이거 이러다가 증시가 전 고점을 뚫고 오를 수도 있겠네 하는 예상도 들긴 했다. 하지만 그래도 설마? 하는 생각이 더 강했다. 하지만 증시는 내 생각을 빗나갔다.
그러자 소름이 확-하고 돋았다. 이거 큰일이 났구나 싶었다. 증시에서 게임을 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고집 부리지 않는 일이다, 주식 비중을 다시 늘려가기로 한 것은 당연하다. 돈은 일단 벌고 볼 일이니 말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생각해보니
그러면서 생각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일인가? 하면서.
팬데믹 발생과 함께 미국 연준이 무지막지하게 달러를 찍어대더니 이제 그 물결이 우리 시장으로도 마구 밀어닥쳐 오고 있음을 실감했다. 아직은 별 것이 아니지만 곧 海溢(해일)과도 같은 거센 달러의 물결이 밀어닥칠 것이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의 상황을 두고 사람들은 “뉴 노멀”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좋았던 지난 시절은 지나친 것 즉 거품이었고 이제 새로운 정상의 시대, 경기가 침체하긴 했지만 실은 그게 정상이란 생각이 퍼져갔다.
그런데 미국 연준이 종전에 없던 전혀 새로운 무공 초식과 기술인 양적완화라고 하는 것을 선보였다. 그러자 뉴 노멀은 빠르게 변질되어 갔다. 돈 즉 달러를 엄청나게 남발해야만 그나마 경제가 그럭저럭 유지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로서 이미 뉴 노멀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도 그간에 지나치게 달러를 찍어낸 것에 내심 불안해하던 미국 연준은 몇 년이 흘러 서서히 달러를 회수하기 시작했지만 시장은 전혀 반기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전혀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했으니 바로 코로나19 팬데믹이다. 미국 연준의 파월 의장은 돌연 자세를 바꿔서 지난 몇 년 사이에 찍어낸 달러를 단 3개월 만에 그 이상으로 더 찍어내었다. 처음엔 상황이 워낙 위급하니 저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가짜 돈의 시대, 뉴 어브노멀!
하지만 그게 또 아니었던 것이다. 올 봄 연준의 초 스피드 초 대량 달러 찍어내기를 통해 글로벌 경제는 또 다른, 전혀 다른 국면으로 들어선 것이었던 것이다. 이제부턴 “뉴 어브노멀”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새로운 비정상”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量(양)은 質(질)은 변화시킨다고 하는 말이 있는데 이번에야말로 참으로 그렇다.
이젠 더 이상 돈이 돈이 아닌 시대, 이제 연준은 당초 인플레이션을 막는 것에서 경기부양 또는 경기유지를 위한 기관으로 완전히 바뀐 셈이다.
시장에선 새 대통령 조 바이든은 당연하게도 대대적인 경기부양을 위한 엄청난 규모의 재정정책을 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바이드노믹스”라고 부르고 있는 바, 출범과 함께 1조 5천억 달러 이상의 새로운 뉴딜계획을 내놓을 것이라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장에만 그치지 않고 도로·철도·교량 등 전통적 SOC 사업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의 예산 지출 확대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야당인 공화당과 타협을 해야 하겠기에 최소한 1조 2천억 달러의 부양책 정도는 되지 않겠는가 싶다.
연준이 이미 달러를 마구 찍어낸 탓에 더 이상의 통화 정책 수단도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살아나지 않자 바이든 행정부는 이제 재정적자 따윈 쳐다볼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이제부터의 세상은 가짜 돈의 세상이다. 연준은 가짜 돈을 남발했고 그럼에도 부족하자 재정적자를 마구 진행해간다는 생각을 가진 미국이란 얘기이다.
증시 상승은 이제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증시가 전 고점을 뚫고 거침없이 상승해도 당장은 아무런 문제가 없게 생겼다. 글로벌 중앙은행과 사실상의 글로벌 중앙정부인 미국 행정부가 사정없이 거침없이 가짜 돈,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돈 가치의 “물타기”를 대대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나섰으니 증시가 오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결과는 자명하다, 엄청난 인플레이션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무엇인가? 하면 물가가 오르는 현상이라 설명을 하지만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사람 값, 사람 값어치의 하락을 가져오는 현상이다. 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은 그 과정에서 기존의 가격 체계를 교란시키면서 새로운 차별과 더 심한 양극화를 불러온다.
