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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적인 지성으로 꼽히는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 중국인 강제동원 피해자와 일본 기업 간 화해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던 우치다 마사토시(內田雅敏) 변호사, 오다가와 고(小田川興) 전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 2007년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 대표를 지낸 미네 요시키(美根慶樹) 전 대사 등 일본 사회지도층 인사 75명이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섰다. 이들은 25일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하고 “한·일 관계는 지금 악순환에 빠져 있다. 이제 악순환을 멈추고 깊은 숨을 들이쉬며 머리를 식히고 냉정한 마음을 얻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번에 한·일 쌍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들은 일본 시민이므로 우선은 우리에게 책임이 있는 일본 정부의 문제를 지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은 적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여기에 찬성하시는 분들은 서명을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서명자 모집 1차 기한을 다음달 15일로 잡으면서 “상황의 추이를 보면서 다음 행동을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작금의 한·일 관계의 악화를 우려하는 뜻 있는 사람들이 집필했다”는 이번 성명은 한국에 대한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를 ‘적대적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수출규제 조치 즉각 철회 요구가 성명의 목적임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반도체 제조가 한국경제에 갖는 중요한 의미를 고려하면, 이번 조치는 한국 경제에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적대적 행위임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애초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이후 한국 정부의 대응에 대한 보복으로 해석됐던 이번 조치를 놓고 자유무역 원칙에 위배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일본 정부가 급작스럽게 ‘안보’를 이유로 들고 나왔다고 이들은 부연했다. 이어 “특별한 역사적 과거를 지닌 일본과 한국은 대립하더라도 특히 신중한 배려가 필요하다”며 “과거 일본이 이 나라(한국)를 침략하고 식민지 지배를 했던 역사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일본의 보복이 한국의 보복을 초래하면 그 연쇄반응의 결과는 수렁에 빠지는 것”이라며 “이런 사태에 빠지는 것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일본의 수출규제가 △자유무역 원칙에 반하고 △일본 경제에도 큰 마이너스가 되며 △내년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앞두고 주최국이 주변국과 마찰을 일으키는 조치라며“양국 관계는 뒤틀릴 뿐이고 일본이 얻을 것은 전혀 없는 결과로 끝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냉정하고 합리적 대화 말고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또 아베 신조 총리가 올 초 시정연설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없었고, 지난달 오사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과 개별회담을 하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외면한 데 이어 이번 조치가 나왔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을 마치 ‘적’으로 취급하는데, 이는 말도 안 되는 잘못”이라며 “한국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기조로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함께 만들어가는 소중한 이웃”이라고 충고했다.
지난 25일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 우치다 마사토시(內田雅敏) 변호사, 오카다 다카시(岡田充) 교도통신 객원논설위원, 다나카 히로시(田中宏) 히토쓰바시(一橋)대학 명예교수 등 75명의 일본의 학자, 변호사, 언론인, 시민단체 활동가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철회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며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성명.
성명은 1998년 방일한 김대중 당시 한국 대통령이 일본 국회 연설을 통해 일본 국민에게“과거를 직시하고 역사를 두려워할 수 있는 용기”를, 한국 국민에게는 “전후 크게 달라진 일본의 모습을 평가하고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고 호소한 것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과거사 문제가 모두 매듭지어졌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청구권 협정을 근거로 이번에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일본 정부는 그동안 일관되게 개인에 의한 보상청구권을 부정하지 않아 왔다”는 것이다.
중국은 중국인 강제연행·강제노동 문제와 관련해 1972년 중·일 공동성명을 통해 전쟁배상 청구권을 포기했지만, 2000년 하나오카(花岡) 사건 화해 및 2016년 미쓰비시(三菱)머티리얼 화해 등이 이뤄졌고 당시 일본 정부는 민간끼리의 일이라면서 일절 개입하지 않았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또 한·일 청구권 협정 체결 후에도 “일본 정부가 반세기 간 사할린 잔류 한국인 귀국 지원, 피폭 한국인 지원 등 식민지배로 인한 개인 피해 배상을 갈음할 조치를 해 왔다”고 덧붙였다. 성명은 “일본에서 BTS의 인기는 압도적이며, (연간) 300만명의 일본인과 700만명의 한국인이 상대국을 방문하고있다”며 “인터넷 우익 등이 아무리 외쳐도 일본과 한국은 중요한 이웃국가로, 서로 떨어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는 한국 국민과 일본 국민의 사이를 갈라놓고 양국 국민을 대립시키려는 것을 그만둬야한다”며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즉시 철회하고 한국 정부와 냉정한 대화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