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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스토리] 집 사느라 대출 받았는데..금리는 오르고 집값은 내려가고

부동산

by 21세기 나의조국 2018. 12. 1.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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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스토리] 집 사느라 대출 받았는데..금리는 오르고 집값은 내려가고

입력 2018.12.01. 08:00        




한은 기준금리 1년 만에 인상, 최저임금도 오르는데..자영업자 '이중고'
부진한 경기에 높아지는 금리까지..빚내서 연명하는 좀비기업 '치명타'
"서민 대상 생계형 대출은 규제 완화해야"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송파구에 사는 이수연(34) 씨는 지난 8월 아파트를 구매했다. 주변에서 너도나도 구매 대열에 동참하는 것을 보자 불안했다. 아파트 가격은 한여름 내내 치솟았다. 그는 집도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 채 거액의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샀다. 그러나 한 달 후 나온 정부의 9·13 대책은 그의 마음에 불안감의 불씨를 지폈다. 대책 발표 후 서울 집값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씨는 "고점에 산 게 아닌가 우려된다"며 "금리도 오를 텐데 모든 게 걱정된다"라고 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1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대출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일부 취약계층, 중소기업, 자영업자 등의 경우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서다. 특히 경기 전망이 어두운 데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자영업자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 대출만 600조원…직격탄 맞은 자영업자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590조7천억원에 달한다. 작년 말보다 41조5천억원 늘었다. 올해 10월까지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액이 22조3천억원인 점에 견줘 자영업자 대출은 현재 600조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영업자 1인당 평균 대출 규모는 2014년 말 3억원에서 올해 2분기 말 3억5천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상호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의 대출 증가율이 가파르다. 은행권의 6월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은 1년 전보다 12.9% 증가했고, 비은행은 22.2% 늘어났다. 대표적인 자영업종인 숙박·음식점업의 비은행 대출은 21.2% 증가했다.


자영업자 대출의 건전성도 점차 악화하는 추세다.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LTI)은 2017년 말 189%를 기록했다. 이는 정규직 128%, 임시일용직 124%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면 자영업자들의 이자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실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가구의 연평균 이자 부담은 402만5천원에서 496만6천원으로 94만1천원 늘어난다. 이 가운데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연평균 519만5천원에서 641만7천원으로 122만2천원 증가한다.



◇ 빚내서 이자도 못 내는 한계기업 '충격파'


자영업자뿐 아니다. 빚내서 이자도 내지 못하는, 이른바 한계기업(좀비기업)도 금리 상승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의 '2017년 기업경영분석' 자료를 보면, 이자보상비율이 100%가 되지 않는 한계기업은 전체의 20.3%에 달했다. 여기에는 이자보상비율이 0%가 되지 않아 적자를 보는 곳도 17.5%나 포함됐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비율로, 영업활동으로 얻은 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6월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금리 인상에 취약한 한계기업의 면모를 볼 수 있다.


'제조업 가동률 장기 하락의 원인' 보고서를 보면 국내 제조업 중 한계기업 비중은 2011년 7.1%에서 2015년 9.3%로 상승했다.


보고서는 한계기업의 '생존' 원인 중 하나로 저금리를 지목했다. 낮은 금리 덕분에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이들의 생산 능력이 유지됐다는 것이다.


금리가 오르면 구조조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줄도산 사태로 번져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최근 경기 침체로 중소 제조업 부진이 심화하고 있어 금리 인상 충격은 더 클 수 있다.



집값은 하락 기조인데…빚더미 앉은 주택 담보대출자들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차주들도 금리 인상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말 가계신용은 1천514조4천억원에 달한다. 은행, 보험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각종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이 1천500조원을 넘었다는 뜻이다.


이런 가계 빚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주택담보대출이다. 은행권에서만 대출 총액 695조9천억원 중 483조5천억원(69.5%)이 주택담보대출이다.


한은의 정책금리 인상으로 시중금리가 오르면 대출 가구들이 내야 하는 이자는 늘어난다. 그러나 집값은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은 주택시장의 대표적인 하방 요인이기 때문이다. 자산가치는 줄어드는 데 이자 부담만 늘어나는 셈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의 '균형거시모형을 이용한 한국의 주택가격 및 임차료 변동 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금리는 주택 공급, 소득, 세금, 대출 한도 등 여러 요인 중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 2001∼2016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63%에서 2.18%로 내려갈 때 집값은 30.5% 상승했다.


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부터 아파트 매매는 뚝 끊긴 상황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1월 아파트 매매는 28일 기준 3천342건으로 작년 동기(6천404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전세 거래는 1만4천522건으로, 작년 동기 거래수준(1만3천325건)을 웃돌았다.



◇ 금리 지속 인상 시 성장률 전망도 불투명


한국은행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요구자료에서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장 금리가 상승하며 가계 대출·기업 자금 조달 금리가 오르고 이에 따라 소비, 투자가 감소하는 등 실물경제가 영향을 받는다. 소비, 투자 등 내수 위축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0.12%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연구기관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대 중반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산업연구원은 각각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을 2.6%로 예상했다.


연세대 경제학과 김정식 교수는 "미국이 내년 금리를 지속해서 인상하고, 우리도 이를 따라 금리를 인상한다면 국내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데 금리까지 높아져 성장률이 2%대 초반까지 미끄러질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금리 인상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생계형 대출이 너무 막히지 않도록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중금리 등 서민 대출 상품을 다채롭게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 "거시적으로는 교통, 건설, 교육 등에 대한 재정확대와 설비투자 강화를 위해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인포그래픽 = 이한나 장미화 인턴기자)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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