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정부, 차우크퓨항 건설 사업 재검토 들어가
막대한 비용 수반…채무불이행 사태 발생 가능성
말레이시아·스리랑카·네팔서도 일대일로 차질
표면 이유는 '비용'…속으론 "중국에 넘어갈라"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 미얀마가 중국의 지원을 받고 있는 90억달러(약 9조6000억원) 규모의 심해 항구 건설 사업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막대한 비용이 수반됨에 따라 향후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할 경우 중국에 통제권이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최근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네팔 등 동남아 국가들은 이와 비슷한 이유로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 협력을 폐기하거나 재검토에 들어간 바 있어 주목된다.
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웅산 수치 미얀마 행정부에 정통한 복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정부 관리들이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 있는 차우퓨크 항구 건설 비용을 축소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차우크퓨항은 말라카해협을 거치지 않고 인도양과 중국 본토를 연결할 수 있는 거점으로 중국 일대일로 사업중 하나다. 중국은 차우크퓨 항에서 중국 원난성 쿤밍까지 771㎞를 연결하는 가스 및 송유관을 건설하기도 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차우크퓨항의 건설 비용은 약 75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주변 경제단지와 연결하는 비용도 20억 달러가 추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프로젝트는 중국의 거대 기업인 시틱그룹 컨소시엄에 의해 진행될 예정이다. 이 사업에는 중국이 70%, 미안먀가 30%의 비용을 부담한다.
미얀마 정부의 경제정책을 자문하고 있는 신 터널 호주 매콰리대 경제학과 교수는 "차우퓨 심해항 건설 프로젝트는 미얀마가 사회간접자본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이 프로젝트는 얼핏 봐도 금융비용이 과도하고 결국 금융비용 때문에 미얀마 정부에 엄청난 위험부담을 안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얀마 정부 관리들은 중국으로부터 빌린 건설비용을 갚지 못할 경우 항만에 대한 통제권이 중국으로 넘어가게 되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 프로젝트가 잘 추진되지 않으면 미얀마 정부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지고 결국 중국이 항만을 소유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이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벌이는 일대일로 사업은 곳곳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 일대일로 사업에 대한 경계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리랑카는 중국과 4년간 벌여온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10년 후 협정 재심의 조항에 중국이 동의하지 않음에 따라 결렬 위기를 맞고 있다. 스리랑카는 중국의 '진주 목걸이' 해상 실크로드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남부 함반토타 항만의 지분 85%와 99년 운영권을 중국에 넘긴 곳이다. 최근 함반토타항 이용률이 크게 떨어지며 투자대출금 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 구상에 따라 스리랑카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항만, 도로, 발전소 건설에 나서고 있으나 최근 중국의 투자가 스리랑카의 부채를 늘리고 안보 주권도 침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중이다.
말레이시아도 지난달 취임한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의 주도로 중국이 그간 말레이시아에서 공들여오던 동부해안철도(ECRL)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한 상태다. 말레이∼싱가포르 고속철(HSR) 사업의 취소 결정과 함께 이뤄진 이 결정은 표면적으로 국가부채 확대에 대한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의도지만 중국 일대일로 사업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담겨 있다.
네팔 정부는 최근 중국 싼샤(三峽)그룹에 건설을 맡겼던 수력발전소 사업을 회수해 자국이 직접 건설하기로 했다. 유바라지 카티와다 네팔 재무장관은 "우리는 네팔 국내 자원을 동원해 서부 세티 수력발전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연도별 예산계획을 함께 밝혔다. 이로써 싼샤그룹이 16억 달러를 들여 2022년까지 세티강 상류에 건설하려던 750MW 규모의 수력발전 계획은 취소됐다.
네팔은 앞서 중국 기업이 25억 달러를 투입해 부디 간다키에 지으려던 1천200MW 규모의 수력발전소 계획도 지난해 11월 취소시킨 바 있다. 바르사 만 푼 네팔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달 8일 부디 간다키 프로젝트에 대한 재입찰 계획을 밝혔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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