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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이 심상치 않다"..18주만에 집값 꺾이자 '대세 하락 신호'?

부동산

by 21세기 나의조국 2020. 10. 1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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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이 심상치 않다"..18주만에 집값 꺾이자 '대세 하락 신호'?

재건축 중심 호가 하락 '뚜렷'
신축 호가는 천차만별..매매조건 까다로워 거래 희박
"가격 추세보다 거래 침체가 문제"

한국경제 | 김하나 | 입력2020.10.16 14:53 | 수정2020.10.1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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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호가가 떨어지고 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사진 연합뉴스)


서울 강남지역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다. 매물이 쌓이는 건 물론 집값이 하락했다는 통계까지 발표됐다. 시장에서는 이를 '조정신호'로 보는 입장과 '단순한 관망세'로 갈리고 있다.

 

1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서울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는 0.01% 하락하면서 18주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지난 6월 2주 이후 4개월여만이다. 서초(0.00%)와 강동구(0.00%), 송파구(0.01%) 또한 보합권에 머물렀다.

 

매물도 부동산 마다 쌓이고 있다. 특히 10월들어 급격히 거래가 위축되면서 매물의 가격조정도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16일 현재 4만1815건으로 열흘 전인 지난 6일(4만322건)보다 3.7% 증가했다.

 

서울 25개구 일제히 매물 늘어

 

서울 내에 25개구 모두에서 매물이 증가했다. 도봉구에서는 1312건에서 1438건으로 9.6% 증가했다. 매물이 3000건 이상 곳에서는 노원구(3194건), 강남구(3682건)에서 각각 4.6%, 4.0%씩 매물이 증가했다. 서초구(3588건)에서는 7일 전보다 3.5% 매물이 늘어났고, 송파구(2617건)도 2.4% 증가세를 보였다.

 

강남지역에서는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호가가 조정되고 있다. 대치동 은마 아파트는 전용 76㎡의 매매가는 지난 8월 22억2000만원까지 치솟았지만, 지난 9월 20억8000만원으로 주춤세를 나타내더니 이후 거래가 끊긴 상태다. 현재 나와 있는 매물들의 호가는 천차만별이지만, 전반적으로 하향 추세다. 최저가 매물은 20억9000만원까지 나와 있고 대부분 21억원대다. 21억5000만원에 나왔던 매물은 최근 21억원과 21억2000만원으로 3000만~5000만원 낮춘 매물들도 등장했다.

 

대치동 A공인중개사는 "시장에서 매매는 관심도가 좀 떨어졌고, 전세를 찾는 고객들이 훨씬 많다"며 "그러다보니 호가도 내려가고 있지만, 거래가 체결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일대의 아파트 모습/사진=연합뉴스


잠실주공 5단지 전용 76㎡의 한 매물은 한 달 가까이 매물이 나가지 않자 호가를 1억원가량 낮췄다. 지난 7월에는 23억원을 찍고 8월에도 22억8300만원에 거래된 주택형이다. 그러나 시장에는 22억초중반대로 호가가 낮춰졌다. 21억원에 계약이 가능하다는 매물도 있다.

 

"강남 재건축 vs 신축, 가격 흐름 다르다"

 

반면 신축 아파트들의 분위기는 다르다. 호가의 범위는 넓은 편이지만, 뚜렷한 하락 조짐을 보이는 곳은 거의 없다. 잠실의 엘스, 리센츠, 트리지움을 비롯해 대치동의 래미안대치팰리스 등에서도 기존 실거래가를 웃도는 매물들이 대부분이다. 잠실동의 B공인중개사는 "실거주가 불편하지 않은 매물로 많이들 찾고 있다"며 "재건축은 아무래도 부담되다보니 세입자 문제가 없는 물건을 찾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2억4000만원에 매매된 잠실엘스(전용 84㎡)의 경우, 주변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나와있는 매물들의 호가는 최고 24억5000만원에 달한다. 호가 범위는 21억~24억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동호수나 층별 차이 외에도 세입자들의 남은 기간이나 조건 등이 제각각이라는 게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더군다나 임대차법으로 매도자와 매수자는 물론 세입자의 조건까지 붙으면서 현실적으로 상호간에 만족시키는 매물을 중개하기 어렵다는 전언이다.

 

호가가 난무하고 있지만, 정작 실거래가 되는 경우는 드문 상태다. 때문에 대세 하락기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입장차이를 좁히기 어렵다보니 거래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재건축 제외하고) 거래가 뜸하다보니 매물이 쌓이는 것이지, 대세 하락이라고 판단하기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자금여력이 있는 3040세대들은 이미 집을 매수해, 매수자 숫자가 줄었다는 의견도 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패닉바잉이 잦아들면서 일반적인 매수흐름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매물이 현재 정도 쌓이는 건 과거 기준으로는 일반적인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전셋값이 집값을 밀어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매매가가 보합권이면서 전셋값이 오르면 갭투자도 가능한 상황이 된다"며 "신축은 갭투자가 유리해지고 그만큼 집값도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10월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48건에 불과하다. 지난 6월 1만5590건에 달했던 매매건수는 7월(1만649건), 8월(4979건), 9월(3215건) 등을 거치면서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달 서울 부동산 거래량이 1000건을 밑돌 것이라는 예측마저 나온다. 최근 월별 거래량이 가장 적었던 기간은 2008년 11월로 거래건수는 1163건이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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