우리만 해도 그렇다. 최근 아파트 시세가 엄청나게 급등하면서 아파트를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차별과 양극화를 불러오고 있지 않은가. 주식을 가진 자와 주식을 가지지 않은 자의 차별과 양극화 또한 당연하다. 그런 까닭에 최근 젊은이들이 영끌과 빚투를 통해 필사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다.
돈 가치의 물타기가 본격화되었지만 인플레이션이 닥치기 전까진 時差(시차)가 존재한다.
그러니 다른 말 다 젖혀놓고 얘기이다. 이제 증시는 오른다. 어설프게 오르는 것이 아니라 많이 오른다, 올라도 심하게 오를 것이다. 가짜 달러가 해일처럼 우리 증시로 밀어닥칠 것이고 이미 절반은 가짜가 되어버린 우리 돈, 즉 시중 유동성도 지속적으로 증시로 유입될 것이다. 따라서 증시가 오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주말 시간을 이용해서 우리 증시가 어디까지 오를 것인지 나름 면밀하게 계산해보았다. 그 결과는 참으로 놀랍다, 코스피 기준으로 3000 포인트 넘어서는 것은 기본이고 그 다음 선으로 3500 선, 그리고 심지어는 4058 선을 넘어설 수도 있겠다는 계산이다. 현재로선 쉽게 상상이 가진 않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냥 갈 순 없는 일이어서
당장 내년은 인플레이션보다는 경기 부양 또는 경기 정상화가 우선일 것이다. 따라서 내년까진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달러를 대량 남발한 올 4월로부터 2년이 경과한 2022년 4월부터는 그냥 갈 것 같지가 않다고 본다.
시점을 예단하긴 그렇지만 어쨌거나 무지막지한 인플레이션의 물결이 밀어닥칠 가능성, 그냥 가능성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밀어닥칠 것이라 본다.
극도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치료약은 예나 지금이나 하나밖에 없다. 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통해 시중의 가짜 돈을 회수하고 흡수하는 것이다.
금리를 급격하게 고율로 올리면 어떻게 되나? 그건 이미 답이 나와 있다. 증시는 급격한 하락 조정을 보일 것이고 아파트 가격 또한 극심한 하락세를 보일 것이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기에
그렇다면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안 되나 싶을 것이다. 그러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극심한 피해를 막을 길이 없다, 설령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미루어도 미국 연준이 일단 시작하면 우리라고 홀로 올리지 않을 방법이 없다. 버티면 달러가 죄다 빠져나가면서 그 역시 우리 경제의 위기국면이 연출될 것이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 즉 돈 가치의 물타기가 이어졌고 그로서 디플레이션을 그런대로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부작용은 미처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국 연준에 의해 초 단기간에 더욱 대폭의 물타기가 있었다. 게다가 바이든 정부는 새 대통령답게 멋진 모습으로 대규모 재정정책을 추진할 요량이다.
그러니 그냥 어물쩍 넘어갈 순 없는 노릇, 돈 가치의 물타기와 막대한 재정투입의 부작용은 결국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이다. 그것의 구체적인 시기는 현재로선 예단하긴 어렵지만 말이다.
그 사이에 증시는 거침없이 오를 것이고 낙관론이 팽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단순한 이치만은 변함이 없을 것이니 그간의 일로 인해 치러야 할 代價(대가)는 지독하게 비쌀 수밖에 없을 것이라 본다.
그렇기에 앞에서 얘기했듯이 지난 달 하순에 증시가 2018년 초의 고점을 갱신하면서 오르자 소름이 확 돋았다. 이제 천국행 롤러코스터가 발동을 했고 얼마의 시간이 흐르면 나락으로 치닫는 지옥행 롤러코스터로 변할 것이니.
특히 부동산이 그렇다. 주식이야 손해를 보더라도 마음 딱 먹고 클릭 두 번이면 손절 처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부동산은 문자 그대로 不動(부동)은 아니라 해도 손쉽게 정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란 점에서 그렇다. 이에 금융권의 부실채권이 폭증하면서 일파만파!, 다시 한 번 총체적인 우리 경제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질 것이다.
마음이 심란해서 며칠 간 고민했다. 당장 일이 생긴 것도 아닌데 괜히 이런 글을 올려서 독자들의 정신을 사납게 할 필요가 있나 싶어서였다. 이틀 간 다시 생각해보니 그래도 글을 올리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 들어 올린다.
출처: https://hohodang.tistory.com/ [희희락락호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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