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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일대일로 숨은 발톱에 참여국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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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8. 11. 1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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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일대일로 숨은 발톱에 참여국 비명

프놈펜 안길현 입력 2018.11.13. 13:42 수정 2018.11.13. 15:20    

    


캄보디아 시하누크빌에 中 카지노 우후죽순
印尼 오랑우탄 서식지 파괴한 中 수력발전
파키스탄 63억달러 등 8개국 부채 수렁에


시하누크빌시에 있는 중국계 카지노 가운데 하나

[아시아경제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자카르타 최수진 객원기자,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시에서 남쪽으로 230㎞가량 떨어져 있는 시하누크빌. 캄보디아 최대 수출항이자 관광 도시인 이 곳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중국계 카지노때문에 제2의 마카오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시하누크빌에서 운영중인 카지노는 약 40여개로 허가를 받고 앞으로 들어설 것까지 합하면 80여개에 달한다.


중국계 카지노가 시하누크빌에 몰린 까닭은 캄보디아 내에서도 카지노 설립이 비교적 자유롭고, 다른 나라에 비해 카지노 세율이 크게 낮기 때문이다. 마카오의 경우 총 도박 매출의 35%, 호주 10~45%, 싱가포르는 5~15%를 세금으로 세금으로 납부해야한다. 그러나 캄보디아는 1%가 채 되지 않는다. 중국계 카지노와 호텔이 몰리면서 최근 몇 년간 시하누크빌의 땅값과 임대료가 최대 10배까지 급등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그 결과 권력층이 토지소유권이 명확하지 않은 토지를 서민들로부터 뺏는 일까지 일어나고 있다.


◆지역 경제에 도움 안되는 중국계 카지노


=시하누크빌에 카지노가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지만 캄보디아 지역 경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시하누크빌 인구는 15만명에 불과하지만 4만명에 달하는 중국인이 자국민 업소만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 결국 이들이 쓴 돈은 세금 1%만 내고 중국으로 고스란히 흘러들어간다.


오히려 각종 난개발로 현지 장사꾼들은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고 있다. 서양인들이나 기타 국적의 관광객들은 공사판이나 차이나타운으로 변해버린 모습에 실망하거나 중국인 조직폭력배에 위협을 느껴 발길을 돌리고 있다. 시하누크빌시뿐 아니라 주요 도시에서 중국인이 연루된 각종 범죄와 보이스피싱ㆍ온라인 도박카지노 등 사이버 범죄가 최근 수년간 기승을 부리면서 캄보디아에서 반중 정서가 팽배해지고 있다.


 지난 8월에는 회원만도 250만명에 달하는 초대형 포르노 사이트를 운영한 중국인 일당이 검거돼 추방되기도 했다. 2011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사이버 범죄에 연루된 약 1150명의 중국인이 추방됐다.


지난달 중국인 보이스피싱 일당 남녀 91명이 프놈펜국제공항에서 추방되기 전 중국에서 온 공안과 특경에게 몸수색을 받고 있다.


캄보디아 당국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유럽을 순방하던 훈센 총리는 스위스에서 캄보디아 교민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국내 일각에서 중국인들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인들은 우리가 기술 인력을 댈 수 없는 건설 프로젝트 때문에 왔다"면서 "일을 마치면 그들은 머물지 않고 되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중국인의 대거 유입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는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캄보디아 내 반중 정서에 경고등이 켜졌음을 방증하고 있는 대목이다.


◆中, 캄보디아 원조 43% 차지


=중국은 2010년 일본을 제치고 캄보디아의 최대 원조국으로 부상했다. 2011년 전체 외채에서 중국의 비중은 약 25%였지만 일대일로가 본격화된 2016년에는 약 43%로 급증했다. 2017년과 2018년까지 포함하면 60%에 이를 전망이다.


중국은 또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한국을 제치고 캄보디아 최대 투자국으로 올라섰다. 작년 국가별 투자에서 중국은 2위인 싱가포르보다 무려 5.6배가 많은 14억3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원조와 투자는 물론 정치ㆍ국방ㆍ문화 등 전방위적으로 중국에 밀착하면서 캄보디아가 중국의 준식민지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주요 외신이 잇달아 보도하고 있다.


