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표준지 공시지가]전문가들, 노른자상권 외엔 보유세 증가분 세입자에 전가 어려워
"공실률을 걱정해도 시원찮을 판인데, 세입자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 있을까요." 2019년도 표준지 공시지가가 전국 평균 9.42% 급등했으나 전문가들은 '젠트리피케이션'(둥지내몰림)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고 있다. 이태원, 경리단길 등 소위 핫했던 주요 상가의 공실률이 높아져 오히려 세입자가 귀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가 투자자들로선 보유세 부담은 높아지고 월세는 높이지 못하니 상가투자의 '빙하기'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2일 국토교통부가 공시한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는 서울 강남구와 중구, 영등포구 등 핵심상권의 상승률이 두드려졌다. 국내 지가 1위인 충무로1가 24-2번지 네이처리퍼블릭(월드점) 부지는 ㎡당 1억83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00% 뛰었다. 이 외에도 전국 지가 상위 10위 내 필지의 평균 공시지가 상승률은 88.5%에 달한다. 국토교통부는 이와 관련 젠트리피케이션 우려는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세부담으로 임대료 전가가 우려되는 상가‧사무실 부속 토지 등 별도합산 토지는 1인 기준 보유 토지의 공시지가 합계가 80억원을 초과할 경우(나대지‧잡종지 등 종합 합산토지는 5억 초과)에만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하게 돼 대상자가 많지 않다. 영세 상인이 많은 전통시장 내 표준지 등은 공시가격 인상폭이 미미했다. 임차인에 대한 보호장치도 전보다 강화됐다. 지난해 10월 '상가임대차법'이 개정돼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됐고 매년 임대료 인상률 상한도 5%로 제한됐다. 상가임대차법 적용범위를 결정하는 환산보증금(보증금+월세*100)도 지난 1월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서울은 기존 6억1000만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애 따라 전체 상가 임차인의 95%까지 보호 대상에 들어오게 된다. 전문가들도 젠트리피케이션보다는 상가시장의 침체에 더 우려를 표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빠숑)은 "현재 상가시장은 젠트리피케이션보다 공실 증가가 더 문제"라며 "스타벅스조차 매출이 줄어 건물주가 리스크를 분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소장은 이어, "세부담이 늘어나는데 임대료는 못 올리니 상가 투자자들에겐 최악의 시기"라며 "건물주와 임차인이 함께 장사가 되도록 힘을 합치고, 정부도 소상공인이 살아남도록 정책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내수경기 침체로 공실이 늘어 세입자에 대한 조세전가는 일부 핫플레이스지역을 빼곤 쉽지 않다고 봤다. 근생건물이나 오피스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은 보유세를 감안한 실질 수익률이 하락하고 경기침체까지 겹쳐 전반적으로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전문위원은 "유동인구가 많고 공실이 낮으며 임대료 수준이 높은 초역세권, 먹자골목 일대와 비활성화 지역 간 차별화가 극심해질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과거와 달리 자본이득보다 안정적인 월세수익을 선호하는 현상이 더 두드러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