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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신인왕·골든글러브 투표 논란, 투표인단 선정부터 잘못됐다[취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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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20. 12. 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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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신인왕·골든글러브 투표 논란, 투표인단 선정부터 잘못됐다[취재석]

스포츠서울 기사입력 2020.12.01. 오후 12:46 최종수정 2020.12.01. 오후 12:47 기사원문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변한 것은 없다. 언제나 그랬듯 올해 MVP·신인왕 투표 역시 소신없는 장난식 투표가 반복됐다. 커리어로우 시즌을 보낸 마무리투수, 지난해보다 평균자책점이 2.40 가량 올라간 선발투수를 MVP 1순위로 평가했다. 신인왕 투표 결과는 더 당황스럽다. 단 3경기 등판한 투수, 안타 2개만 기록한 타자가 득표했다. 투표인단 112명 중 부끄럼없이 무책임하게 표를 던지는 이들이 숨어있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공정성과 책임감을 기대하며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와 각 지역언론사 기자들에게 투표권리를 줬는데 매년 어처구니 없는 표가 나온다. 때로는 수상자까지 당황한 채 단상에 오른다. 2012년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이 그랬다. 수상자조차 웃지만 웃는 게 아닌 얼굴로 시상대에 섰고 이후 그는 “나 또한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문성과 공감대가 상실된 무의미한 투표가 수년째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적극적으로 변화를 타진해야 한다. 일단 투표인단부터 너무 많다. KBO리그보다 3배 가량 규모가 큰 메이저리그(ML)의 경우 정규시즌 MVP와 신인왕, 사이영상 수상자 투표인단은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기자 30명 내외다. 규모는 ML가 월등히 큰데 투표인단은 KBO리그가 80명 가량 많다. KBO리그 골든글러브 투표의 경우 투표인단이 300명을 훌쩍 넘는다. 정규시즌 하루 5경기 기준 매일 현장 취재하는 인원이 60명 내외임을 고려하면 투표인단 선정부터 잘못됐음을 알 수 있다.

 


투표 규모를 줄이기 어렵다면 기명 투표를 권장하는 것도 방법이다. BBWAA는 기명투표를 독려한다. 2021 명예의 전당 투표 용지를 봐도 ‘결과 발표 14일 후 당신의 투표 결과가 공개되는 것을 원합니까?’라는 항목이 있다. SNS 시대가 되면서 기자들이 먼저 자신의 투표 결과를 공개하기 시작했고 BBWAA도 공식적으로 이러한 흐름을 따랐다. 매년 시상을 진행한 후 투표 결과를 상세히 공개한다. 지난달 발표한 2020 신인왕, 사이영상, MVP 투표 결과 또한 BBWAA 홈페이지에 명시돼 있다. BBWAA 홈페이지에서 기자 이름을 검색하면 그가 지금까지 투표권을 어떻게 행사했는지 알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조만간 골든글러브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투표 방식은 그대로이며 올해도 논란을 일으킬 몇 표가 나올 게 분명하다. 이제는 방법이 없다. 제도를 바꿔야 결과도 달라진다. KBO리그 시상식은 초등학교 반장선거 결과를 발표하는 곳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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