캄보디아 내부에서는 중국의 공적개발원조(ODA)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는지 아니면 외채 부담만 가중시켰는지를 놓고 수년 전부터 논란이 되어왔다. 원조의 조건으로 '굿 거버넌스(good governance)'를 내거는 서방국가들과 달리 중국은 ODA에 조건을 달지 않는다. 중국의 원조가 캄보디아의 민주주의 확산이나 인권 증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상원조 비중이 높은 서방국과 다르게 중국의 경우 약 90%가 유상원조(채무)인 탓에 캄보디아 외채가 빠르게 늘어나는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됐다. 게다가 자국 기업에만 입찰 기회를 주는 '구속성 원조(tied aid)'다 보니 설비ㆍ서비스의 현지 조달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낮은 공사 품질 때문에 인프라 수명이 짧고 보수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비난도 있다.


◆수력발전 건립에 희귀 오랑우탄 멸종위기


=또 하나의 중국 투자의 실패작이 인도네시아에서 예고되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출범한 2014년부터 인도네시아 북 수마트라 열대우림 지역에 16억달러 규모의 수력발전소를 건설 중이다. 문제는 이 건설 공사가 인도네시아의 세계 멸종 위기 희귀 유인원인 타파눌리 오랑우탄(Pongo Tapanuliensis)의 집중 서식지 바탕 토르(Batang Toru) 보호 구역을 두 동강 내고 있다는 것이다.


타파눌리 오랑우탄은 2017년 스위스 취리히 대학 연구팀에 의해 발견된 제3의 오랑우탄으로서 기존의 수마트라 오랑우탄과는 유전적으로 다른 새로운 종으로 학계에 커다란 이슈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취리히 대학 조사팀에 의하면 타파눌리 오랑우탄은 약 350만년 전부터 생존한 지구상의 가장 오래된 오랑우탄이다. 타파눌리 오랑우탄은 오직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북쪽 고지대 밀림 바탕토루에서만 서식하며 약 1000㎢에 걸쳐 약 800마리만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바탕토르의 수력발전소 노스 수마트라 하이드로 에너지(NSHE)사의 지분 대부분은 중국계인 제후홀딩(ZheFu Holding)사가 보유하고 있다. 에릭 메이자드 퀸스랜드 대학 환경결정센터 교수는 바탕토루 지역을 두 개로 양분하는 발전소 건설 사업이 개체 유동성을 막고 있기 때문에 심각한 멸종 위기를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세계 멸종 위기 희귀 유인원인 타파눌리 오랑우탄의 유일한 서식지인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바탕토르 지역에 중국 자본에 의해 대규모 수력발전소가 지어지고 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중국과의 경제적 밀착은 인도네시아 내부에서도 반감의 대상이다. 인도네시아와 중국은 지난 4월 230억3000만달러 규모의 5개 사업 프로젝트에 서명했다. 여기에는 수력전기 발전소 개발과 디메틸에티르 전환시설, 그리고 고속전철 및 경전철 등의 인프라 사업들이 포함된다. 조코 위도도 행정부는 해외투자의 활성화를 위해서 다양한 세금 인센티브, 규제 완화를 발표했다. 가속화되는 중국 투자에 대해 인도네시아인들의 거부감은 인도네시아를 주도하고 있는 중국 중심의 비즈니스 엘리트들에 대한 민족적 반감으로 종종 해석된다. 일부 인도네시아인들은 '공산주의의 위협'이라고 느끼기도 한다.


◆부채 수렁에 빠트리는 中 일대일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에 따르면 중국 은행들은 현재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2700건이 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위해 2000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지부티, 키르기스스탄, 라오스, 몰디브, 몽골, 몬테네그로, 파키스탄, 타지키스탄 등 8개 일대일로 참여국은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매우 심한 부채의 수렁에 빠져있다. 8개국 가운데 중국에 진 빚이 63억달러로 가장 많은 파키스탄의 경우 외환보유액이 연초 이후 42%나 급감한 80억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다.


중국이 더 이상 일대일로 참여국을 부채의 수렁에 빠뜨려서는 안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해외민간투자공사의 레이 위시번 대표는 일대일로가 다른 나라 자산을 빼앗기 위한 수단이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스탠더드차타드의 켈빈 라우 킨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일대일로 참여국에 차관을 제공해주더라도 프로젝트가 상업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효과가 없다"며 "일대일로가 지속 가능하려면 참여국들에 대한 개선된 부채 관리와 프로젝트 투명성 확보가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khahn@asiae.co.kr
자카르타 최수진 객원기자 nyonyachoi@asiae.co.kr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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