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본관에서 2019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9.01.08. pak7130@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년 연설을 통해 경제의 극심한 양극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재차 분명히 밝혔다. 국내 경제 상황을 놓고 '1대99의 경제', '승자독식 경제'라는 강한 톤의 비유도 망설이지 않았다. 경제정책 실정론에 대해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공정경제'에 대한 지향점도 재차 강조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제상황을 진단하며 "장기간에 걸쳐 GDP(국내총생산) 대비 기업소득의 비중은 경제성장률보다 계속해서 높아졌지만 가계소득 비중은 계속해서 낮아졌다"며 "이미 오래전에 낙수효과는 끝났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의 증가가 고용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은지도 오래됐다"며 "어느덧 우리는 부의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이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나라가 됐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놀라운 국가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삶이 고단한 국민들이 여전히 많은 것은 우리가 함께 이룬 경제성장의 혜택이 소수의 상위계층과 대기업에 집중됐고 국민에게 고루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내수경기 부진과 고용 부진 등을 놓고 문재인정부 경제 실정론이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직접 이를 경제구조적 불평등에서 야기된 것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대안 마련 의지를 밝힌 셈이다.
대안으로는 포용적 성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1대 99 사회 또는 승자독식 경제라고 불리는 경제적 불평등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라 전 세계가 직면한 공통의 과제"라며 "그리고 세계는 드디어 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성장의 지속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됐다. 주요 국가들은 ‘포용적 성장’을 그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향점은 이른바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사회'다. 문 대통령은 "공정하게 경쟁하는 공정경제를 기반으로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을 통해 성장을 지속시키면서 함께 잘 사는 경제를 만들자"며 "미래의 희망을 만들면서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 저하도 인정했다. 문 대통령은 "고용지표가 양적인 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자영업자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커지고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도 낮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이런 경제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야말로 사람중심 경제의 필요성을 더욱 강하게 말해주고 있다. 경제정책의 변화는 분명 두려운 일이지만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