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허경주 입력 2019.05.07. 04:43
올 들어 아파트 청약 경쟁률과 청약 가점이 동반 하락하는 등 분양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건설사들이 잇따라 분양 문턱을 낮추고 있다.
청약 호황기에 20%까지 올랐던 계약금 비율을 낮추고 중도금 무이자 혜택까지 내걸며 수요자 모시기에 안간힘을 쓰는 분위기다.
한화건설이 경기 용인시 동천동에 선보인 '수지 동천 꿈에 그린'의 경우 계약금 10%에, 중도금 60% 무이자 대출 조건으로 분양했다.
올 들어 아파트 청약 경쟁률과 청약 가점이 동반 하락하는 등 분양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건설사들이 잇따라 분양 문턱을 낮추고 있다. 청약 호황기에 20%까지 올랐던 계약금 비율을 낮추고 중도금 무이자 혜택까지 내걸며 수요자 모시기에 안간힘을 쓰는 분위기다.
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 등 일부 인기 지역을 제외한 분양 사업장들은 ‘계약금 10~15%’ 조건을 내걸고 금융혜택도 제공하는 등 예전에 볼 수 없던 파격적인 조건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평균 경쟁률 63대 1로 1순위 마감된 ‘감일 에코앤 e편한세상’의 계약금 비율은 15%로, 지난해 5월 같은 감일지구에서 분양했던 ‘하남 포웰시티’ 계약금(20%)보다 5%포인트 내렸다. 지난달 분양한 서울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 역시 계약금이 10%였고, 대우건설이 이달 분양하는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도 전용면적 59㎡와 84㎡의 계약금 비율을 10%로 낮출 예정이다.
현행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계약금은 20%, 중도금은 60% 이내 범위에서 정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그간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는 전체 대금 중 계약금을 10%, 중도금을 60%, 잔금을 30%씩 치르는 ‘10-60-30’ 납부 방식이 일종의 공식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해 청약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상당수 단지가 계약금 비중을 20%로 올린 바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계약금 비중이 높을수록 건설 초기 자금 확보가 수월해지고, 현금 여력이 큰 수요자를 확보할수록 청약포기 위험도 줄어든다. 그러나 최근 분양시장 분위기가 얼어붙으면서 다시 이전 방식으로 되돌아가는 셈이다.
당근은 적은 계약금뿐이 아니다. 중도금 무이자 대출 같은 금융지원이나, 무상 발코니 확장 혜택까지 내 거는 단지도 늘고 있다. 지난달 대림산업이 경기 고양시에 공급한 ‘e편한세상 일산 어반스카이’는 발코니 무상 확장을 서비스로 내걸어 평균 2.8대 1로 순위 내 청약을 마쳤다.
한화건설이 경기 용인시 동천동에 선보인 ‘수지 동천 꿈에 그린’의 경우 계약금 10%에, 중도금 60% 무이자 대출 조건으로 분양했다. 중도금 무이자 대출은 건설사가 이자를 대납할 만큼 자금조달 능력이 더 필요해 부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사가 이런 혜택을 다투어 제시하는 건 지난해 청약제도 변화와 대출 규제 강화로 청약 열기가 싸늘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결제원 등에 따르면, 올해 청약시장에선 양대 지표인 경쟁률과 가점이 모두 하락했다. 1분기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13.8대 1)은 지난해 4분기(16대 1)보다 떨어졌고, 특히 서울(8.6대 1)은 전 분기(37.5대 1)의 4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다. 서울 청약 가점도 1순위 마감 단지 기준 작년 4분기 57점에서 올해 1분기 44점으로 낮아졌고 최근에는 10점대 청약 당첨자까지 나오고 있다.
지방에서 서울로 확산되는 미분양 공포 역시 분양 문턱을 낮추는 요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2,147가구로 전달보다 4% 넘게 늘었다. 특히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7,727가구에서 1만529가구로 한 달 만에 36.3% 늘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미분양이 증가하는 경기 지역이나 지방 등에서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나 발코니 등 무상 확장 움직임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선 이런 혜택 외에도 주변 시세나 단지 입지, 미래 가치에 대한 꼼꼼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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